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맥월드2008 후기 2부_아이튠즈 스토어, 애플TV. - 2008/02/16 02:09
위 링크, 앞의 포스팅을 하다가 애플TV과 아이튠즈 스토어.. 그리고 소니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양이 방대해졌다.
그만큼 내가 소니에게 아쉬운 것이 많은 지는 알 수 없지만, 머리에 있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 같아 기분은 뿌듯하다.
그럼, 포스팅 시작.
아이튠즈.
그리고 아이튠즈 스토어.
또한 그와 연동되는 애플의 디바이스들.
아마, 스티브 잡스는 무려 30년 전부터 이런 삶을 꿈꿔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후 오늘날의 이러한 사용자 친화적인 애플 시스템을 위해 첫 출발로써 GUI를 선보이고, 우연적인 듯이 픽사의 CEO가 되고, 컨텐츠의 절실함을 깨달았으며, 돌아와서는 무수한 디바이스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와 그 외 디바이스들을 보면 재미있게도 나는 '소니'가 생각난다.
소니는 21세기 이전부터 그 연동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억측인지는 모르지만, 그 추측의 이유는 소닉스테이지와 PS2 그리고 PS3..
그리고 그 동안의 소니 팜플렛과 발표에서 보인 HD에 대한 열정이다.
하지만, 소니는 막말로 말아 먹었다.
애초에 디지털적인 특성을 알고 있었고, 디바이스들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사와 영화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 실수였다.
내 생각에는 소니가 애플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일단 그들은 그 중심축을 하는 PC와 랩탑을 만들고 있었다.
또한, 네트워크맨이라는 mp3p를 제조했으며 그 워크맨이라는 브랜드 네임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기에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음향기기로도 소니는 유명했으니 음향 부분은 거치형이든 미니기기든 점령 가능성이 훨씬 더 컸다.
미니기기로는 PSP를 또 등장시켜 미니기기 시장까지 점령 가능했으며, 다소 늦었지만, 마일로를 이용해 포터블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소니는 PS2를 이용해 거실을 점령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갖추고 있었으며, 사용자가 자유롭게 제작, 편집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까지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소니는 TV까지 만들지 않았던가. (그것도 브라비아라는 브랜드 네임의 가치가 훨씬 더 뛰어난.)
그리고 소니는 마지막에 PS3로써 그 연동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돌기도 했다.
소니에서 나오는 기기들만 사면 세상 살기 편하다..라고.
소니의 PS3를 사고, 소니의 TV를 사고, 노트북 바이오를 사고, 소니 mp3p를 사고, 소니 디카와 캠코더를 사고, 소니 일렉슨의 휴대폰을 사고..
그럼, 소니가 그렇게 바라던 FULL HD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소니는 위에서 계속 얘기했듯이 가능성만을 보여주었다.
가능성 뿐..
그래서 나는 소니 팬으로써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마치 다 잡은 고기를 놓친 느낌이랄까?
구성도 있었고, 계획도 있었지만, 놓쳐 버렸다.
게다가 소니는 애플처럼 일반인들을 위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PSP와 PS3, 마일로에 탑재된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니는 바로 프로들과 매니아들까지 안아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HD가 바로 그러한 것들을 보여주며, 그것을 위해 그들은 일찌감치 HD TV, HD 캠코더, HD 디카, 바이오 AR시리즈 등 디바이스들을 선보였으며, 그 중심축의 역할을 하는 블루레이를 선보였다.
그 중심축의 셋톱박스 역할을 하는 PS3의 등장은 정말 소니의 장인 정신 철학의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곧 그것이 실패 원인이었다.
내가 보는 소니의 실패 원인은 세가지라고 판단된다.
첫째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블루레이 디스크로 중심축 역할을 하려고 했다는 점.
PS3를 잘 활용했다면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가 가능했을텐데, 소니는 구시대적 발상에 그쳐 결국 블루레이를 선택했다.
지금의 애플처럼 소닉스테이지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든 후 그 S/W를 중심으로 TV와 mp3p, PSP, PC..를 연동시켰다면 어떠했을까?
소닉스테이지 스토어 무비 랜탈 서비스..라는 이름을 지금쯤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 소니는 게다가 일찌감치 휴대폰을 제조한 기업 아니던가!
지금도 워크맨폰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데, 만약 애플처럼 간편한 연동이 가능했다면 현재의 아이폰보다 훨씬 더 뛰어났을테지..
하지만, 이 첫번째 원인의 이유가 너무나 명백하게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소니의 아이러니한 점.
바로 음반사와 영화사를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소니는 지금의 애플적 시스템을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디지털 컨텐츠는 늘 저작권 문제가 말썽이었다.
하지만, 소니는 분명히 지금의 애플적 시스템이 시대에 선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근거는 잠깐 선을 보이다 막을 내렸던 S/W인 커넥트 플레이어.
소니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보이는 프로그램인 커넥트 플레이어.
그것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하나의 연동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소니 엔지니어들의 마지막 필살기(!!)였다.
하지만, 그 뿐이었을 뿐..
소니는 아니러니하게도 전자 기기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음반사와 영화사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더 많았다.
그리고 소니 경영진들은 이 컨텐츠 사업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테지.
(여담이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소니가 그렇게 목숨을 걸었더랬다.)
사실 소니가 컨텐츠 사업을 시작했던 건, 컨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미리 깨닫고 시작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도 쯤이 되었을 때 소니의 자회사는 결국 소니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에 소니 음반사의 음악들이 팔리고, 소니 영화사의 영화들이 팔린다.
그리고 정작 소니 디바이스들과 연계 가능한 것은 스파이더맨의 블루레이 디스크 뿐..
둘째는 유저 인터페이스의 부족.
소니가 CDP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소니의 인터페이스는 굉장했다.
디자인은 둘째 치고서라도 그들의 일명 떡볶이 리모트는 업계를 순식간에 잠재웠다.
리모트를 한 손으로 잡고 엄지 손가락으로 휙휙 돌리는 형태랄까?
디자인도 최고였고, 인터페이스도 화려했다.
그리고 등장한 소니의 네트워크맨 플레이어도 나름대로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 역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날로그적 발상에 그쳐 다른 업체들은 모두 음악 파일 네비게이션을 지원할 때에 소니 디바이스들은 겨우 되감기, 재생, 빨리감기를 지원할 뿐이었다.
(또한, 국내 mp3p 제조사인 아이리버의 성공 포인트였다.)
늦게서야 아이팟을 보고 인터페이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니는 후에 등장한 A시리즈를 통해 인터페이스 향상을 시도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덕분에 현재의 A1000, A3000 그리고 Flash Memory의 A800 시리즈 등 신형 네트워크맨들은 나름 훌륭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지만, 그 뿐이다.
하지만, 소니의 인터페이스 철학은 어디 가지 않았다.
소니가 어떤 기업이었던가.
윈도우즈98에서 동영상 편집 작업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훌륭한 제조사 아니던가. (...)
후에 등장한 PSP의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는 최고였다.
아이팟의 스크롤 휠 외에는 인터페이스의 향상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소니가 보여준 직관적인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는 과연 혁신적이었다.
PSP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에 동의했다.
소니도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내가 아는 바로 소니는 TV 등의 자신들의 디바이스 전체에 이 인터페이스를 적용시키려던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후에 PS3에만 등장했고 마일로에 조금 변형된 형태의 가로세로 인터페이스가 등장했을 뿐이었다.
역시나 결국 그 뿐이었다.
게다가 소니는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실질적인 인터페이스의 부족이 있었다.
PSP는 혁신적이었지만, 아날로그적 감정에 취한 소니는 여전히 미디어 장치라는 것을 버리지 못했다.
메모리 스틱. 게다가 메모리 스틱 프로까지 지원을 하는 PSP는 게임과 영화를 구동시키기 위해 UMD라는 구시대적 발상의 미디어를 제공했다.
UMD는 울트라 미디어 디스크의 약자로 그 약자에서도 느껴지듯이 과거에 CD를 이으는 미디어인 MD를 한 층 뛰어보려는 소니의 자만심에서 나온 발상이었다.
(여기서 자만심이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용자들은 불만이 많았고, 결국 해킹으로 메모리 스틱에서도 동영상 감상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실제로 메모리 스틱에 ISO 파일만 넣으면 게임 구동까지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사용자들은 결국 실질적인 인터페이스를 자신들이 만들어 간 것이었다.
만약 소니가 직접 나서서 UMD를 일찌감치 없애고, 대신 지금의 애플처럼 온라인 스토어를 열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차피 UMD를 이용한 상용 미디어 전파는 기업 입장에서나 소비자 입장에서나 어렵다.
(모든 미디어가 그러하지만..)
그렇기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후에 소니가 메모리 스틱에서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도록 락을 풀었지만, 이미 시장 전개는 달라진 상태였다.
이처럼 소니는 실질적인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자신들이 만들고 있었다.
문제는 지금의 소니 역시 이 문제를 깨닫지 못했다.
여전히 블루레이, 블루레이를 외치고 있고, 소니의 그런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세번째는 위 두가지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기업의 과대화 문제.
워크맨으로 갑자기 급하게 회사는 방대해졌고, 그 후 20년 정도는 잘 먹고 잘 살았다.
잘 돌아갔다.
다만, 갑자기 방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 살았던 것은 장인 정신이 탑재된 소니 엔지니어들의 두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니의 모든 디바이스 하나하나가 장인 정신의 손에서 나온 것들이었고, 하나하나가 작품이고 명품이었다.
워크맨에서 디스크맨으로. 그리고 MDP에서 이어진 네트워크맨에 이르기까지 소니의 마감은 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어느 업체도 따라가지 못한다.
(여담이지만, 예전 소니의 퀄리아 시리즈는 전자 기기에 명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니는 전자 기기 외에 여러가지를 하게 되면서 기업의 사이즈 자체가 방대해졌고, 더군다나 그 당시에 장인 정신을 갖고 일하던 엔지니어들은 지금에 이으러서는 경영진들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청춘 시절에 갖고 있던 철학을 잃어버리고 자식 먹고 살리기에 바뻐서 그 자리에 안주하려 했다.
덕분에 그 후 소니에서 등장하던 디바이스들은 평범했고, 소니는 그들만의 색깔을 점점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정치권을 물갈이하듯이 소니의 구성원들도 물갈이하려던 시도는 몇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나 좀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단지 그 뿐이 되었다.
하지만, 꿈과 철학을 갖고 있던 적은 수의 엔지니어들 덕분에 소니는 먹고 살 수는 있었다.
그 때문에 현재 바이오가 예전의 명성을 잊어버리긴 했어도 TZ 시리즈 같은 훌륭한 명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고, 네트워크맨의 A시리즈 같은 장인 정신이 곁들여진 기기들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소니에게 여전히 박수를 보낸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장인 정신을 넣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소니 철학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것이 디바이스 하나만으로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니는 여전히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보인다.
인간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기업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있다.
물론, 지금의 소니도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예전의 소니에 비하면 자만심 가득찬 겉살만 붙인 것에 지나지 않다.
애플이 맥북 에어를 만들기 위해 인텔에게 특별 주문해 코어2듀오 CPU의 사이즈를 반으로 줄여 랩탑에 탑재했다.
예전의 소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된다고 하는 것을 결국 엔지니어들이 직접 찾아가 답을 받아내 바이오 정신을 실현시켰다.
그런 장인 정신이 있었기에 한 때의 바이오는 Mac/PC/VAIO 로 PC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PC와는 다르게 분류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소니는 비록 맥북을 견제하기 위해 화이트 컬러의 바이오를 내놓는 판국이지만..
언젠간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나 역시. 그리고 지금은 외면해버린 소니 매니아들이 다시 소니 기기에 손을 델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소니에게 희망을 보낸다.
포스팅 끝.
덧붙임)
(SONY Discman D-777.)
사진 없는 포스팅은 왠지 아쉬워서 전에 올렸던 D-777 사진 또 붙임.
(지금 보니, D-777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이 뿐인듯.. (...) )
디스크맨 시리즈의 역작이었음.
이왕 포스팅하는 거 생각나는 소니 CDP 명기들 끄적끄적..
D-Z555, D-303, D-311, D-350, D-777, D-E900..
D-E01, D-ej2000..
위 링크, 앞의 포스팅을 하다가 애플TV과 아이튠즈 스토어.. 그리고 소니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양이 방대해졌다.
그만큼 내가 소니에게 아쉬운 것이 많은 지는 알 수 없지만, 머리에 있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 같아 기분은 뿌듯하다.
그럼, 포스팅 시작.
아이튠즈.
그리고 아이튠즈 스토어.
또한 그와 연동되는 애플의 디바이스들.
아마, 스티브 잡스는 무려 30년 전부터 이런 삶을 꿈꿔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후 오늘날의 이러한 사용자 친화적인 애플 시스템을 위해 첫 출발로써 GUI를 선보이고, 우연적인 듯이 픽사의 CEO가 되고, 컨텐츠의 절실함을 깨달았으며, 돌아와서는 무수한 디바이스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와 그 외 디바이스들을 보면 재미있게도 나는 '소니'가 생각난다.
소니는 21세기 이전부터 그 연동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억측인지는 모르지만, 그 추측의 이유는 소닉스테이지와 PS2 그리고 PS3..
그리고 그 동안의 소니 팜플렛과 발표에서 보인 HD에 대한 열정이다.
하지만, 소니는 막말로 말아 먹었다.
애초에 디지털적인 특성을 알고 있었고, 디바이스들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사와 영화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 실수였다.
내 생각에는 소니가 애플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일단 그들은 그 중심축을 하는 PC와 랩탑을 만들고 있었다.
또한, 네트워크맨이라는 mp3p를 제조했으며 그 워크맨이라는 브랜드 네임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기에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음향기기로도 소니는 유명했으니 음향 부분은 거치형이든 미니기기든 점령 가능성이 훨씬 더 컸다.
미니기기로는 PSP를 또 등장시켜 미니기기 시장까지 점령 가능했으며, 다소 늦었지만, 마일로를 이용해 포터블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소니는 PS2를 이용해 거실을 점령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갖추고 있었으며, 사용자가 자유롭게 제작, 편집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까지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소니는 TV까지 만들지 않았던가. (그것도 브라비아라는 브랜드 네임의 가치가 훨씬 더 뛰어난.)
그리고 소니는 마지막에 PS3로써 그 연동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돌기도 했다.
소니에서 나오는 기기들만 사면 세상 살기 편하다..라고.
소니의 PS3를 사고, 소니의 TV를 사고, 노트북 바이오를 사고, 소니 mp3p를 사고, 소니 디카와 캠코더를 사고, 소니 일렉슨의 휴대폰을 사고..
그럼, 소니가 그렇게 바라던 FULL HD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소니는 위에서 계속 얘기했듯이 가능성만을 보여주었다.
가능성 뿐..
그래서 나는 소니 팬으로써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마치 다 잡은 고기를 놓친 느낌이랄까?
구성도 있었고, 계획도 있었지만, 놓쳐 버렸다.
게다가 소니는 애플처럼 일반인들을 위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PSP와 PS3, 마일로에 탑재된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니는 바로 프로들과 매니아들까지 안아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HD가 바로 그러한 것들을 보여주며, 그것을 위해 그들은 일찌감치 HD TV, HD 캠코더, HD 디카, 바이오 AR시리즈 등 디바이스들을 선보였으며, 그 중심축의 역할을 하는 블루레이를 선보였다.
그 중심축의 셋톱박스 역할을 하는 PS3의 등장은 정말 소니의 장인 정신 철학의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곧 그것이 실패 원인이었다.
내가 보는 소니의 실패 원인은 세가지라고 판단된다.
첫째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블루레이 디스크로 중심축 역할을 하려고 했다는 점.
PS3를 잘 활용했다면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가 가능했을텐데, 소니는 구시대적 발상에 그쳐 결국 블루레이를 선택했다.
지금의 애플처럼 소닉스테이지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든 후 그 S/W를 중심으로 TV와 mp3p, PSP, PC..를 연동시켰다면 어떠했을까?
소닉스테이지 스토어 무비 랜탈 서비스..라는 이름을 지금쯤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 소니는 게다가 일찌감치 휴대폰을 제조한 기업 아니던가!
지금도 워크맨폰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데, 만약 애플처럼 간편한 연동이 가능했다면 현재의 아이폰보다 훨씬 더 뛰어났을테지..
하지만, 이 첫번째 원인의 이유가 너무나 명백하게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소니의 아이러니한 점.
바로 음반사와 영화사를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소니는 지금의 애플적 시스템을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디지털 컨텐츠는 늘 저작권 문제가 말썽이었다.
하지만, 소니는 분명히 지금의 애플적 시스템이 시대에 선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근거는 잠깐 선을 보이다 막을 내렸던 S/W인 커넥트 플레이어.
소니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보이는 프로그램인 커넥트 플레이어.
그것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하나의 연동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소니 엔지니어들의 마지막 필살기(!!)였다.
하지만, 그 뿐이었을 뿐..
소니는 아니러니하게도 전자 기기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음반사와 영화사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더 많았다.
그리고 소니 경영진들은 이 컨텐츠 사업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테지.
(여담이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소니가 그렇게 목숨을 걸었더랬다.)
사실 소니가 컨텐츠 사업을 시작했던 건, 컨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미리 깨닫고 시작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도 쯤이 되었을 때 소니의 자회사는 결국 소니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에 소니 음반사의 음악들이 팔리고, 소니 영화사의 영화들이 팔린다.
그리고 정작 소니 디바이스들과 연계 가능한 것은 스파이더맨의 블루레이 디스크 뿐..
둘째는 유저 인터페이스의 부족.
소니가 CDP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소니의 인터페이스는 굉장했다.
디자인은 둘째 치고서라도 그들의 일명 떡볶이 리모트는 업계를 순식간에 잠재웠다.
리모트를 한 손으로 잡고 엄지 손가락으로 휙휙 돌리는 형태랄까?
디자인도 최고였고, 인터페이스도 화려했다.
그리고 등장한 소니의 네트워크맨 플레이어도 나름대로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 역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날로그적 발상에 그쳐 다른 업체들은 모두 음악 파일 네비게이션을 지원할 때에 소니 디바이스들은 겨우 되감기, 재생, 빨리감기를 지원할 뿐이었다.
(또한, 국내 mp3p 제조사인 아이리버의 성공 포인트였다.)
늦게서야 아이팟을 보고 인터페이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니는 후에 등장한 A시리즈를 통해 인터페이스 향상을 시도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덕분에 현재의 A1000, A3000 그리고 Flash Memory의 A800 시리즈 등 신형 네트워크맨들은 나름 훌륭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지만, 그 뿐이다.
하지만, 소니의 인터페이스 철학은 어디 가지 않았다.
소니가 어떤 기업이었던가.
윈도우즈98에서 동영상 편집 작업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훌륭한 제조사 아니던가. (...)
후에 등장한 PSP의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는 최고였다.
아이팟의 스크롤 휠 외에는 인터페이스의 향상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소니가 보여준 직관적인 가로세로 인터페이스는 과연 혁신적이었다.
PSP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에 동의했다.
소니도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내가 아는 바로 소니는 TV 등의 자신들의 디바이스 전체에 이 인터페이스를 적용시키려던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후에 PS3에만 등장했고 마일로에 조금 변형된 형태의 가로세로 인터페이스가 등장했을 뿐이었다.
역시나 결국 그 뿐이었다.
게다가 소니는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실질적인 인터페이스의 부족이 있었다.
PSP는 혁신적이었지만, 아날로그적 감정에 취한 소니는 여전히 미디어 장치라는 것을 버리지 못했다.
메모리 스틱. 게다가 메모리 스틱 프로까지 지원을 하는 PSP는 게임과 영화를 구동시키기 위해 UMD라는 구시대적 발상의 미디어를 제공했다.
UMD는 울트라 미디어 디스크의 약자로 그 약자에서도 느껴지듯이 과거에 CD를 이으는 미디어인 MD를 한 층 뛰어보려는 소니의 자만심에서 나온 발상이었다.
(여기서 자만심이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용자들은 불만이 많았고, 결국 해킹으로 메모리 스틱에서도 동영상 감상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실제로 메모리 스틱에 ISO 파일만 넣으면 게임 구동까지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사용자들은 결국 실질적인 인터페이스를 자신들이 만들어 간 것이었다.
만약 소니가 직접 나서서 UMD를 일찌감치 없애고, 대신 지금의 애플처럼 온라인 스토어를 열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차피 UMD를 이용한 상용 미디어 전파는 기업 입장에서나 소비자 입장에서나 어렵다.
(모든 미디어가 그러하지만..)
그렇기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후에 소니가 메모리 스틱에서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도록 락을 풀었지만, 이미 시장 전개는 달라진 상태였다.
이처럼 소니는 실질적인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자신들이 만들고 있었다.
문제는 지금의 소니 역시 이 문제를 깨닫지 못했다.
여전히 블루레이, 블루레이를 외치고 있고, 소니의 그런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세번째는 위 두가지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기업의 과대화 문제.
워크맨으로 갑자기 급하게 회사는 방대해졌고, 그 후 20년 정도는 잘 먹고 잘 살았다.
잘 돌아갔다.
다만, 갑자기 방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 살았던 것은 장인 정신이 탑재된 소니 엔지니어들의 두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니의 모든 디바이스 하나하나가 장인 정신의 손에서 나온 것들이었고, 하나하나가 작품이고 명품이었다.
워크맨에서 디스크맨으로. 그리고 MDP에서 이어진 네트워크맨에 이르기까지 소니의 마감은 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어느 업체도 따라가지 못한다.
(여담이지만, 예전 소니의 퀄리아 시리즈는 전자 기기에 명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니는 전자 기기 외에 여러가지를 하게 되면서 기업의 사이즈 자체가 방대해졌고, 더군다나 그 당시에 장인 정신을 갖고 일하던 엔지니어들은 지금에 이으러서는 경영진들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청춘 시절에 갖고 있던 철학을 잃어버리고 자식 먹고 살리기에 바뻐서 그 자리에 안주하려 했다.
덕분에 그 후 소니에서 등장하던 디바이스들은 평범했고, 소니는 그들만의 색깔을 점점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정치권을 물갈이하듯이 소니의 구성원들도 물갈이하려던 시도는 몇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나 좀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단지 그 뿐이 되었다.
하지만, 꿈과 철학을 갖고 있던 적은 수의 엔지니어들 덕분에 소니는 먹고 살 수는 있었다.
그 때문에 현재 바이오가 예전의 명성을 잊어버리긴 했어도 TZ 시리즈 같은 훌륭한 명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고, 네트워크맨의 A시리즈 같은 장인 정신이 곁들여진 기기들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소니에게 여전히 박수를 보낸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장인 정신을 넣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소니 철학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것이 디바이스 하나만으로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니는 여전히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보인다.
인간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기업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있다.
물론, 지금의 소니도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예전의 소니에 비하면 자만심 가득찬 겉살만 붙인 것에 지나지 않다.
애플이 맥북 에어를 만들기 위해 인텔에게 특별 주문해 코어2듀오 CPU의 사이즈를 반으로 줄여 랩탑에 탑재했다.
예전의 소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된다고 하는 것을 결국 엔지니어들이 직접 찾아가 답을 받아내 바이오 정신을 실현시켰다.
그런 장인 정신이 있었기에 한 때의 바이오는 Mac/PC/VAIO 로 PC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PC와는 다르게 분류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소니는 비록 맥북을 견제하기 위해 화이트 컬러의 바이오를 내놓는 판국이지만..
언젠간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나 역시. 그리고 지금은 외면해버린 소니 매니아들이 다시 소니 기기에 손을 델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소니에게 희망을 보낸다.
포스팅 끝.
덧붙임)
(SONY Discman D-777.)
사진 없는 포스팅은 왠지 아쉬워서 전에 올렸던 D-777 사진 또 붙임.
(지금 보니, D-777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이 뿐인듯.. (...) )
디스크맨 시리즈의 역작이었음.
이왕 포스팅하는 거 생각나는 소니 CDP 명기들 끄적끄적..
D-Z555, D-303, D-311, D-350, D-777, D-E900..
D-E01, D-ej2000..
'Ver 1.0 글 모음 > Ver.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 게이츠가 떠나면 어떤 느낌일까? (0) | 2008.02.16 |
---|---|
숭례문으로 태안반도를 잊지 말자. (0) | 2008.02.16 |
뒤늦은 맥월드2008 후기 2부_아이튠즈 스토어, 애플TV. (7) | 2008.02.16 |
뒤늦은 맥월드2008 후기 1부_타임머신, 타임캡슐, 아이폰 app. (8) | 2008.02.16 |
끝까지 꿈을 갈망하라. - 폴 포츠. (7) | 2008.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