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전포스트에서 이어서 하려다가 무조건 길게 써지는 안좋은 버릇 때문에 글이 밀렸다.
뭐, 넣을 사진도 좀 다르니 그냥 만족.
농림부에 이어서 이번엔 대검찰청.
대!! 검찰청..
대!!! 검찰청..
대!!
그만 해야지;;
어쨌든, 난생 또 처음으로 대검찰청에 가게 되었다.
역시나 TV 속으로만 보던 그런 곳 아니었던가.
(아마, 이후 내 평생에서 그 곳을 다시 갈 날이 올까?)
저번 과천청사 때는 정부 건물을 처음 가본다는 이유에서 설레였는데, 솔직히 이번에는 더 많이 설레여 했다.
아버지께서 저번이 그러했듯이 일에 대한 내용으로 메일을 보내주셨더랬는데, 보안 어쩌고 하면서 뭔가 그럴 듯 해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신촌으로 향해 730번을 이용하여 대검찰청으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출발을 서두른 감이 있기도 했지만, 딱히 할 것도 없어 그냥 출발했다.
처음 가는 길에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원래 방을 나서는 순간부터 긴장을 한다라는 주의이지만, 처음 가보는 길에는 더더욱이 긴장하기 마련이다.
1500번의 신촌역 정류장이 예상에서 빗나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살짝 긴장했으나 이내 방향을 잡고 무사히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신촌을 한번 지나치면서 잠깐이었으나 왜 신촌이 대단한 곳인가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다.
10시 20분.
무려 40분이나 앞당겨서 오게 되었다. ;;
먼저 들어가기는 껄끄럽고..라는 생각으로 있다가 내친김에 대검찰청 한 바퀴를 쭉 둘러보기로 하였다.
대검찰청은 알고 있었다시피 대법원과 붙어 있어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9.11테러의 충격이 커서 늘 큰 건물을 보면 비행기부터 부딪치는 아찔한 상상을 머리 속으로 하곤 한다. (-_ㅡ;;)
정류장에서부터 대검찰청의 정문을 보고 대법원의 높은 건물을 보며 걸었다.
대법원의 정문을 지나면서 TV나 신문에서만 보던 바로 그곳이군..이라면서 나름 뿌듯해했다.
정면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역시나 문지기들의 눈치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_ㅜ;;)
그 골목으로 돌아가니 무슨 산이 옆에 있었더랬다.
으시시한 분위기가 그럴듯 했다.
쭉 걸어서 대검찰청의 뒤쪽으로 가려니 마로니에 공원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그것이 있었는데, 그걸 넘어가면 되겠지..라고 했는데, 올라가다보니 왠 길이 엉뚱한 곳으로 가서 잠깐 당황했다.
뛰었다.
급했다란 소리. ;;
알고보니 이곳은 국립 도서관을 새로 짓는, 바로 전에 본 그 곳이었다.
전의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를 할 적에도 몇번 지나쳤었는데, 그 작은 다마스에 타고 있어서 높디 높은 대법원, 대검찰청 건물은 보지 못했나보다. (-_ㅡ;;)
예정 시각에 딱 맞추어 들어갔다.
대검찰청 문지기들에게는 서버 이전 작업 때문에 왔습니다. 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들어갔다.
길을 잘못 들어 삥~ 돌아서 검찰청에 들어갔다.
요즘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닌지라 하는 짓마다 바보짓이 된다.
농림부에서 그러했듯이 안내를 받고 대기실에 들어갔다.
응??
헛!!
첨단 멀티미디어 시설이 대기실에 갖추어져 있었다.
앞에 스크린에는 영화가 틀어져 있었고, 앞에는 PC들이.
전에는 그냥 침만 삼켜야 했던 김밥 한줄에 음료수.
저 쪽에는 초코파이 같은 익숙한 과자와 물. (물이야 뭐;;)
오오..
나는 정말 일하기 좋은 곳에 떨어진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곳은 대검찰청의 교육실이었다.)
그 전날의 일 덕분에 속이 그닥 상쾌하지 못했던 나는 김밥을 조심스레 먹었다.
사실, 나이 차이가 꽤나 나는 친척형도 그곳에 있어 약간의 담소를 나누었더랬다.
그리고 나중에 형의 김밥도 먹었다. (ㅡ_-)b
PC를 켜서 네트를 헤엄치려고 했는데, 나중에 PC를 끄란다.
검찰청이 게임할까봐 신경 쓰인다고 한다. (-_ㅡ;;)
내가 밖에서 주로 쓰는 로드브라우져를 다운받으려고 하자 속도는 500바이트를 가리켰었는데, 무슨 게임이라고 하는지..;;
알고보니 서버 이전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았더랬다.
내 그래서 이럴 줄 알고 만만의 대비를 했더랬다.
내 귀여운 핸드PC, 조나다와 다이어리, A3000, W-1, 그리고 책 한권을 챙겼더랬다.
(뭐, 사실 늘 가방에 들어가는 것들이지만서도..;;;;)
서버 해체 작업은 약 2시부터 진행되었고, 대기실의 사람들은 절반 가량이 빠져나갔다.
나는 책 좀 읽다가 앞에서 나오는 영화 한편을 보고..
그리고 아까 다른 업체 사람들이 먹다 남긴 치킨 조각을 먹었다. (-_ㅡ;;)
그냥 남겨놓고 나갔길래 내가 헤치웠다.
처음엔 사람 눈치 좀 보여서 뒤돌아서 먹었는데, 아 뭐 어때. 라는 심보로 그냥 대놓고 먹었다. ;;
잠 조금 잤다가 복도로 나가 서버 해체 및 포장 작업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검찰청이 보안에 너무 신경을 쓰는 터라 장비들이 서류 상에 있는 순서 그대로 나와야 한단다.
꼭 그래야만 한단다.
덕분에 안쪽에 있는 장비들을 빼내느라 직원들이 곤욕을 겪었고, 일의 진전은 더디다시피 했다.
전산실의 출입구는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고, 혹시나 장비들이 섞일까 관계자들은 항상 장비들을 주시했다.
전산실의 입구에서 장비들의 네임과 넘버를 확인하는 직원이 3명이나 있었고, 일일히 서류의 그것들과 확인했다.
그리고 복도를 조금 지나서 포장 작업을 하기 전에 두 명의 직원이 PDA를 이용해 장비 체크를 또 한번 진행했고, 마지막으로 다른 한명이 또 다른 서류로 장비의 네임과 넘버를 체크했다.
체크, 체크 또 체크.
전체 진행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었다.
서버이전 작업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초록색, 주황색 조끼를 입고 있어 구분이 된다.
정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 몇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항상 주시했다.
그럴싸하게 삼엄해보였다.
뭐, 나야 그냥 멀뚱멀뚱 서서 구경만 했다.
(귀찮아서 조끼도 안입었다. ;;)
서버들은 랙에서 해체되어 하나하나 포장되었고, 스트로폼인지 뭔지 하여간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 그것으로 시스템들을 감싸 박스에 조심스레 넣었다.
중간에 직원 한분이 서버를 들다가 실수로 케이스의 플라스틱을 떼어버렸는데, 모두들 덜컥 하면서 놀라했다.
다행히 큰 실수는 아니어서 플라스틱을 그냥 끼웠는데, 순간 저 서버의 가치가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럴만도 했다.
저 네모나한 것이 저래뵈도 몇 천만원을 호가하는 장비들이니 그럴만도 했다.
이후 마지막 즈음에 가서는 대형 하드랙이 나왔다.
눈으로 보기에 정말 딱 우리집 냉장고만 했는데, 겉에는 고철 덩어리이지만, 안에 수십개의 하드디스크가 들어있을 것을 생각하니..
군침이 돌았다. (-_ㅡ;;)
겉에는 900GB라고 쓰여있었더랬고, 그 하드랙의 제조사는 히타치였다.
히타치에 대해서는 그닥 아는 것이 없는데, 이참에 좀 알아봐야겠다.
그렇게 큰 랙 안에 레이드 구성으로 되어 있을..
아니, SCSI 구성인가?
PC랑은 급이 다르니 내 짧은 지식으로는 알 수가 없다.
뭐, 하여간 PC의 HDD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를 자랑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 하드랙 앞에 있자 소름이 끼치기까지 하였다.
대충 일이 마무리되기 시작했고, 마무리 작업 팀인 우리가 들어갈 차례였다.
이번에도 역시 수많은 UTP선들과 전력선, 광케이블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이번에 아주 검찰청 사람들이 와서는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불만이 많았다.
그럴 때면 속으로 퀸 음악을 따라부르면 그만이다.
덕분에 전산실 안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검찰청의 전산실은 농림부의 그것에 비하면 더더욱이 굉장했다.
수많은 케비넷들이 컴퓨터가 쌓여있는 도서관에 온 듯했다.
많은 장비들이 이전되는 것은 아니어서 많은 서버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IBM의 그것이었다.
거대했다.
웅장했다.
굉장했다.
수많은 전선들과 네임이 붙여져 있는 UTP선들, 광케이블들을 보고 있노라니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서버 하나한에는 자기들의 역할들이 쓰여있었고, 모델명과 스펙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통계 자료형 서버, 데이터 베이스 서버, 영상 데이터 서버 등..
스펙에는 눈에 익숙한 스펙들이..
아니었고, 램들은 16기가 이상을 자랑했다. (-_ㅡ;;)
전산실 안의 또 다른 전산실에는 보안 역할만을 위한 서버들이 들어 있었는데, 그 또한 장관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서버만의 저장 매체인 일종의 카세트 테이프인 DAT도 여럿 보았다.
서버의 키보드들은 PC의 그것과는 그닥 다르지 않았지만, 묘한 차이점들이 있었다.
IBM의 아주 일부분.. 아주 일부분을 보는 것일텐데도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의 역사와 기술력을 나는 겉핥기로써 조금도 알지 못하지만, 그냥 서버를 보는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가를 알게 된다.
물론 그 사이사이 휴렛 패커드 HP의 그것들도 있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그것들도 있었으나 IBM의 묘한 그런 것들은 까막눈인 나에게도 느껴졌다.
농림부에서 일을 할 때에도 그러했지만, 서버의 그것들은 굉장히 무겁다.
지금의 데스크탑이야 사람 한명이 들면 그만이지만, 같은 크기의 서버 시스템은 사람 4명이 들어서 낑낑대고 옮기게 된다.
서버의 안을 보고 싶음이 이제는 절실하다.
안에 고철덩어리라도 들은 걸까? ;;
아버지의 오늘 말씀처럼 그렇게 커다라한 전산실은 평생에 볼까 말까한 경험이 된다.
내 미래의 길이 그 길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길이기에 앞으로 또 볼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사람은 모름지기 시야가 넓어야 한다고 PC세계만을 아는 것과 서버 세계를 눈팅만으로라도 보는 것은 천지 차이가 된다.
대검찰청에서 나와 아침을 먹었더랬고, 그 쪽 대리님과 그럴싸하게 친하게 되었더랬다.
역시 나의 그럴싸하게 넓은 관심 분야는 많은 이야기 소재거리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와 더불어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함은 당연하다.
비록 내 관심 분야들이 억지성 관심으로써 시작된 것이지만은 그 결과가 좋으면 그만한 것도 없다란 생각이 든다.
시작은 부족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
역시 또 바보 같아서 버스를 거꾸로 타 서울 구경은 아주 제대로 해버렸더랬는데, 기분은 상쾌했더랬다.
전에 그러했듯이 또 유토피아 어쩌고 궁시렁거리면서 창문에 머리를 박았고, 늘 궁시렁거렸더랬다.
이 쯤에서 사진 포스팅하며 마무리.
(아, 어제 올리려던 내용이 있었는데, 역시 기억의 한계는 금방 돌아오기 마련이다. ;;킁)
대법원 옆문(;;) 앞.
옆에서 바라본 대법원 건물.
정문 쪽에서 바라본 대법원.
(역시 밤에 사진 찍기는 구도고 뭐고 흔들림 방지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 놈의 수전증만 사라지길 기다릴 뿐이다..(-_ㅜ;;))
대검찰청 뒤 공원에 올라가서 찰칵.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진이라니 아이러니했지만, 또 이런 여유가 나를 있게 하지 않았던가.
(대체 사진 찍을 때 머리는 두고 찍은걸까? - 구도에 대한 한풀이.;;)
위 사진 찍은 장소에서 바로 뒤로 돌아보고 찰칵.
저기 왼쪽의 위층이 목표물.
(응??)
국립중앙도서관 건설중.
그 놈의 디지털 디지털..;;킁.
대검찰청 가는 길.
왜 오는 길이 뭔가 으시시한가 했더니 저런 고개였단다. (-_ㅡ;;)
대검찰청 정문.
그 이상은 문지기들 눈치 보여서 패스.
들어가는 길에 보인 이사짐 차량.
대문작만하게 [무진동] 차량이라고 쓰여있다.
앞의 '특수'에 마구 동그라미를 치고 싶다. (-_ㅡ;;)
눈치 보였으나 포스팅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옆에서 이런걸 왜 찍나..하고 보고있길래 찰칵 하고 잽싸게 가방으로 디카를 넣었더랬다.
내가 어딜 가건 홈페이지는 무조건 블로그다.
저 뒤에 영화가 나오고 있고, 앞의 김밥과 음료수.
키보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배치인 기능키 일자 배열 키보드이다. (-_ㅡ;;)
아침에 나오면서 뒤를 보고 대검찰청 찰칵.
과천청사 때 나오면서 찍지 못한게 내내 아쉬워서 세방을 찰칵했다.
자세히 볼 것도 없이 구도에서 광각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다.
데세랄을 안 살래야 안 살 수가 없다. ;;킁
(V705는 어때? ;;)
이렇게해서 검찰청 일도 끝.
(덧붙임.)
전산실에서는 차마 카메라를 들 수가 없다.
보안 어쩌고하면서 들어가는 것도 꺼리는데, 카메라 들면 죽이려 할거다..;;
아쉬운대로 유명한 구글 서버 사진이나 퍼온다. ;;
구글 초기, 1998년 때의 서버 모습.
(아, 초라해.)
현재의 구글 서버의 모습.
이런 형태의 서버가 아마 건물을 통째로 삼키고 있을테지.
(건물 몇채는 되려나? ;;)
시작은 미비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
구글은 내 가치관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구글 서버 사진 출처: http://entclic.com/337 )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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