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er 1.0 글 모음/Movie

[영화감상문] 월드 트레이드 센터 (World Trade Center, 2006)




[영화감상문]월드 트레이드 센터 (World Trade Center, 2006)

 



줄거리

   4남매를 둔 평범한 가장이자 뉴욕도시를 순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뉴욕, 뉴저지의 항만경찰청 경사 존 맥라글린(니콜라스 케이지 분). 그날도 그는 뉴욕 중심가의 순찰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늘로 거대한 비행기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순간, '꽝'하는 굉음과 함께 다급히 세계 무역센터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피와 먼지로 범벅이 되어 실려 나오는 사람들과 여기저기 파편에 맞아 신음하는 사람들, 그리고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마치 생 지옥과도 같은 그곳은 항공기 두대에 의해 세계 무역센터가 붕괴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곳이었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 다급한 지원요청에 의해 '존 맥라글린' 경사를 비롯한 4명의 대원들은 사고가 난 건물로 들어가지만 순식간에 건물은 무너져 내리고, 건물의 잔해 더미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맥라글린'과 '히메노' 단 둘뿐이었다. 그러나, 살아있다는 안도도 잠시, 시간이 흐를수록 감각을 잃어가는 다리와 메케한 공기, 무거운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만 간다.
 한편, 사고소식이 알려지자, 그들의 가족들은 남편과 아버지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恪또構?기다리며 죽음 같은 시간을 보내고, 건물더미에 깔린 두 사람은 비참한 상황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월드 트레이드 센터, 세계 무역 센터,, 나에겐 뜻 깊은 건물 …

 이 영화가 나왔을 때에 진작에 봐두었어야 하는데, 늘 그랬듯이 고등학생 때의 시간 핑계로 그러하지 못 했다. 부제목에 써 두었듯이 나에게 세계 무역 센터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일거다. 사회과부도 라는 교과서를 받게 되었는데, 겉 표지가 푸른색 계통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연표나 역사 나오기 전)에 보면 오른쪽 하단에 이 세계 무역 센터가 그려져 있다. 내가 이것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내 원래 사회나 지리라는 과목을 꽤나 좋아하고(지금은 이과이지만,,;;) 특히 건물이나 인간이 만든 사물에는 웬만한 관심이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내 관심을 끌만한 것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사회과부도’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교과서였다. 특히나 100층을 웃도는 세계무역센터는 나에게 신비함을 가져다 주었다. 이어서 나는 이 나이에 이 건물을 보겠다라는 꿈 따위를 가지며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중1무렵에는 외삼촌이 미국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외삼촌을 보자마자 이 건물을 보았느냐고 묻기도 했었다. 뭐, 그건 그렇고 그렇기에 세계무역센터는 나에게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중1, 아마 중간고사 기간이었을 것이다. (이 때 당시에는 ‘시 학력 고사’라고 불렀었는데,,) 하지만 나는 사건이 일어난 우리나라 시각으로 12시 정도에는 TV를 보지 못하고 독서실에 쳐 박혀 있었다. 아침이 되서야 TV를 통해 소식을 들은 나는 학교를 가서도 한참을 멍해 있었다. ‘저 건물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무너지는 걸 보고 말다니…’ 라는 생각으로 있다가 집에 와서는 중간고사고 뭐고 다짜고짜 인터넷을 이용하여 9.11테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물이 다 부서져서야 나는 비로소 건물의 역사를 알았고 건물의 위치 등 세계무역센터의 자세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는 곧장 9.11테러에 대한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하루하루 정보들이 빠르게 올라왔다.

 어찌되었건 이렇게 나와 이러쿵저러쿵 관계(?)를 맺게 된 세계무역센터가 영화로 나왔으니 나는 중1 때의 추억 따위를 떠올리며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 영화를 더욱 감명 깊게 보게 되었다.


영화 WTC의 슬픔 + 내 기억 속의 WTC의 슬픔.

 영화 WTC(World Trade Center)를 보면서 웃는 시간보다는 슬픈 표정을 짓는 시간이 많았다. 뭐, 당연한 결과겠지만, 9.11테러 당시 온갖 정보를 살피며 9.11 테러 피해자들의 아픔도 기억해 버린 나로써는 더욱이 슬플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중1 그 당시에 사진으로나마 보았던 사람들의 표정, 동영상, 참혹한 상황들,, 그런 것들이 떠올려 지면서 더욱 슬퍼진 듯 했다. 다행히 영화 WTC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형식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사람은 그나마 마지막에는 웃음으로 끝날 수 있었다. 나도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형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뭐라 그럴 상황은 아니지만, 9.11 테러의 희생자들의 슬픔을 좀 더 극대화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 이 부분은 그냥 얼버무리면서 넘어가련다.

9.11테러의 아픔을 담기에는 부족한 영화.

 사실 처음 볼 때부터 의아하기는 했다.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9.11 테러가 발생했고, 사건 전개가 너무 빠르지 않나 싶더니 바로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영화의 80% 정도는 경찰관 두 사람이 돌에 깔려 있었다. 나야 WTC에 뭔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봤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지겨웠을 만하다. (나도 지겨운 면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부족했고, 차라리 이 영화를 보는 시간에 9.11 테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나름 기대를 했던 영화인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영화 World Trade Center을 보고……

2006-11-29

이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