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맥월드2008 후기 3부_맥북 에어. - 2008/02/17 00:51
인터페이스의 혁신만으로 의미있는 맥북 에어. - 2008/02/17 02:41
뭔가 텅..빈 것 같다..라고 생각했더니 맥월드2008의 후기를 마치지 않았더랬다.
맥북 에어에 대한 얘기를 쓰다보니 머리 속에서 잊혀진 듯 하다.
일단 포스팅을 시작하기 전에 일별 방문자 수를 확인한다.
놀라운 수치..
에어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난 뒤 하루 뒤에 1000명을 돌파하였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방문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올블로그에서는 약간의 추천을 받았고, 역시나 한국 독점 검색 엔진인 네이버에서 많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어쨌든, 그럼 포스팅 시작.
맥월드2008 이전에 애플은 맥프로 업그레이드 버전인지를 발표했더랬다.
그 얘기를 하는 듯.
애플은 일반인 중에 일반인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만들면서도 프로를 위한 제품 라인업을 만들어 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일반인과 프로들의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
일반인을 위한 아이맥이 있다면, 프로를 위한 맥프로 라인업이.
일반인을 위한 맥북이 있다면, 프로를 위한 맥북 프로 라인업이.
(게다가 얼마 전엔 출장이 잦은 프로들을 위해 맥북 에어 라인업을 신설.)
동시에 모니터가 있는 일반인을 위해 맥미니 라인업을.
소니에 반했던 이유는 바로, 매니아들과 프로들을 위한 제품 라인업 때문이었고, 그 라인업을 표준화시켜 일반화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전의 애플은 그렇지 않았으나 잡스가 돌아온 애플의 전략들을 보면서 애플의 매력을 느끼게 된 듯 하다.
2008년이 시작하고 벌써 2주만에 애플은 상당수의 신제품을 선보였고, 업그레이드 버전들을 선보였다.
2007년의 애플은 아이폰 외 수많은 제품들로 일대 애플 부흥기였다.
2008년의 애플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억측일지는 모르나 내년 맥월드2009에는 저 수많은 사람들이 맥북 에어를 들고 올테지..
맥북 에어는 단순 라인업 구성 때문에도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의가 크다.
기조 연설을 끝내려는 스티브 잡스.
무대의 막이 걷히고 피아노를 걸친 누군가가 나타난다.
피아노 의자에 앉은 그의 무대는 슬그머니 관중들의 눈 앞의 무대로 스르륵 끌려 왔고..
그는 제법 그럴싸한 연주를 선보였다.
여기서도 애플의 철학은 드러난다.
단순히 제품 발표회이고, 기술적인 이야기이기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은 사람들은 마치 디저트를 먹는 것처럼 맛깔스러운 피아노 공연을 바라보며, 자리에러 일어났다.
애플이 기술을 기술로써 선보이는 것이 아닌, 부드럽고 유연하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작은 배려 때문이 아닐까.
(뭐, 나는 이내 퀵타임을 종료시켰지만..(...) )
맥월드2008 소감.
맥북 에어에 대한 이야기는 앞에서 모두 구구절절 했으므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다만, 위에서 써둔 것처럼 사실 스티브 잡스는 맥북 에어를 팔기 위해 내놓은 것보다 이 제품 하나로 '애플'이라는 이름이 더 넓게 퍼져나가길 바랬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가 The World's Thinnest notebook을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들을 압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최고가 되려는 그의 성격 때문에서도 있지만, 이슈화를 시키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듯 하다.
물론, 그 뒤를 따르는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가능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그것을 노렸다면, 잡스의 목표는 대성공을 이루었다.
'맥북 에어'라는 이름이 전파되면서 '맥북'이라는 이름이 전파되었고, 또한 '맥'이라는 이름이 전파되었다.
얼리어답터들은 각각 네트 상에 맥북 에어에 대한 이야기들을 쏟아 부었고, 더불어 맥, 애플이라는 제목의 글들을 쏟아부었다.
맥북 에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일반 소비자들은 검색 엔진과 기사들을 통해 맥이라는 존재와 애플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은 이슈화되는 이 물건을 검색하였을 것이며, 얼리어답터들과 프로슈머들이 써놓은 글들을 보며, 맥이라는 존재, 애플이라는 존재. 더 나아가 맥OSX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알게 되었다면, 아이팟, 아이폰 등의 애플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며, 'i'로 시작하는 각종 어플들과 디바이스들의 연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곧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것의 파장 효과는 상당하며, 구글이든 네이버든 '애플'이라는 이름이 1월 동안 여기저기서 오고 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맥북 에어는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맥월드2008 이후 애플 주가가 하락했다라면서 다수의 소비자들의 맥북 에어에 실망한 것은 아니냐..라는 글들이 상당수 있는데, 애플의 역사를 살펴보면, 맥월드가 있은 직후의 애플 주가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나는 경제학도가 아니어서 알 수는 없지만, 맥월드 이전까지는 애플에 대한 기대와 포부 등이 주가 상승에 기여하다가 맥월드로 제품이 발표되면 그 기대가 사라지게 되므로 그 영향에 따라 주가가 다소 하락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최근 대다수의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애플 주가는 양호한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맥북 에어는 성공했다.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애플의 철학이고, 그것을 컨텐츠와 융합시키려는 것이 애플의 최종 목표라 생각했었다.
처음에 애플을 알았을 때에는 인터페이스의 혁신만으로도 놀라웠고..
아이폰 발표 이후 컨텐츠와 거진 100% 융햡하는 것을 보고, 그 놀라움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애플이 준비하고 있었던 또 다른 궁극의 목표가 무선 시대의 개막 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맥월드2008은 나에게 있어(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에게 있어) 일대 충격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동안의 애플의 행보를 보면 이 맥북 에어를 위해 조금씩 조금씩 작지만, 큰 노력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맥북 에어를 위해 그 동안 어떤 기업도 그럴싸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802.11n을 100% 호환시킨 IP공유기를 꾸준히 내놓고 개선하고 있었으며, 기존 맥 라인업인 아이맥, 맥북, 맥북 프로.. 그리고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에도 다른 기업들은 탑재하지 않던 무선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었다.
또한, 아이튠즈 스토어와 무비 렌탈 서비스을 보면, 일종의 DVD와 같은 미디어 매체는 무선 디지털 시대에 방해가 된다..라는 애플의 메세지를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작년 상반기 때 발표되어 충격을 주었던 백업 어플리케이션 '타임 머신'.
그리고 그 타임 머신을 100% 연동시키는 '타임 캡슐'의 발표..
맥북 에어를 위해 그들은 무언가 조금씩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무선 시대의 개막'이라는 그들의 모토 역시 아주 작은 축에 속한다.
물론 다른 PC제조사들과 비교하면 이것조차도 어마어마한 철학이지만, 그들의 시점에서는 고작 '인터페이스의 혁신'을 위한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다.
그래서 애플은 놀랍다.
나는 공상 SF 영화를 좋아하고 미래를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무의식 중에 생각에 빠져있을 때는 종종 미래를 상상하는 꿈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화성에 도시를 짓는 것이라는 허망한 꿈조차도 갖고 있는 나는 그래서 도시 구성도까지 어느 연습장에 그려놓기도 했다.
이렇게 미래를 상상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세상을 애플은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내 상상에 비하면 아주 조금씩이지만, 그것조차도 보여준 이가 없기에 겨우 20년을 산 나는 충격에 빠지고 있다.
어쨌든 덕분에 나는 이번 맥월드2008을 보면서 애플의 행보를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보기로 마음 먹었다.
문제는 아이팟의 발전을 보면서도 늘 그런 생각을 했었다..라는 것인데, 이번에도 단지 마음 먹기가 아니길 바란다.
더 넓은 시야와 더 앞서나가는 미래를 보고 기술의 발전을 예측하며 애플의 행보를 지켜볼 수 있는 내 자신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 아쉽다.
이번 맥월드2008의 스티브 잡스 키노트를 보면서, 그래도 작년까지는 그런 느낌을 잘 받지 못했는데, 스티브 잡스는 너무 늙어 버렸다.
20대에 주름 하나 없이 반듯한 외모와 구겨짐 하나 없을 듯한 정장을 입고 너무나도 자신 만만하게 프레젠테이션 하는 잡스가 결코 멋져 보이진 않았지만, 지금의 잡스를 보면 다시 그 때로 되돌려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뭐, 사람이란 것이 원래 늙으면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하곤 하지만, 재미있게도 스티브 잡스는 특히나 그의 20대로 되돌려 주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겪었던 그의 여정과 생각들, 깨달음 등을 통해 PC 업계를 그 때부터 완전히 뒤집어 놓아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아닌 그 자체를 보여주라고 격려해주고 싶다.
얼마전, 애플의 키보드 단축키에 관한 컬럼을 보면서 윈도우즈의 단축키 중 Ctrl + C가 애플의 매킨토시의 단축키인 Command + C 에서 베껴왔음을 알게 되었다.
GUI만을 베껴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MS는 그런 작은 일부분까지 세세하게 베껴왔었더랬다.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 않은 듯 쓰고 있는 Windows 키도 애플 키보드의 애플 키에 기인했음까지 확인했다.
윈도우즈를 사용하면서는 윈도우키를 사용할 일이 없으나 애플의 매킨토시를 사용하면 그 애플키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매킨토시 운영체제는 GUI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물론, 그것이 억측일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
그런걸 보면,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그 동안 나는 참 무지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는 전자 기기를 사면 매뉴얼을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는 것은 시대를 따라가지 않는 것이며,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디바이스의 모델명조차 모르는 것은 무지의 출발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그 기기를 사기 위해 지출한 금액만큼 그 기기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더더욱이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기기의 기능이 어느 메뉴에 있는 지 조차 모르는 것을 보고 나는 황당해 했다.
PC를 갖고 게임만 하는 것은 정말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PC를 눈 앞에 누고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으며, 작업의 효율성은 극대화 되는데, 그냥 단순한 기계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는데 화질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화소수만 고려하는 사람들이 참 무지해보였다.
mp3p를 구입하는데, 음질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용량만 고려하는 사람들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태도가 무지했다.
원래 IT기기,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것은 그 본질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것의 효율성을 올려주는 것인데, 나는 본질을 망각했다.
마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가 있는 것이 아니고,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마치 음악을 듣기 위해 mp3p가 있는 것이 아니고, mp3p를 구입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것을 일찌감치 알아챘다.
누구처럼 DSLR로 내 재산을 말아먹기 전에 알아챘고.
누구들처럼 거치형 오디오 시스템으로 집안 재산을 말아먹기 전에 알아챘다.
더군다나 PC에 수십만원을 붓기 전에 내 셈프론 CPU와 512MB 늘린 1기가 램에서 알아챘다.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더더욱이 다행인 것은 그 속에서 원인을 찾아냈다라는 것이다.
바로 이 모든 것은 엔지니어들의 책임이었다.
인터페이스를 어렵게 만든 그들의 책임이었다.
휴대폰의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만들지 않은 엔지니어들의 책임이었고, PC를 PC답지 않고, 기계처럼 보이게 한 것도 엔지니어들의 책임이었다.
사람들이 화질이 아닌, 화소수, 화소수 라고 언급하는 것 역시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지 않은 인터페이스 때문이었고, 우리 어머니께서 mp3p에 직접 음악을 넣지 못하는 것도 그것이 무지한 것이 아닌, 메뉴얼을 읽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어려운 인터페이스를 만든 엔지니어들의 책임이었다.
그것을 차츰 깨닫던 중에 바라본 애플은 나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아이팟이 그 시작이었던 것 같다.
아이팟 구성물에 포함된 단순히 DOCK이라는 곳에 아이팟을 올려놓기만 하면 PC와 맥에 있는 음악 파일들이 자동으로 아이팟에 전달되어 동기화된다.
동기화가 끝나면 아이팟을 갖고 외출하여 음악을 들으면 된다.
음악 파일이 어느 폴더에 있는지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음악을 듣는 것은 가수명과 앨범명, 노래 제목이지, 음악 파일의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P2P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책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음악 파일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Just Click.
그것이 애플의 철학이었다.
아이튠즈 스토어에 가서 합리적인 금액인 노래당 1달러. 즉,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을 지불하면 된다.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음반당 만원 가량 하는 것에 비교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음질??
그런 것은 어느 정도 들리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 위한 것이지 음질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프로들에게 음질은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팟은 꽝이다??
아니었다.
아이팟은 해답을 갖고 있었다.
아이팟의 라인아웃을 이용해 프로들은 각자 갖고 있는 엠프에 꽂고 그것을 헤드폰이든 커널형 이어폰이든, 스피커 등에 꽂아 음악을 들었다.
당연 PC와 맥에 있는 노래들을 모두 옮겼으니 그 조그마한 화면에서 음악파일을 찾기 어려울 수 있었으나 애플을 아이팟의 스크롤휠로 그것을 멋지게 해결했다.
아주 오래전 전화기의 번호를 누르기 위해 손가락으로 전화기의 어느 장치를 돌렸던 것처럼, 아이팟의 스크롤휠에 손가락을 사뿐히 올려놓고 돌리면 노래 목록들도 스르륵 움직인다.
디지털적인 특성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아날로그적 느낌이 들도록 한 아이팟은 그렇기에 존재할 수 있었고,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을 수 있었다.
아이팟은 너무도 쉬워서 구성물 안에 두꺼운 메뉴얼 따위도 들어 있지 않다.
아이팟을 보고 이후 국내 제조사들도 하드형 mp3p를 내놓았지만,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포인트를 잘못 잡고 있었다.
아이팟의 포인트는 단순히 큰 용량이 아니었다.
혹자는 아이팟은 자신이 음악파일의 위치를 알 수 없어서 불편하다..라고 하는데, 그것 자체가 넌센스다.
어차피 우리는 그 음악 파일이 결국 하드디스크 플래터 상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가 보이는 폴더와 파일도 결국은 그냥 데이터 관리의 한 종류일 뿐이다.
아이팟의 태그 정렬은 단순히 폴더 정렬법과 다르면서 동시에 더 뛰어난 검색을 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법인 것이다.
아이팟이 음악을 듣기 위한 궁극의 인터페이스다.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라고 생각할 때쯤 아이폰이 등장했다.
스크롤 휠을 뛰어 넘는 멀티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사람의 감각 중 가장 빠르게 머리로 인식할 수 있는 시각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역시 그냥 dock 위에 올려놓으면 음악 파일들이 자동 전송되었고, 음악을 듣기 위해선 아이폰에 8분 음표 두 개로 된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내가 원하는 가수명을 누른 뒤 앨범명을 누르고 노래 제목을 누르고 들으면 되었다.
노래 목록이 많은 것을 어떻게 해결하나..했지만, 아이폰의 스크린 위에 손가락을 놓고 종이를 올리듯이 사뿐히 올리면 노래 목록들이 스르륵 올라가는 것이 해답이었다.
너무나 명쾌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혁명이라 불렀다.
맥OSX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싶지만, 말을 줄여야겠다.
왜 이렇게 진작부터 만들 수 없었는가.
왜 사람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mp3 라는 파일 확장자를 알아야 하고, 'Universal Serial Bus'의 약자인 USB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윈도우즈의 탐색기라는 것과 이동식 디스크를 알아야 하는가.
심지어 폴더 개념까지 인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단순히 사람들은 음악을 듣기 위한 것인데, 그렇기 위해 난관은 너무 많았다.
그러면서 고작 엔지니어들이 하는 얘기는 음악을 듣기 위해 기기를 배워라! 였다.
그리고 나는 그런 줄 알았다.
애플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또 나란 존재의 생각이 얼마나 짧은 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연봉 1달러를 받으면서 자신의 꿈과 열정을 부어 자신이 만들고 싶은 디바이스를 만드는 스티브 잡스가 부러워졌고, 존경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애플을 100% 찬양하지는 않는다.
너무 잘나면 안된다고, 그들이 항상 그 가운데에서 조율하는 것을 앞으로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들은 그러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1980년대에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GUI를 내놓고 자신이 대단한 마냥 떠들어댔으나 사람들은 친숙하지 않아 외면했다.
하지만, 97년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통해 맥의 존재를 알렸고, 아이폰을 통해 멀티터치라는 개념을 알렸으며 그 기반이 다져진 뒤, 멀티 터치 패드를 탑재한 맥북 에어를 내놓았다.
또한, 그들이 미국 시장에서는 그렇게 잘 먹고 잘 사는지는 몰라도 아시아를 무시하고 있다간 분명 큰 코를 다치고 말 것이다.
한중일로 구성된 동아시아를 무시하고 단순히 그냥 물건 팔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경영은 분명 일침을 가하고 싶다.
책임을 지지 못하면 물건을 팔지 말아야할텐데, 그들은 마냥 X배짱이라는 식이다.
물론, 그것이 기업 경영의 근원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엄연히 한국의 소비자로써 일침을 가할 것은 가하고 싶다.
사실 비판이라기보다는 애플이 한국에 들어와 무언가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 더 큰 바람일 것이다.
진짜 IT라는 것이 무엇인지, 진짜 디지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애플이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떠덩거리며 거만한 자세로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며, 그러면서 A/S라는 그럴듯한 가면을 쓴 채로 자신들이 IT 업계 최고라는 자만심을 내품고 있다.
사실 과거를 들추어 보면 현대 전자에게 발꿈치도 들지 못했던 그들이면서 괘씸하기까지 하다.
(난 현대전자가 전신이었던, 현재의 하이닉스 반도체에 더 박수를 주고 싶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IT라는 분야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복잡하고, 맞춤형 서비스 및 디지털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 길은 있다.
애플도 21세기 이전에는 망하기 직전까지 갔었다는 것을 명시하자.
그들이 재정난에 시달려 자존심을 굽히고 굴욕적으로 MS에게 협조를 요청했던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 애플을 견제하고 있는 MS를 보면, 분명히 IT라는 것에 길은 있다.
바람이 있다면,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넓은 시야를 갖어 글로벌 세계로 나아갔으면..라는 것이 내 바람이다.
다음의 카페 서비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서비스.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 등등..
얼마나 창의적이고 멋진 서비스가 많았는가.
지금의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사용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IT 웹 서비스들은 서비스가 선보이게 될 때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IT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일대 대작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다음의 카페 서비스는 구글이 '그룹'이라는 서비스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서비스는 미국의 대학생들이 만든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로.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는 미국의 '위키 백과'로..
그리고 국내 창의적이고 멋졌던 서비스는 결국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고, 미국과 해외에서 새롭게 태어난 서비스들을 창시한 자들은 억대 부자가 되었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만든 그 대학생들은 여느 대기업들이 제안한 상상 초월의 금액에도 매각시키지 않았다.
알고 보면 SK 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서비스를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데, 그들은 다르다..
티스토리나 레몬펜, 한RSS 등..
지금도 얼마나 멋진 서비스들을 우리는 창조하고 만들어내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분명 IT 강국은 맞다.
게다가 세계 최대의 UCC 사이트, 유튜브 이전에 UCC를 최초로 만들어낸 한국의 IT는 대체 어디로 갔는가..
만약 국내 UCC 사이트 중 한 곳이라도 다국어를 지원하고 웹표준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인터페이스를 편리하게 만들었다면, 아마 세계 최고의 UCC 사이트는 국내 사이트 어느 사이트였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지금처럼 동영상 앞 뒤에 광고를 넣어 국내 네티즌들조차도 유튜브를 사용하는 꼴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말이 길어졌다..
애플을 보면서 내 시야가 트였고, 그 뒤로 엔지니어적 시점과 일반인의 시점에 서기를 무던히 노력하고 있고, 일상에서 디지털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최대한 말을 조심히 하고 있다.
이전에는 휴대폰 기능에 대해 설명할 때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용어들을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듯이 설명했지만, 지금은 지상파 DMB와 위성파 DMB를 얘기해 줄 때에는 무료로 볼 수 있는 DMB와 유료로 볼 수 있는 DMB로 간략히 설명한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일종의 배려라는 생각이다.
애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다른 길로 센 것도 같고, 여기저기 할 얘기들을 한 것 같다.
사실 이것을 끝으로 앞으로 IT에 대한 포스팅은 하지 않고 싶다.
앞으로 더 넓은 세계를 보고 더 넓게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춘뒤, 다시 IT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다.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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