(↑ 소인국 테마파크의 에펠탑.)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 그리고 실망한 W-1의 알카라인 소화력(?).
소인국 테마파크에 있을 때 바람이 너무 매서워서 사진 찍는데 굉장히 애를 먹었더랬다.
손이 마구 얼어붙어서 쉽지 않았다.
덕분에 제대로 된 사진은 당췌 하나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위 에펠탑 사진이 구도상으로 조금 마음에 들 뿐이다.
(그나마도 우중충한 날씨로.. No Auto Level.)
다들 춥다면서 볼 거 없다고 후딱 후딱 가는데, 나 혼자 모형 하나하나 앞에서 사진 찍고 감상하고..
또 무언가에 빠져있으니 몸이 극도로 안좋아지는 것을 모르고 있었더랬다.
게다가 디카는 배터리로 계속 말썽이었다.
집에서 나올 때는 건전지 충전기를 가져가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건전지를 사서 끼우는 형식으로 디카의 배터리를 채우려고 하였다.
처음 몇 일까지는 괜찮았다.
그리고 알카라인 건전지를 사서 W-1에게 먹였는데..
이 녀석,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뻗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
나는 그 때 '아, 벡셀은 국산이라서 별로인가.. 에너자이져가 나은 거구나..'싶었더랬다.
하지만 후에 구입한 에너자이져는 내 W-1의 배를 전혀 채우지 못했다.
황당 그 자체였고, 후에 디카의 배터리를 계속 체크하느라 사진 찍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하루에 건전지를 사는 데에만 보통 4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더랬고,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그렇게 아까워했다.
후에 계산해보니 건전지를 구입하는 데에만 약 3만원 가량을 지출한 듯 싶었다.
다음에 혹시 이런 일이 생기거든 충전기를 꼭 가져가리라 다집했다. :(
소인국 테마파크를 나와서..
테마파크를 나와 반대 방향 정류장을 찾아보니 보이지 않아 좀 걸어가서 찾은 후 기다렸다.
도시에서 보던 일반적인 버스 정류장이 아니고, 무언가 엉성한 정류장 표지판만이 있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정방향의 버스는 두번이나 지나갔는데, 제주시로 가는 버스는 보이지 않아 앞에 있는 보건소에 들어가 할머니분들께 여쭈어보니, 너무나도 친절하게 계속 반복해서 알려주신다. (;;)
감사히 듣고 초콜렛 먹으며, 기다리니 버스가 왔더랬다.
어설픈 버스 정류장 표지판.
반대편에 보이는 정방향 버스 정류장과 그럴싸하게 생긴 보건소.
볼록렌즈 앞에서 찰칵.
보기만 해도 정 떨어지는 알카라인 건전지들.
(아까워서 끝까지 사용하려고 버티고 또 버티었더랬다. ;;)
디카, W-1을 떨어뜨리다.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다.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해 묶어둔 자전거를 풀어 몸을 싣고 여객 터미널로 향했다.
배는 알았다시피 7시 배.
도착한 시간은 5시.
계획대로는 인천에 빨리 가고픈 마음에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하루 안에 대구, 울산을 찍고 인천에 밤차를 타고 올라가려고 했더랬다.
(물론, 계획상으론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서.)
그러려면 그 전까지 촬영을 위해 W-1의 메모리에 공간이 넉넉해야 했는데, 소인국 테마파크에서 100여장 이상을 찍다보니, 모자르게 되어 난감한 상황에 빠져있었다.
터미널의 PC를 찾았으나 USB를 꽂을 수 없는 이상한 PC 였고, 시간도 남겠다 싶어 근처의 PC방에 가려고 했다.
상담원에게 가까운 PC방의 위치를 물었더니 자전거로 10분 거리란다.
바로 달려가려는데, 시간이 어느새 6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달렸는데, 아래 승선권을 찍고, 주머니 지퍼를 닫는 것을 깜빡하고 달려버렸다.
인도로 질주를 하는데, 덜커덕..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디카가..
W-1이 배터리 입을 벌리고 떨어져 있었더랬다.
그 땐 사실 W-1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메모리 스틱이 중요했다.
디카야 다시 사면 되지만, 추억거리는 다시 살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메모리 어디갔나 메모리..
차도로 떨어진 메모리 스틱을 W-1에 꽂고 작동시키자 다행히 사진들은 멀쩡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 때서야 W-1 상태를 보니, 배터리 뚜껑이 걸쇠가 부러져 고정되지 않았다.
W-1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안그래도 이전까지 임시로 산 디카라면서 조금 막 다루던 녀석인데, 막상 이 꼴이 되고 보니 많이 미안했다.
지금까지 난 생채기만 해도 셀 수 없는데, 배터리 부위까지 이런 꼴이 나다니..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테이프를 사려고 했것만 당황한 나머지 양면 테이프를 사버리는 실수를 했다.
다시 편의점에 들어가 단면 테이프를 구입해 임시 대처를 해두었다.
여행 전에 봤던 어느 블로거분의 여행기에도 디카의 배터리부가 부숴지는 여행기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어찌나 똑같은 상황인지 당황스러웠다.
그와 동시에 가려던 PC방은 결국 가지 못했다.
10분 거리라던 PC방은 오르막이 너무 심해 자전거를 끌고 가기 벅찬 거리였고, 시간도 모잘랐다.
그냥 김밤 두줄 사고 다시 터미널로 향했다.
대체 뭐한 것인지 망연자실하며, 배에 올랐던 것 같다.
제주도 - 부산행 설봉호.
가격은 3등실, 36000원.
목포 - 제주도 때와는 달리 자전거 가격은 따로 포함되지 않았다.
부산행 배에 오르다.
36000원의 승선권을 구입해 배에 올랐다.
이번엔 익숙하게 자전거를 번쩍 들어 배에 오르..
..려다가 그냥 계단으로 끌고 가니 그래도 되길래 그렇게 했다. (-_ㅡ;;)
부산 가는 배에 몸을 담고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레이져로 전화를 걸었다.
어무니, 친구 몇.
부산이랑 인연이 깊은 녀석에게 나는 네 녀석 학교 가보겠노라고 하고, 그 녀석은 나에게 부산 사람들은 차를 험학하게 모니 조심하라고 몇 번을 당부했다.
이 녀석에게 얼마 전 전화했을 때 목소리가 어두워서 인천에 빨리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더랬는데, 문제가 잘 해결되어 부산에 가는 마음은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었다.
부산행 배는 제법 사이즈가 굉장한 배였다.
갑판 위로는 올라갈 수 없는 구조였고, 배는 아마 3층으로 구성되어 있던 것 같다.
물론 그보다는 컸지만, 그냥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층수는 3층이었다.
내부에는 바, 나이트 클럽(;;), 레스토랑, 그냥 식당, 매점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3등실은 제주도를 올 때의 배와는 약간 달리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목포 - 제주도의 배에서는 방이 아닌 넓은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화장실도 제법 넓었고, 오락기도 있고 자판기도 많고 매점에선 휴대폰 충전도 되고..
하여간 제법 그럴싸했다.
사실 배에 오르기 전에 인천행 배가 보였더랬다.
느낌이 참 묘했더랬고,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거의 같은 금액에 같은 시간으로 인천을 가느냐, 부산을 가느냐 많이 흔들렸다.
(게다가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도 같았다.)
뭐, 흔들렸다면서 이미 내 손에는 부산행 승선권이 들려 있었지만, 배 위에서 저 멀리에 반대로 가는 인천행 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앞에서도 계속 그러했지만, 목표 있는 여행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이런 것 같다.
고향으로 가는 대중교통을 보고 흔들리는 점이랄까?
그리고 부산으로 가면서 배의 구석구석을 구경했는데..
왠지는 모르겠지만, 타이타닉이 너무도 생각났다. (;;)
아무래도 어두 컴컴한 바다 위를 홀로 가고 있는 배를 보니 그러했던 듯..
중간에 나와서 컴컴한 바다 위를 보면 아주 멀리에 있는 등대나 작은 고기 잡이 배들뿐이 보이지 않는다.
느낌이 참 많이 묘했더랬다.
제주도 - 부산행 배에서 묶어둔 몹쓸 내 자전거.
어두워서 외부는 못 찍고, 그렇다고 사람들 있는 내부는 찍을 수 없으니..
겨우 이 사진 하나..(;;)
제주 여객 터미널.
굿바이 제주.
...??
위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원본 사진을 확대하면 인천행 배가 자그마하게 보인다. :)
눈 크게 뜨면 위 사진에서도 보일지도..
(사진 가운데 쯤에 인천행 배가 있다. ;;)
드디어 제주도를 떠나다.
지금 보니, 정확하게 7일인 일주일을 제주도에서 머물렀다.
제주도에 대한 생각은 앞포스팅에 해두었으니 그만 해두고..
계획은 거대했지만, 결과는 어째 무언가 이상했던 제주도 여행이었다.
하지만, 얻은 것은 많았다.
여행에 관한 다른 목표나 그런 것들을 제외하고선 하더라도 제주도의 지리에 대해서나 제주도의 특징 따위를 알 수 있었다.
제주도 여행기 처음 부분에도 끄적거려 두었지만, 제주도에 처음 발을 들여두었을 때에도 둘러봤던 곳이거늘 버스 타고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녀 심지어 천지연 폭포가 어디에 있는지, 성산 일출봉은 지도에서 찍을 수 있는지..등에 대한 답을 전혀 내릴 수 없었다.
이로써 여행이란 어느 것이든 내 손으로, 내 힘으로, 내 의지로 직접 설계, 계획하여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일전에 가족들과 다녀온 중국 여행도 그러했다.
베이징 위주로 다녔던 그 중국 여행에서 나는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제외하곤 그 외의 것들은 어디에 있는지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당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얼마 전에 나래와 중국 여행 사진을 보면서 나는 이상하게 그 때 가이드가 했던 말이나 사진 찍을 당시의 상황. 비록, 저것의 정확한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하나의 필름처럼 기억하고 있었더랬다.
너무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어 나래가 당황하기까지 했더랬다.
(어느 손으로 사진을 찍었는지까지 알고 있었다랄까.. (;;) )
만약 내 스스로 했던 여행이라면 더욱 값진 여행이 되진 않았을까.
더 많은 사진들을 찍을 수 있진 않았을까. (물론 당시 아버지의 디카는 100만화소의 부족한 카메라였지만..)
..라는 등등의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여행들까지.
또한 의지적으로 여행을 한 덕분에 초콜렛 박물관이나 평화 박물관 등 관광 코스 외의 것들도 체험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외 장점들도 많았던 것 같다.
비단 자전거 여행이 아니라손 치더라도 그리고 후에 누구랑 여행을 하더라도 최대한 누구에 의지하지 않은 즉, 관광 코스를 따라 여행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여행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면 그 속에서 또한 내 목표를 세우고 나만의 의지를 따라 여행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여행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인생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아, 다른 길로 빠지지 말고..(;;)
또 다른 점을 뽑아본다면, 방림원이나 오설록 박물관, 프시케월드, 김녕미로공원 등과 같은 테마파크들과 마라도가 아닌 우도에 둘러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어 제주도에 가게 된다면 필히 둘러보고 싶다.
후에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
아니, 내가 만들어야 할까?
어쨌든, 제주도를 떠났다.
여행기를 쓰다보니, 왠지 배를 타고 제주도를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요로코롬 제주도 여행기를 마치고 부산, 대구, 울산 그리고 다시 대구를 찍은 황당하고 이상한 자전거 전국 일주 여행기를 적어야겠다.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도 출처: http://map.naver.com)
덧붙임)
제주시에서 자전거로 이동한 경로만 지도에 나타내었다.
소인국 테마파크는 제주도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음.
이동 경로( '-' :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 / '=' : 버스로 이동한 거리 / '~~~' : 배로 이동한 거리)
: 제주 용두암 해수랜드 - 시외버스터미널 === 소인국테마파크 === 시외버스터미널 - 제주여객선터미널.
이동 거리(총 이동 거리) - 자전거로만 이동한 거리임.
: 10.47km(43km)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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