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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Diary

[독서감상문] iCON 스티브 잡스.




. . .



(들어가기 전에)
독파는 한참 전에 했지만, 이러저러 미루다가 이제서야 감상문 씁니다..@@;;
(기억이 나기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론)
스티브 잡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지 시간이 꽤나 흐르고 있다.
내가 알고 있었던 아니,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IT 기업들의 역사와 기원 등에서 알아보는 올해의 목표 중 하나가 이 책을 꺼내든 이유였을 것이다.
소니부터 시작해서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리버, 코원 등..
비록 iCON은 내 기대와는 달리 조금 지루한 면이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에 대해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깔끔하게 덮을 수 있었다.
책 내용을 요약해서 수두룩 적는 것은 인터넷 검색해보면 여기저기 많이 보이기에 역시 늘 그랬듯이 느낌만을 나열하기로 한다.

(보충)
그래도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픈 마음은 있기에 잘 요약해주신 지크님의 블로그를 링크겁니다.

뛰어난 사업가이자 디자이너였던 스티브 잡스 - 아이콘 (iCon)



(본론)
전에 읽었던 '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라는 책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경영 철학과 애플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 참고: [독서감상문] 스티브잡스의 창조 카리스마.  -  2007/07/20 17:36
그러나 이번 iCON에서는 같은 얘기를 다루는 것 같으면서도 마치 자서전이라고 해도 될 법한 그의 일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두었다.
익히 많이들 알고 있듯이 스티브 잡스가 싫어하는 책들 중 하나라고 할 정도였는데.
만약 나에 대해서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 있다면 나 역시 좋아하진 않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책 읽는 도중 문득문득 들어왔다.
또한 그러면서 내가 나의 20년 세월을 기록한 장문의 문서가 떠올라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출생부터 시작해 청소년기부터 20대, 30대에 이르는 일생 전반을 다룬 얘기였다.
덕분에 책을 읽기 전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관계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던 나는 잘 알지 못했던 픽사 얘기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스티브 잡스는 픽사에 별로 한 게 없었다.
그는 단지 CEO 격으로 의사 결정에 나섰을 뿐 픽사가 세계 최고의 3D 애니메이션 회사가 되는 데에는 큰 공헌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큰 공헌이라는 것은 그는 애니메이션의 제작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았을 때 그는 경영인이었고, 그가 신중한 판단을 했기에 지금의 픽사가 있을 수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토이스토리'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자금 문제로 난관을 겪을 때마다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결정력이 지금의 픽사를 만든 기반이 되었을 테니까.

더불어 디즈니의 하청업체 격이었던 픽사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디즈니의 역사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부분이 책의 3분의 1,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중간쯤엔 지루하기까지 하였다.
뒷부분에 가서야 애플과 넥스트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비로소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창조 카리스마에서도 느꼈던 점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더 확신이 선 점은.
애플의 문화는 잡스의 자서전 혹은 회고록이다..라는 점이다.
일명 '마이크로소프트 = 빌게이츠' 혹은 '삼성 = 이건희' 라는 공식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애플만큼은 '애플 = 스티브 잡스' 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그의 라이프 스타일이 결국은 애플의 철학 혹은 애플의 경영 스타일인 것이다.

더불어 나는 애플을 볼 때마다 항상 삼성전자가 떠오른다.
돈만 보는 것과 철학을 같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지만, 철학을 같이 보는 것은 전자와는 급이 다른 것이다.
아이리버가 그리 하지 않았던가?
그들이 CDP 사업에서 mp3p 사업을 주력으로 전환할때 그들은 나름대로의 투철한 철학을 발휘했다.
그것은 허접할지는 모르지만, 디자인. 바로 그 점이었다.
그들은 디자인 = mp3p 라는 공식을 회사의 뇌에 인지해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프리즘 스타일의 IFP-100시리즈가 등장했고, 뒤이어 크래프트 스타일의 IFP-300시리즈가 등장했다.
물론 이노 디자인에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디자인 공수를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은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디자인에 과감하게 손을 댔다.
그러나 그들은 그 뿐이었다.
차츰 돈이 보이자 디자인 울궈먹기로 IFP-700, 800 시리즈 같은 얼토당토한 제품들을 내놓았고, 게임기 시장 어쩌고, PMP 시장 어쩌고 하더니 결국에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나태하고 자만한 태도로 있다가 소비자들에게 호되게 당하고 마는 우를 범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이리버를 좋아하는 것은 2007년의 그들의 부활이었다.

어찌되었건 어느 분야의 제조사이건 마찬가지지만, 철학 없는 제조사는 제조사의 가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 역시 질타를 받아야 마땅하다.
물론 그들만의 철학이 종종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한 때 뿐이다.
넥시오의 역사를 보면 뻔하지 않았던가?
HPC도 마찬가지였고..
노트북 브랜드 센스는 아직까지도 그들의 철학을 당췌 알 수가 없다.


(아, 독서감상문에서 왠 푸념..;;킁)

다시 돌아와서..

책을 읽으며 스티브 잡스의 뻔뻔함을 꽤나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 그의 뻔뻔함이 부러웠다.
태생부터 겁이 많은 나는 그런 스타일의 그들이 종종 부러울 때가 있다.
물론 막무가내식 스타일이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용기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감이 부족한 나를 보게 된다.

그의 고집과 못된 성격은 사회화의 부족에서 발생된 그의 단점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고, 밉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를 항상 어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곧 그만의 매력과 개성이었다.
그런 그의 성격 덕분에 현재의 막무가내인 애플이 탄생할 수 있었고.
매년 CES에는 참가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쇼와 이벤트를 여는 모습은 어느 회사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매력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스티브 잡스의 매력이다.


친구가 하루는 문득 나에게 물어왔다.
너는 왜 스티브 잡스를 찬양하느냐고.
혹시 너가 바라는 어른상을 스티브 잡스로 생각하느냐고.

그 질문에 나는 거침없이 그 이유를 나열했다.
스티브 잡스가 내가 추구하는 어른에 진정 가까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문제점을 치우치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딸을 한명 낳게 되지만, 딸로 인정하지 않았고 법원에서 딸로 인정하라는 판결이 났지만, 끝끝내 딸의 얼굴조차 보지 않았었다.
또한 그는 채식주의자 어쩌고 하면서 샤워를 하지 않았고, 그의 성격은 마치 뭐랄까, 돌연변이와도 같았다.
20대에 미국의 부자 순위 안에 들었던 그는 자만의 극에 달해 있었고, 세상은 자기 아래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고 뒤이어 만든 넥스트의 실패를 보면서 자기 성찰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리하여 1997년 애플에 다시 복귀한 후 지금에 이르러서는 인간적 성숙미를 갖추었고, 그는 그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했다.
(물론 내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는 그가 그의 전부라는 가정하에.)
물론 완벽함을 좋아하는 나는 그것마저도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또 그가 내 선망의 대상인 점은 바로 그가 하고픈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10대때부터 전자공학에 흥미를 갖고 있었고, 그 꿈을 이뤄내 지금의 세계 누구나 알고 있는 애플이라는 거대 회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원하는 기기, 또한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내 가장 거창한 꿈 중 하나가 전자제품 제조사를 만드는 것에 비한다면 그는 내 선망의 대상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영어를 곧장 번역한 책이어서 그런지 이해가 안되는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으며, 문장의 흐름이 어색하기도 했다.
덕분에 집중이 잘 안되고, 앞뒤 내용의 구분이 잘 안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책을 읽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뒤죽박죽인 감상문이 되어 버렸지만, 스티브 잡스에 대해 한층 더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그의 매력을 알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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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책 'iCON 스티브 잡스'를 읽고..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