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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오늘의 일기. 나래 키우기.



근질근질..
진작에 쓰려던 글인데 결국 이 시간이 되어버렸다..(아뿔사..;;)

오늘의 일기(-> 또 뜬금;;)

나래의 수행평가를 도와주는 착한 오빠가 되었다.
오전부터 영어 번역 숙제가 있다면서 끙끙거렸다.
난 애써 모른 척 했지만, 또 저러다가는 하루 종일 걸려 정작 해야할 공부를 못할 판이었다. (안그래도 공부할 시간이 없다며 투덜거렸다.;;)

 "오빠야, 이거 좀 도와달라니까~"
 "나 분리수거 해야돼~"
 "아, 오빠야는 보기만 하면 알잖아."
 "분리수거하고 친구나 만날까~"
 "오빠!"
 "아..알았어.. 농담 한번 했더니만..끌끌.."

 "분리수거 하고 왔으면 이리 좀 와봐~"
 "손 닦아야지~"

 "손 닦았으면 이것 좀 봐줘..(이제야 애절한 연기..;;)"
 "이제는 방석 정리해야지~"
 "아..안해줄꺼야?"
 "과자나 먹을까.."
 "됐네요.."
 "너도 먹을꺼지? 자, 이제 보자.ㅋ"
 "요기요기~"

늘 이런식의 대화가 된다.
내가 잘 도와주려고 하지 않자 무료 번역 사이트를 안다며 들어갔으나 사이트는 어설프기 그지 없었다. (사실 자기가 회원가입한 아이디, 비번도 까먹고 있었더라;;)

 "끌끌..오빠야는 번역 사이트 3개나 아는데. 그리고 워드에서도 무료 번역 해주고." (-> 난 한글2007은 모른다.)
 "오와? 정말? 그럼, 알려줘야지~" (-> 나래는 한글2007을 쓰지만, 아는 기능은 오로지 타자 기능뿐.;;)
 "넌 외고 출신이니까 네 실력 발휘를 하렴."
 "아..ㅠ"

궁시렁궁시렁 시간이 흘러 영어 수행평가를 마쳤다.
자기 소개를 영어로 하라는데, 한글로도 못쓰는 판에 영어로 하니 죽을 맛이었을꺼다.
근데, 나도 놀란건 A4 용지 한페이지 분량을 외워서 발표하란다. ;;

시간이 흘러 이번엔 사회 과제란다.
아, 좀 쉬려고 하니까 또 오빠야 타령이다. (하루 종일 한건 없지만, 쉬어야 한다. ;;ㅋ)

 "요기 봐봐. 아니, 내가 불러줄게~ 남북 통일 후 국기에 들어가야 할 의미로는 무엇이 있을까? 야. 나는 뭐라고 쓰고 싶냐면, 평화, 정토성, 통일, 역사성을 쓰고 싶어. 응? 정토성? 정로성이라고 쓴건가? 정토성은 뭐지? 정통성인가..;;"
 "자기 쓴 것도 못알아보면서 오빠야한테 뭘 바라는거야."
 "정통성인가보다. 어쨌든 이렇게 쓰고 싶어."
 "그럼, 그렇게 써."
 "잉? 아니아니.. 이걸 두문장으로 써야돼..ㅠ"
 "그럼, 늘여서 두문장으로 써."
 "아니아니.. 나는 못하겠으니까 오빠한테 도움을 요청하잖아..ㅠ"

생각해보니 나름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도 구박을 하니, 이제는 그래도 나름대로는 생각을 해서 도와달라는 태도.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또 다른 질문들에 채워진 나래의 글씨들을 보니, 오, 꽤나 그럴싸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정말 머리가 마이 커졌다..(ㅡ_-)b

 "흠.. 남북 통일을 궁극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평화를 국기에 넣어야 하고.. 그리고, 정통성 빼고 전통성으로 해. 남북을 통틀어 한반도 전체에.."
 "아, 천천히!"
 "뭐가 천천히야. 그냥 써."
 "너무 빠르잖아..ㅠ"
 "그러니까 듣고나서 네 머리에서 생각을 굴린다음 써야지. 무턱대고 그냥 쓰려고 하니까 그게 써지니..끌끌.."
 "아, 어떻게 그걸 외워.."
 "누가 외우래..아니면, 녹음기를 사던가.."
 "그러던가 해야지 이거원.. 상징할 수 있는 뭐라구?"
 "재방은 없어."
 "아, 나빠. 평화를 국기에.. 그 다음 뭐더라.."
 " (-_ㅡ;;) "

그 다음 문제.
 "남북 통일이 이루어지면 다음 수도로써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야.. 내가 쓴 건 첫째, 남북 발전의 기점이 되는 곳 둘째.."
 "그냥 서울로 하자고 해.ㅋㅋ"
 "나도 그러고 싶어..ㅠ 이런거 왜 하는거야. 아, 정말 하기 싫어."
 "그 다음 빨리 읽어. 너같이 공부만 하는 애들 머리 굴려주려고 이런거 하라는 거지 무얼. 신문은 맨날 TV프로그램 편성표나 보면서..ㅋㅋ"
 " (-_ㅡ;;) "

이렇게해서 오늘 하루 나래의 과제도 끝.



PS. 원래 전자전 후기 쓰려던 글인데, 어째 뜬금으로 빠지더니, 이렇게 되어버려 그냥 포스팅.


2007.10.14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