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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그냥 한없이 내리기 싫을때가 있다.
땅을 거닌다고는 했지만, 버스에서 내려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다시 막막한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
자우림의 3집 '꿈의 택배편'을 들으며..
내려야 할 곳을 분명히 알았으나.
나는 의도적으로 내리지 않았다.
결국 김윤아의 목소리가 끝나는 순간에야 정신이 들어
허겁지겁 한 정거장 뒤에나 내리게 되었다.
지난 일주일간.
나는 내 몸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는 막중한 임무들을 의도적으로 쌓아.
나는 나의 상징인.
내 등껍데기가 부숴지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살아왔다.
참고 또 참았다.
몸이 부숴질만큼 부숴지는 동안.
그것들로 인해서가 아닌.
다른 것으로 인해.
나에겐 하나둘 답답함이 쌓여갔다.
늘 그랬듯이 이번만 넘어간다..
이번만 넘어간다..
라고 되새겼거늘..
그 선을 늘릴만큼 늘려버린 나는
결국 내 자신을 주체하지 못했다.
다이어리의 글자들이 늘어날만큼 늘어나버렸지만.
남 탓을 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는.
그래도 내가 게으른 것이라며 나를 질타했다.
너무 많이 걸어버려 물집이 잡혀버린 이 발로.
어렵사리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역시 서울에는 수많은 사람들.
나는 스치는 것이 싫어 잠깐 올렸던 옷자락을 다시 내려버렸다.
그래도 이 한주동안.
SEK2007에서의 아이리버 신제품 발표로.
토요일에 코엑스 갈 것만을 설레어하던.
마냥 어린애같던 나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정말로 내가 게으른 것이라고.
욕이 나올만큼 다짐했다.
일정이 늦어진 상황에서.
코앞의 코엑스를 두고는 마음을 쓰라린채 고개를 돌려야 했다.
'결국 10월에나 있을 한국전자전 기다리기.'
(6월 23일 SEK2007 일정 삭제.)
. . .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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