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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거북이의 이상한 자전거 전국일주 여행기

(2008.01.15) 그 마흔한번째_제주도 - 소인국 테마파크 가는 길.

시간이 남아..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보니 몸은 한결 가벼워졌었다.
그럭저럭 나아진 듯 했다.
찜질방에서 12시쯤 나왔던 것 같은데, 배 시간은 7시뿐이었고 애매모호한 시간이었다.
무얼 해야 좋을까..하다가 찜질방 PC를 이용해 제주도 여행기를 살피다 버스를 이용해 소인국 테마파크로 가는 방법을 알아내 그곳으로 결정했다.



소인국 테마파크..??

소인국 테마파크.
부천의 아인스월드와 비슷한 곳으로 실존 건물들을 축소한 모형을 전시해둔 곳이다.
서귀포 시에 가기 전에 제주도 투어를 하면서 둘러볼 셈이었는데, 늦어져서 가지 못한 곳이었고, 비를 맞으며 지나갈 때 소인국 테마파크의 팻말만 보고 지나가야 했다.
그래서 어제 찜질방에서 하루 묵고 가기로 한 것을 잘 했다고 생각했더랬다.

자전거를 끌고 네이버 지도에서 본 것을 기억하여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다.
역시나 도로 표지판이 어찌나 없던지 쉽지 않았다.
여행기에서 보았던 대로 버스 표를 끊고 제주도 버스에 몸을 맡겼다.
잘 탄 건 맞을까?, 갔다가 늦게 돌아오게 되면 어쩌지?..라는 쓸떼없는 걱정을 하기도 하면서 소인국 테마파크로 향했다.



012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비둘기들도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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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서쪽 매표소를 이용해 주세요."

별건 아니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동서남북 네 방위를 자주 사용한다.
보통 내륙지방에서 위치를 묻게 되면, 어디 옆에 있어요..어디 왼쪽에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알려주곤 하는데, 제주도민들은 서쪽으로 가세요..동쪽으로 가세요..라며 일상 생활에서 네 방위를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도 여행을 시작할 때에 네 방위를 확실히 인지하고 여행해야 중간에 길을 물어서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첫째날에 길에서 만난 아저씨분께서 일러주셨다.
실제로 길을 몇번 물을 적에 제주도민들은 대부분 서쪽, 동쪽, 북쪽..이라는 식으로 대답해주어 고개를 갸우뚱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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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초라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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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외버스터미널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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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로 가기 위해서는 서광동입구까지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 요금은 2000원.



제주도 버스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제주도 버스 탑승.
보다 자세한 관찰을 위해 맨 앞좌석에 앉았더랬다.

우선 제주도 버스 요금은 수도권 버스 요금제처럼 얼마 전부터 거리당 버스 요금을 계산하는 요금제로 바뀌어 몇몇 제주도민들은 다소 불만이 있는 듯 했다.
그 이전에는 멀리 가던 적게 가던 같은 요금을 받아 멀리 가는 사람에게는 유리한 요금제였고, 비효율적인 요금제였다.
그것을 2007년 들어서 바꾼 듯 해 보였다.

그것이 재미있는 점이었는데, 시민들은 버스에 오를 때 어디까지 가는데, 얼마느냐고 기사 아저씨분께 여쭈었고, 기사 아저씨는 머리 속으로 계산해 요금을 알려주었더랬다.
수도권에도 일부 이런 버스 라인이 있지만, 시민 한명 한명당 요금을 계산해 일러주는 기사분이 조금은 안쓰러워 보였다.
게다가 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도민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어서 돈 계산에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셨더랬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을 보기도 했는데, 한 할머니 요금이 2500원이 나왔으나 할머니는 2000원뿐이 갖고 있지 않았더랬다.
도시 같았으면 타지 못한다고 했을테고, 당연한 것이지만, 기사분은 500원은 그럼 나중에 내고 그냥 2000원 내고 타라고 하셨더랬다.
실제로 조금 다른 경우일지 모르지만 예전에 서울에서 버스를 탈 적에 5000원 지폐를 갖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이 버스에 타신 적이 있으셨는데, 당연히 기사분께서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기를 권유했고, 아주머니는 다음 정류장에서 편의점에 뛰어 들어가 천원 단위의 지폐로 바꾸어 타시던 경우를 본 적이 있었다.
이런 데에 익숙했던 나는 제주도에서의 이 상황을 당췌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듯 가만히 있었더랬고, 할머니는 허리를 부여잡고 버스에 힘겹게 오르셨더랬다.
그래서 나도 그냥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오히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구수한 장면이라 생각했다.


제주도에서 버스는 또 다른 역할을 하는 듯 했다.
몇몇 시민들은 버스에 오르다 말고 작은 박스를 하나 올려두고는 어디까지 갑니다~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을 사용하고는 내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사분께서는 박스를 요금통 옆에 바짝 붙여두어 다른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하였다.
제주 시내를 지나가면서 박스는 작은 박스로 5개 정도로 늘어났고, 이외에 검은색 봉투, 투명 봉투도 보였더랬다.
봉투에는 반찬거리가 들어있기도 했다.
제주도의 버스는 택배 배송의 역할을 하고 있던 것이다.
게다가 제주도의 버스는 편지를 나르는 역할도 하고 있었더랬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왠지 제주도만의 색깔을 발견한 것 같아 나름대로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주도의 버스에 대해 검색하면, '지폐를 주면 약봉투처럼 생긴 봉투에 동전을 담아 준다'는 얘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종의 거스름돈인데, 옛날 제주도 버스에 지금과 같은 동전 요금통이 없을 적에 버스 기사분들이 일일히 거스름돈을 계산해 주었다고 한다.
지금의 제주도는 전혀 그렇지 않고, T-money 교통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내가 테스트해본 결과 수도권 T-money를 의미하지는 않았고, 제주도 전용 티머니 교통 카드를 이용해야 했다.
(한번 찍어보니, 안되더랬다.. (-_ㅡ;;) )


제주도의 버스.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01


서광동 입구에서 내렸어야 했는데, 풍경을 보다가 그만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게 되었다.

위 사진은 서광초등학교라는 곳인데, 학교의 교문도 제주도 전통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어서 찰칵했다.
이제 와서 보니, 굉장히 작은 교문이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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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다가 이 어설픈 모냥의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면 소인국 테마파크에 도착했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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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모양새의 소인국 테마파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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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소인국 테마파크가 슬금슬금 보이게 된다.

저 뒤의 것은 소인국 테마파크에서 자랑하는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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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 입구.

저런 차만 보면 늘 '쥬라기 공원'이 생각난단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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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은 반대편에도 자리 잡고 있었다.



다음 포스팅은 소인국 테마파크. :)


포스팅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