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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소심한 대학교 생활 처음의 결석. 그리고 하얀 밤을 불태우다.




막장 블로그.
막장 학교 생활.
막장..


예전의 언젠가 포스트에서 '막장'에 대한 포스팅을 했더랬는데..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막장이란 단어를 입에서 아주 쉽게 내뱉는다.
아직도 한참이 모자르다는 것을 증명한다..킁;;


2학기가 개강한 뒤, 학교는 영 갈 맛이 나지 않았더랬다.
친구들이 학교 생활 어때? 라고 물으면, 이것저것 말하기도 구찮고, 말하기도 애매모호하고,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음.. 괜찮아. 라고 대답했더랬다.
괜찮기는..무슨..

그 이후로 대학교 와서 학교가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처음이였다.
그래도 여름 방학 때는 의욕이나 내보자..라는 심보에서 22학점이라는 과부하 상태의 학점을 신청했더랬고, 나 스스로도 과부하적인 계획을 했더랬는데, 추석이 다가오고, 그 때를 기점으로 나는 결국 무너졌다.

과목마다 따로 있어야할 노트는 그냥 연습장 같은 노트로 통합시켰고,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그래도 겁은 또 있어서 필기는 잘도 해두었다.

하지만, 지각이 연이어 반복되었고, 고등학교 동창 녀석은 너 왠일로 요즘 지각이냐. 라고도 물어봤더랬다.
뭐,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아, 늦을 수도 있지무얼..이라면서 떼워버렸다.
뭐,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그 친구와는 또 mp3p 얘기를 했더랬지..
난 티 안내기의 대장이다..풋;;


그리고 블로그를 임시 운영하면서 기운을 대략 되찾았다.
음악을 들어도 흥이 나지 않아서 끊었던 음악도 퀸 음악만을 들으며 연명이라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카메라도 예전보다 횟수가 적어지게 되긴 했지만, 어쨌뜬 종종 꺼내게 되었다.

하지만, 몸이 돌아오질 않는다.
그럴만도 하다.
잠은 야행성인데다가 낮에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서 베란다 한번 가서 바람 한번 맞고 또 자고, 컴퓨팅 좀 하고, PC잡지 한번 보고, 신문 보고 이런 일상이니 몸이 돌아올리 있나..
(쓰다보니, 밥은 언제 먹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만 이렇게 살테다무얼..

어쨌뜬, 그랬더랬는데, 아니 수업을 왕창 늦어버렸다.
1학점짜리 영어 수업이었는데, 무려 30분이나 늦어버려..
그냥 빠지고, 오랜만에 도서관의 냄새를 맞다가 그냥 다음 수업을 들으러 갔더랬다.
오랜만에 간 도서관의 냄새는 향긋했다.


그리고 돌아온 길.
이제 정신 좀 차려보자고 한 게 금새 또 한 주가 지나간다.
내일은 기필코 미분방정식의 레포트를 내리라..라고 했지만, 역시 해둔게 없다.
밤만 되면 퀸 음악과 함께 마음을 달래고 있느라 날짜가 가는 줄도 몰랐더랬다.
이미 2주나 늦어버린 레포트인데도 의지가 부족했더랬다. 끌끌..

하지만, 내 머리가 또 어떤 머리였던가..
나는 이상하게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총명해진다. (왠 자찬;;)
고딩때는 미분 공식을 보며 재미는 있는 것 같은데, 안 외어지더니, 지금은 한번 보고 척하고 외운다.
그 땐 싱숭생숭 이리저리 정신이 없더래서 그랬나..
하긴, 중딩때도 나의 공부 방법은 필기 한번 제대로 정리하는 것으로 끝내곤 했다.
응용력이 부족했더랬지만, 남들이 죽어라 외울 때 나는 필기를 제대로 끝내며 공부를 했더랬다.

헛소리가 많다.
어쨌뜬, 그렇게 하얀 밤을 불태워 일주일은 걸려야 했을 레포트를 순식간에 끝내버렸다.
방학 때 이후로 미분을 보지 않아서 가물가물했는데도 불구하고 내 머리의 코어들을 죄다 돌리니 가능했다.

오랜만에 들은 이루마의 음악은 감미로웠다.
퀸의 음악에 빠져..
아니, 조금 속어 표현으로 쩔어서(!!) 산지 약 1주..
음악을 끊었다가 퀸음악을 들은게 2주..
이루마의 음악은 얼마만에 듣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도움이 되었다.
애초에 오늘 밤에도 퀸을 듣고 싶었지만, 레포트가 시급했기에 듣지 않으려 했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또 감정에 복받치며 마음 다스리기에 바쁠테니까..
멀티코어인 내 머리는 그것을 감당하지만, 지금은 급해서 코어를 모두 돌려야 한다..;;
그래서 이루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피아노 소리는 지금은 그냥 키보드 소리밖에 내지 못하는 내 손을 대신해 감미롭게 들려온다.


그렇게 오늘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내일은 학교를 좀 일찍 가야 하므로 그냥 날밤 샌다.
내일 분명히 고마운 친구들이 나를 부를텐데, 진흙 만지듯이 마음을 차곡차곡 잘 어루만졌다가 친구들을 만나야겠다.
하얀 밤을 불태웠지만, 그들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면 열밤을 새도 내 몸은 아깝지 않다.
그들이 있었기에 또 내가 태어났음에 감사해야 하는 날이니.
아침에 박카스 한병을 먹으면 장땡이다!


또 글이 길다.

그냥 여기서 끝.

어쨌든, 소심하지만, 대학교 생활 처음의 결석을 했고, 하얀 밤을 불태웠다.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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