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온 나는 저녁을 챙겨 먹었더랬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래는 나에게 오빠 돼지~ 라면서 놀려댄다..(-_ㅡ;;)
하지만, 이내 와서 자기도 먹고 싶다라는 말에 오빠는 젓가락으로 햄을 찍어 건내준다.
이런게 형제간의 우애 아니겠는가?
저렇게 귀여운 동생을 내 고등학교 때 더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이 온다.
늘 고맙고, 또 고맙다..
피구를 하다가 손에 잘못 맞아 손가락이 부어댄다..
뭐, 이런 걸로 그러냐..라고 했지만, 이번의 나는 애써 나를 숨기지 못하고, 괜찮냐, 아프지 않냐..라면서 계속 물어봤더랬다.
내 피가 얘도 흐르는지라 아, 괜찮아~ 라면서 먹을 것 타령이나 한다.
아프면서 애써 안아픈 척 하는 건 나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얘도 엄마한테 배웠을테지..
이어서 학교 생활을 괜찮냐.. 요즘엔 어떻게 공부하냐..
내가 봐도 세세히도 물어본다.
나는 나래만은 고등학교 생활을 잘 했으면..하는 바람에서 나래의 학교 생활을 종종 물어보곤 한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응..이라고 대답하는데, 가끔 심각하게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면 얘가 무슨 일은 없는건가..하는 걱정이 든다.
너무 큰 걱정인가..싶다가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나래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땐 내 스피커 BR-1000A에서 최대의 볼륨으로 퀸의 음성이 쏟아지고 있더랬다.
난 나래 앞에서 실컷 웃어보이며, 오늘 수행평가는 잘 했니.. 한복은 잘 입었니.. 춥진 않았니..하고 많이도 물어봤다.
내 방안에서 들리는 프레디의 목소리는 웃으라면서 나에게 격려를 해주었다.
"나래야, 저 노래 좋지?"
"아니 뭐.. 좋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ㅋㅋ"
"그래? 뭐, 하긴.. 나래한테 좀 시끄럽긴 하지."
"나, 밥도 한 숟갈 주면 안돼?"
"너나 돼지 해라~ㅋㅋ"
"아, 이번 곡은 정말 좋아."
"그래? 오빤 맨날 똑같은 노래만 들으면서."
"잘 들어봐. 좋다니까? 노래 제목은 Doing All Right야.."
"응.."
"무슨 뜻이야? 해석해봐."
"빛을 잘 하다?"
"아, 아니;; 롸이트..;; 노래에 지금 나온다. 두잉 올 롸이트~"
"음.. 옳은 것을 하고 있다?"
"음.. 거의 맞았네. 나는 잘 하고 있어..라는 뜻이야. 마찬가지지뭐.."
"응. 그렇구나."
"근데,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 그래도 가사는 좋은거야.. 잘 하고 있다잖아.."
"나 독서실 갔다올게~"
"춥잖아. 담요는? 왜 맨발이야. 뭐, 걸쳐 안입어도 돼? 어, 안녕~"
그래도 가사는 좋은거야..
가사는 좋아..
나는 그 가사들 때문에 살아가는데..
그런 건데 말이지.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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