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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이야기

[Mac] 맥에 대한 회의감 - 맥, 패럴렐즈, 윈도우즈 이야기

맥을 사용한지 1년 하고도 반년째..

 잠에 들기 전에 글 한가닥 타자를 두드리고 잠자리에 들까 합니다. 딴 얘기지만, 블로그에 대한 진중한 고민을 거듭하면서 때때로 속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옛 블로그하던 때가 또 생각이 납니다. 1단 스킨을 구성하고, 검은색이 마음에 들어 검은색 바탕에 회색 글씨로 무장해놓고는 그 어떤 소재에도 국한되지 않고 이야기하던 때 말이지요.

 오늘은 그런 고민의 연장 선에서 제가 최근 겪고 있는 고민 아닌 고민을 풀어봅니다.

 (이하 존칭은 생략합니다.)


맥을 사용한지 1년 하고도 반년째.. (2)

 아이팟 5.5세대로 만난 애플은 나에게 중학교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리버, 코원 등의 기업들이 멋진 제품들을 선보이며 내가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던 때에 미국의 아이팟 세상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음악에 초점을 맞추면서 음악을 20GB의 용량을 넘어가면서 만난 아이튠즈(iTunes)와 아이팟(iPod)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고, 아이튠즈 때문에 맥북이 쓰고 싶다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며, IT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애플의 맥은 중고로도 학생이 다가가기 어려운 가격대를 가지고 있었고, 당시 나는 듀얼코어 시대에 펜티엄4를 어떻게 하면 가성비 극강의 머신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맥에 대한 동경은 있었으나, 분리수거함이나 재활용 센터를 다니며 주워온 제품으로 몇 안되지만, 불우이웃에게 PC를 맞춰주며, 고마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애플의 대안이 정답인가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윈도우즈(Windows)를 늘 신랄하게 욕하던 나였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만한 회사가 과연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고, 우분투는 그 때의 작은 희망의 겨우 불씨일 뿐이었다.

 아이튠즈 때문에 결국 구형 중고 맥미니를 들였다. PPC였고, 파워피시였다. (사실 같은 말이다.;; ) 하지만,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만큼 아이튠즈의 속도나 유연성은 그리 좋지 않았고, 당시 맥OSX의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의 하위 호완성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윈도우즈XP 그리고 그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를 그 때 다시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겨우 5년조차 지나지 않은 운영체제를 PPC라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는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을 보면서 넋이 나갔다.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제조사들을 탓하는 것이 아닌,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군 전역과 함께 맥북에어를 구입했다. 역시 중고였고, 여전히 가성비 최강은 따지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저사양이라고 할 수 없는 저사양에서 맥은 내가 바라던 환경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물론 윈도우즈는 이조차도 못했겠지만, 그렇다고 맥이 속 시원하게 이런 바람들을 해결해주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났다.


맥북에어 11인치 2011년형 최고급 모델의 구입

 저사양 탓을 하면서 저사양은 저사양이니까 넘어가보자..라는 생각과 아직은 맥을 좋아했으므로 2011년형 최고급 모델을 구입했다. i7 1.8GHz, 4GB RAM, 256GB SSD.

 빨랐다. 아주 괜찮았다. 좋다 좋아.

 그러다 비슷한 사양의 윈도우즈 PC를 만났다. 그 녀석은 윈도우즈7이었고, 내가 만진 윈도우즈7의 상황은 맥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애플과 맥은 초심을 잃은 것만 같았다.

 한때 맥의 장점은 저사양에서 최적화가 잘 되어 있는 운영체제와 시스템이 장점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다양한 환경을 지원해야하는 윈도우즈는 8버전에 이르러 세계 최강의 최적화된 운영체제로 태어났다. 물론, 이렇게 된 결과에는 애플의 자극과 선의의 경쟁의 결과였음을 부인할 수 없고, 그래서 맥이 좋다.


문제는 윈도우즈는 필수

 문제는 윈도우즈는 필수라는 점이었다. 윈도우즈를 벗어나려고 그 동안 많은 애를 썼지만, 결국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패럴렐즈를 더 빠르고, 간단하게 돌릴 수 있느냐이다.

 대표적인 것은 역시 빠질 수 없는 MS오피스(MS Office)가 있다. 협업의 문제에 있어서 MS오피스는 당췌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 동안 블로그나 여기저기에서 문서 작업은 구글 드라이브(문서도구)와 리브리 오피스(과거, 오픈 오피스) 등의 대안이 있다고 했으나, 협업에 있어서 꼭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맥 쪽이었다. 아니다 아니다라고 해도 그런 작은 문제들이 하나씩 쌓이고 그렇게 사용을 하다보니, 이제는 패럴렐즈에서 열지 않는 MS 오피스군의 파일들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여는 것조차 찝찝함이 들 정도가 되었다. 맥용 MS오피스는 악평이 자자한데다가 정품 구입을 생각지도 않았기에 애초에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지만, 모든 이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완벽하지 않다."라는 점이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써보지 않았으니, 써볼까 하고 있다.

 그러나저러나 결국에는 윈도우즈는 필수가 된다. 위의 경우와 같이 한글 문제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심지어는 대안이 없는 경우조차 많다. 일례로 전공 수업을 들으며, 이메일로 결과 파일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부딪쳤고, 나는 멀쩡하니 늘 그랬듯이 구글 지메일을 사용해 첨부 파일을 첨부해 메일을 전송했다. 나중에 그 조교의 USB 메모리에 담긴 학생들의 과제 파일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내가 첨부했던 파일이었다. 내가 전송한 파일만이 "ㄷㅔㅇㅣㅌㅓㅂㅔㅇㅣㅅㅡ...."과 같은 파일명으로 전송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윈도우즈에서 간단하게 해결했던 한글 파일명으로 된 분할 압축 파일을 만드는 경우도 다행히 대안이 있었으나, 깔끔하지 못했고, 결국 여러차례 시도하다가 원본 파일을 말 그래도 쌀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그 때는 순간 내가 왜 맥을 써서 이래야만 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며칠간 지울 수 없었다.

 그 외에 윈도우즈에서만 작동되는 서비스나 프로그램들의 이야기는 패스하도록 한다.


가상 머신, 페럴렐즈, VMWare가 답은 아니다

 가상 머신은 답이 아니다. 결코 고사양에서도 답이 될 수 없다.

 패럴렐즈가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래 보이는 것처럼 어느 순간에는 별국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아래 캡쳐한 이미지는 내가 윈도우즈를 페럴렐즈로 돌리면서 만난 어처구니 없는 화면들이다.

맥과 미션 컨트롤, 패럴렐즈, 윈도우즈의 작품.jpg

 위 같은 상황은 패럴렐즈를 돌리고, 맥의 'Mission Control'을 실행시켰을 때, 심지어 종종 맞이하는 화면이다. 그래픽적인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게 보이고, 더불애 외장 그래픽이 없는 맥북에어에서는 이를 사용자가 이해하는 걸까?라는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윈도우즈에서 블루스크린을 만났을 때의 기분.jpg

 위 상황 역시 맥에서 패럴렐즈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보인 화면으로 역시 종종 맞이하는 화면이다. 가상 환경의 한계라고 할 수 있지만 여하튼..

 윈도우즈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맥에 페럴랠즈는 벗어나기 어려운 조건이며, 결국 고사양이 필요한 맥에 한번 더 고사양이 필요한 환경이 갖추어져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사양은 점점 올라가고, 가격은 같이 점점 올라간다. 다행히 맥북에어는 SSD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그나마 이런 작업들이 원활하게 돌릴 수 있지만, 하드디스크(HDD) 환경에서는 녹록치 않다.



이제는 윈도우즈가 쓸만해지고..

 과거, 윈도우즈XP 시절 맥OSX의 등장(타이거 시절부터..)은 센세이션급으로 상대적으로 반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았나 싶다. 윈도우즈에 비해 익숙해지기 쉬운 환경부터 현란한 비주얼적인 인터페이스와 최적화에 따른 낮은 권장 사양 등은 감탄 그 자체였다.

 윈도우즈 비스타가 많은 비난을 쏟아내고, 이후 이를 갈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즈7이라는 걸작을 뿜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윈도우즈7는 윈도우즈XP에 비해 훨씬 더 인터페이스적으로도 뛰어났으며, 사양 최적화는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비주얼적인 면에서 조금 아쉬운 정도..

 이제는 윈도우즈7 이후로 윈도우즈가 맥에 비해 딱히 인터페이스면으로 불편함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있다. 맥이 인터페이스가 좋다.. 사용하기 좋다..라는 말은 옛말이 된 것만 같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맥의 파인더를 어떻게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튠즈와 함께 선보인 파인더의 '커버 플로우(cover flow)'는 과연 보여주기식인가, 실용적인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 동안 맥은 보기 좋으면서 사용하기 좋은 인터페이스의 대표주자였는데 지금은 이를 상실했다. 라이언(Lion)에서 추가되었던 런치패드는 과연 실용적인가? 거기서 한발 더 앞서갈 수 없었던 걸까?



사용자가 자세한건 몰라도 된다며..

 이 쯤에서 내가 맥을 사용하기 전에 맥에 반했던 이유는 사용자가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어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애플은 늘 사용자가 파일 개념을 몰라도 괜찮다라는 방향으로 맥을 만들곤 했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iLife(아이 라이프)' 시리즈의 'iPhoto(아이포토)'는 사용자가 카메라를 꽂고 이 파일이 jpg인지 png인지는 커녕 파일명조차 몰라도 될만큼 만들어버렸다. 아이튠즈 역시 음악 파일을 몰라도 사용자는 음악을 가져오고 듣기만 하면 된다..라는 구상으로 만들어진 것만 같았다. 더더군다나 알려져 있다시피 맥은 애플리케이션 설치에서 마치 윈도우즈가 바탕화면에 바로가기를 만들 듯, 아이콘을 끌어만 놓으면 설치가 되고, 아이콘을 휴지통에 갖다 놓으면 삭제가 된다. 이제는 심지어 '맥 앱스토어'에서 아이폰처럼 앱을 설치한다.

 그러나.
 그러나 결국 사용자가 아이포토에서 사진을 추출해 공유하려고 하면, 파일 개념을 모르지 않을 수 없고, 안타깝게도 아이포토 라이브러리의 폴더 구조는 막말로 최악의 트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당췌 왜 폴더 구조를 그렇게 배열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구성해놓고 있다. 구글 팬인 나는 여전히 피카사 애용자인데, 피카사 역시 아이포토와 같이 라이브러리를 구성해놓고, 폴더 기준이 아닌 앨범, 태그 등의 구조로 사진을 정리할 수 있지만, 사용자가 만든 폴더 구조는 절대 깨트리지 않고, 해당 폴더에 피카사만이 알 수 있는 파일 하나씩을 심어 관리하고 있다. 이게 훨씬 낫다. 물론 아이포토는 자체적인 공유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 페이스북, 이메일, 플리커 등을 지원하지만, 내가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또 아이포토에서 사진을 클릭-드래그로 바탕화면(데스크탑)에 빼놓고 공유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내 라이브러리 폴더의 구조를 내 마음대로 하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아이튠즈 역시 많은 사용자들이 아이튠즈 사용법을 헤매고 있을 정도로 라이브러리 폴더 관리에 매우 민감하다. 한마디로 복잡하다. 물론, 그 복잡함을 이해하고 이겨내고 나면, 거기에 빠져들고 나 역시 그러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아이튠즈의 라이브러리 폴더를 관리하고 있노라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최근 아이튠즈의 대대적인 업데이트 이후, 매우 당황스럽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 최고의 음악 관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는 부인할 수 없다. 송버드가 좀 잘해주길 바라는데, 나부터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걸..)

 특히 맥에서 애플리케이션 관리는 당췌 이해할 수 없었다. 맥은 앱을 끌어만 놓으면 설치가 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사용한 바로는 반반이다. 윈도우즈와 같이 설치되는 앱들은 무수히 많고, 더더군다나 앱스토어 등장 이후, 앱을 설치하는 패턴이 크게 나누어 세가지로 나뉘었다. 아이콘을 끌어다 놓기, 윈도우즈처럼 설치 과정을 거쳐서 설치하기, 앱스토어에서 설치하기. 맥에 익숙한 나조차도 통일성이 없이 이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앱을 하나 삭제하려고만 하면, 이제는 어디서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하곤 하다. 윈도우즈의 제어판 - '프로그램 제거/삭제'를 그렇게 최악의 툴이라고 생각했는데, 맥의 맥 앱스토어 등장 자체는 신선하고 쇼크였지만, 이후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윈도우즈를 그리워하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벌어지곤 했다. 아.. 이런게 윈도우즈의 장점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국 사용자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파일이라는 개념을 무시할 수 없고, 그렇다면 맥에서 파일을 관리하는 주요 방법인 파인더가 사용하기 편리해야하지만, 다수의 맥 사용자들이 비난할 정도의 파인더는 아니올시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

 그래도 맥이다. 전세계적으로 심지어 우리나라에서조차 맥의 점유율은 느리지만, 차츰 올라가고 있고, 메인은 될 수 없지만, 강력한 대중적인 대안 운영체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나는 종종 맥을 사용하면서 '만약 미국이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영어만 사용했다면, 맥이 불편하단 생각은 열에 한번은 했을까 싶다. 맥은 좋다.

 그리고 사양 문제는 결국 총알 문제이다. 총알을 모아서 맥북에어의 메모리가 8기가만 되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 수월할 것이고, 항상 패럴렐즈를 띄워두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4기가)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꿈꿔왔던 맥의 세상은 이런 것이 아니었고, '마운틴 라이언(Mountain Lion)'의 등장으로 애플은 과거 맥의 존재의 이유, 철학, 장점 등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지금은 오로지 iOS와 엮을 궁리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쉽다.

 앞으로 맥을 더 사용하겠지만, 결국 진리는 윈도우즈를 겸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이 지속되는 한 맥은 절대 메인이 될 수 없고, 맥 사용자들도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예전 맥의 철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도대체 왜 사파리는 라이언에서 기능 추가 업데이트를 해주지 않는 걸까.



글을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


2012년 1월 7일 월요일
안드로이드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