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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나래의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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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올린걸 알면 날 죽이려 할텐데..;;)

덧붙임) 그래프를 그냥 올리려다가 옆의 점수판을 떼어버렸다. 아무래도 눈치 보이니까..(-_ㅡ;;)


오늘은 인천시 고1 모의고사날.

그간 만들고 있던 나래의 모의고사 그래프가 대략적으로 집계되었다.
그럴싸한 그래프가 만들어져서 글로써 분석을 해볼까 한다.
뭐, 그리 대단한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포스팅한다.

오늘 나란 녀석은 체력이 바닥이 된 건지 무얼 해도 피곤에 지쳐 찌들어 있었다.
그러다 나래의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그럭저럭 흐뭇할 수 있었다.

먼저, 수리.
(언수외라는 순서를 난 싫어한다.)

3월 모의고사에서 90점 이상을 찍을만도 하는 실력인데, 처음에 그렇지 않아서 조금 난감했다.
간소한 차이였지만, 나는 실수. 실수. 라는 도장을 찍은 나래의 시험지를 보며 한 소리를 했다.
그리고 4월 모의고사가 오기 전에 수리를 반드시 90점 이상을 박으라며 명령(;;)을 내렸다.
신기하게도 혼자 푸는 모의고사에서는 실수를 하지도 않았더랬다.
그리하여 4월 모의고사에서는 90점을 박았고, 드디어 다행이라며 얘도 좋아라했다.
그러나 방심.
6월 모의고사가 어려웠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고등학교 이후로부터 나는 결과 지상주의이다.
90점이 넘었다고 방심했고 나머지 과목들에 치중하다가 결국 하락세를 보이고 말았다.
치명적인 하락세였다.
뭐라고 한소리 하려고 했다가 거두었다.
얘 스스로 자책이란 걸 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오히려 다른 과목이 올랐으니 다음 수리에서는 상승세를 보이도록 해라. 라고 하고는 돌아섰다.

언어, 외국어는 수리로 인해 4월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탐, 과탐은 내가 여름 방학 직전에 너가 이과냐, 문과냐.. 확실히 정하고 공부를 시작해라. 라고 으르렁 거린 터에 이과로 정해졌고, 이후 사탐은 완벽히 손을 놓았다.
외고라는 네임 때문에 나름 고민거리였지만, 이후 장래희망과 가고 싶은 과를 정하고 나에게 얘기해줄 때엔 얘가 나래가 맞나..라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사탐은 오를 길이 없다.
그래도 6월 달 전까진 과탐과 사탐에서 혼동을 느끼며 공부를 했더랬는데, 이제는 손 땠다. 끌끌..


이번에 무엇보다 성과가 좋은 것은 수리와 과탐의 상승세 그래프였다.
수리 영역은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으며 같은 패턴으로 공부하라고 일러대었던 결과가 나왔다.
과탐은 여름 방학 직전에 이과로 정했으면 과탐을 폭발적으로 상승시켜라. 라고 일러대어서 결과가 제대로 나왔다.
외국어 역시 방학 때 집중 공부를 한 덕에 상승세를 보였고, 무엇보다 듣기 영역에서 최초로(!!) 한문제를 틀려 나래는 참 기분 좋아라 했다.

좋다.
수리, 과탐이 꾸준하게 나와준다면 내가 머리 속에 짜 놓은 나래의 2학년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 같다.
나래는 여전히 언어에 걱정을 하고 있지만, 외고의 영향 덕분에 그렇고, 나래는 수리와 과탐에 지속적인 질타를 해주어야만 상승할 수 있다.



가끔은 오빠가 되어서 너무 심한 간섭을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적도 있었다.
1학기 때엔 하루하루 무엇을 했는지 체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손을 떼었다.
하지만, 손을 완전히 떼자 나래가 싫어했더랬다.
방학 초기 7월에 나래에게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더랬는데, 왜 요즘엔 안물어보냐고 오히려 나에게 뭐라 했더랬다. (아, 이런;;)

그래서 그 중간적인 성격을 갖을 수 있게 되었다.
적당한 질타와 적당한 관심.
그러나 살짝 과도한 관심.
그것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형, 누나가 있는 친구들을 참 부러워 했더랬다.
다른 게 있어서가 아니고, 고민거리를 얘기하거나 이런 성적거리들을 챙겨주는 것에 참 부러워 했더랬다.
그 바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오빠가 된 나는 나래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내가 받고 싶었던 것을 오히려 나래에게 베풀어주고 있다.
퀸의 Doing All Right는 이럴 때 듣는 곡이다.


나래도 피가 비슷한 지라 오빠 앞에서 겸손을 떨며 언어 투정을 부리며 성적이 안오른다고 했더랬지만, 그리 걱정할 거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나래의 입장에서는 여름방학의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하고.
내 입장에서는 그 동안의 수리와 과탐의 질타에 대한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하다.
조금 아쉽다면 과탐의 물리가 자꾸 틀려서 오빠의 수고를 참 안타깝게 한다..킁;;

성적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에 대한 관심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대학교를 잘 가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나는 그것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부모님께 얼굴을 들지 못한다.
하지만, 그 바람을 나래에게 이어준다.
참 버거운 바람이지만, 내가 못다한 부모님의 꿈을 나래가 이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더 나래에게 관심을 두려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내가 못다한 것을 더 이루어주길 바랄 뿐이다.


끝.


덧붙임)
모의고사를 본 날에 검토를 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1학기 때에는 나래에게 오늘 당장 검토해야 한다..라고 일렀더랬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독서실 가는 것을 지켜보았더랬다.
하지만, 구찮아서 독서실에서도 땡땡이 치는 것을 이 오빠도 잘 안다.
안쓰럽게 보였지만, 그 성적으로 그 학교에 안주하고 있으면 자신의 위치가 거기이구나..라고 인지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 질타를 했더랬다.
하지만, 오늘은 수리, 과탐의 상승세를 나래와 나는 그래프로 똑똑히 확인했다.
그리고 나래에게 오늘은 그냥 놀꺼지? 라고 하니 그렇댄다.
그리고 PC로 영화를 본다더니, 보다가 재미없다면서 끄고는 친구에게 빌려온 책을 읽는다.
책 이름은 '빠삐용'.
아주 재미있다면서 밤새 읽다가 잠에 들었다.
그런 동생을 둔 이 오빠는 행복하다. @@;;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