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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야기 (칼럼)

[디지털 칼럼] 웹의 정보들은 무한할 수 없는걸까. 그리고 한국의 포털들..


(이미지 출처: Iconfinder[각주:1])
(처음)
웹(Web)은 인터넷(Internet)이라는 것이 시작된 이후, 최고의 혁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
그것은 또한, 단지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서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가깝게 영향을 미쳤을 때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웹은 일반 대중들을 넘어서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동굴 벽화에서 대나무, 종이를 한참이나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지만, 정보를 기록하는 하나의 크나큰 수단이 되었습니다.

최근, 가지고 있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역시 웹브라우져에 흩어져 있던 북마크(즐겨찾기)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근래에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옛날과 달리 수 많은 곳에 웹사이트들을 메모해두고 계실 겁니다.
저만 해도 웹브라우져만 이미 세가지를 주로 이용하고 있고, 에버노트(Evernote)를 이용해 역시 웹을 스크랩하고, 이전에는 마가린(Mar.gar.in) 서비스를 이용해 북마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도 페이스북(Facebook) 등을 이용해 웹사이트 링크들을 공유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그런 북마크들을 되새겨보면서 지나갔던 시간 동안 역시 많은 웹사이트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제가 저장해두거나 메모해두었던 링크(Link)들은 이미 의미가 사라지고 말아버렸지요.
이런 교훈 덕분에 최근에는 저에게 꼭 필요한 웹사이트의 정보일 경우, 에버노트를 이용해 아예 스크랩해버리고, 저만의 스토리지에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와 같은 대안뿐인 걸까요?
웹의 정보들은 결코 무한할 수 없는걸까요?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정보들은 의미없이 사라져야만 하는 정보일까요?

이 글은 그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편의상 경어체를 생략하였습니다.


(가운데)
수 없이 사라지는 동호회와 커뮤니티 웹사이트들..

심시티즌 임시 게시판 대체의 이유.

오른쪽의 이미지는 내가 즐겨 했던 게임, '심시티(Simcity)' 시리즈의 거의 유일했던 커뮤니티인 '심시티즌'의 스크린샷이며, 심시티는 유명한 도시 설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심시티는 높은 난이도와 특수한 게임성 때문에 속칭 매니아들이 붙잡고 있는 게임이었고, 덕분에 심시티 커뮤니티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매니아'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붙잡고 있는 어느 분야가 그러하듯, 일명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조언이나 강좌가 없이는 게임을 일궈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심시티 시리즈는 '심시티4 러시아워(Rush hour)' 이후, '심시티 소사이어티(Simcity Society)'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아케이드성 게임으로 변질되었고, 그 이후 많은 심시티 매니아들은 심시티라는 게임에 등을 돌렸다.
그리고 결국, 소사이어티 이후 심시티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아이폰(iPhone)용으로 심시티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여기에 아케이드성과 SNS의 장점을 부여한 '위룰(Werule)' 등이 더 유명해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에는 온라인 게임이 성행했고, 매니아들의 기억 속에도 심시티는 잊혀져만 갔다.
그리고 더불어 심시티라는 게임 자체가 발전이 없으니, 게이머들도 이제 나올만큼 나온 강좌와 팁에 더 이상 열을 올릴 수 없었다.
그 결과는 자연스레 커뮤니티로 옮겨갔고, 우리나라의 심시티 대표 커뮤니티인 심시티즌은 결국 임시 게시판으로 대체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참고) 현재, 심시티즌은 개편을 거쳐 다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심시티즌의 홈
http://simcity.donit2.com/ 


하지만, 심시티즌 뿐만아니라 내가 알고 있던 수 많은 동호회와 커뮤니티 웹사이트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 버렸다.
물론, 그만큼 새로운 분야가 나타나고 사람들이 몰리면, 또 다른 웹사이트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이전의 웹사이트들이 사라져야만 할까?
시간이 지나서 누군가는 옛날의 그 정보와 추억들이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른다.


웹사이트들이 사라지는 이유.
웹사이트들이 존재를 감추는 이유는 자원의 문제 때문이다.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서버 컴퓨터를 구축해두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어느 한 컴퓨터를 항상 켜두어서 다른 사람들이 그 컴퓨터에 접속해 컴퓨터의 내용을 웹 형식으로 보게 하는 것이 '웹'의 원리이다.

하지만, 서버는 가격이 비싸고, 일반 가정에서 다루기에는 전력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전기세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 웹호스팅 서비스 업체에 데이터들을 맡기곤 한다.
이 때에도 역시 비용이 나오지만, 직접 서버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서 운영자는 더 이상 홀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위와 같이 웹사이트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만들었었다는 책임감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웹사이트는 증발되는 것이다.


한국 포털 사이트들의 카페 서비스들의 시작.
우리나라는 한때 인터넷 IT강국이었다.
그것이 기반에는 '다음'에서 시작한 카페 서비스가 있었고, 이후 '네이버'는 이를 벤치마킹(이라고 쓰고 '베꼈다'라고 읽는다.)한 카페 서비스가 있었다.
카페 서비스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간편하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었고, 더더군다나 그 서비스들은 무료였다.
즉, 웹사이트를 구축하더라도 비용 문제와 관리의 문제에 허덕이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사용자들은 다음과 네이버의 아이디만 있으면, 웹사이트의 주소를 기억하지 않고도 쉽게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는 혁신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발전 가능성 있는 혁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카페 서비스 덕분에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인터넷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정보를 모으고 활용하는 데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세계에서도 이러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기울였다.
아마도 SNS는 이렇게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덕분에 모든 정보들이 포털 사이트 안에 가두어지기 시작했고,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던 동호회나 커뮤니티 웹사이트들은 사용자들이 접속에 어렵다(귀찮다)라는 이유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포털 사이트들은 사용자들이 키워드 검색할 때에 독자적인 웹사이트가 아닌 자신들 안에 속해 있는 카페를 먼저 보여주었다.
물론 웹사이트들의 질이 떨어졌다는 이유를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포털 사이트가 검색 서비스를 개시하고, 자신들 안에 정보를 가두는 동안 독립적인 웹사이트들은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웹사이트는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 존재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아무리 동호회나 커뮤니티 웹사이트라 하더라도 작은 광고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서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의 갈림길에서 수 많은 사이트들이 운영자 개인 사비를 이용해 사이트를 운영할 수는 없었고, 그렇게 웹사이트들은 사라지고 말았다.

 
포털의 카페로 이전한 한국의 웹사이트들.
그렇게 사라지는 웹사이트들의 운영자들 중에는 자신이 가진 책임감에 부담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웹사이트들의 몇몇 운영자들은 해당 웹사이트들의 게시판에 있던 정보들을 카페로 옮겨왔고, 카페로 자료를 올렸다고 공지한채, 웹사이트들을 폐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정보가 필요한 이들은 다시 카페로 몰려왔다.

다행히 카페 서비스는 포털 사이트가 망하지 않는 한 유지된다.
특별히 유지 비용이나 관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유지된다.
과거 내가 십여년 전에 활동했던 웹사이트들은 지금에 와서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다음 카페에 있던 커뮤니티들은 물론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시의 자료들을 잘 보관하고 있다.
필요하면, 그 때의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영어가 웹 생태계의 주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십여년 전 알았던 해외의 웹사이트들도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웹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기업이건 개인이건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이미 위키피디아(Wikipedia)는 사이트 내에 광고를 걸지 않고, 순전히 기부금만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데, 항상 턱걸이 수준으로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가장 크고 대표적인 웹사이트들 역시 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 웹사이트들을 모아서 카페 서비스의 형태로나마 포털이 유지시켜주는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포털은 포털 나름대로 카페 서비스 덕분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카페 사용자들은 나름대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이 필요하다.
좋다.
지금까지 지나온 웹 생태계는 좋다.
지나간 일에 좋다고 말하는 일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면, 지적해야 하고, 원인을 파악하는 일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의 기괴한 웹 생태계.
즉, 포털 안에만 가두어진 이 웹의 생태계 덕분에 참고 넘치는 웹의 아이디어들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이다.

사용자들은 사용자 나름대로 포털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포털은 포털 나름대로 자신들이 모두 잘한다는 철학을 집어던지고 웹의 생태계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고.
웹개발자들은 철저한 경쟁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해야한다.

포털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블로거분들께서 지적하고 계시니 생략한다.
나는 포털이 해야할 점을 한번 생각해볼까 한다.

포털은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자신들이 모두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벗어던져야만 한다.
그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반증은 영문판 위키피디아를 보면 알 수 있다.
집약적으로 정보를 모으는 것을 포털 사이트들은 할 수 없다.
그리고 위키피디아는 그것에만 집중해야 그것을 해내었다.
위키피디아가 없으면 미국에서는 대학 생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독립적인 웹사이트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공정하게 질이 높은 커뮤니티를 검색 상위에서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래야 카페 관리자들과 운영자들이 더 높은 질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정리할 수 있다.
지금의 카페의 자료들은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포털이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들이 있다.
바로 카페 서비스를 더 적극적으로 다시 한번 일구어보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의 카페 서비스는 너무도 느리다.
그리고 검색에 인내심이 달한다.
덩달아 웹의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에버노트나 기타 북마크 서비스에 스크랩도 어렵다.
기본적으로 웹의 주소의 형태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웹의 기본을 지켜서 카페 내 검색이 원할하도록 하고, 웹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어서 더욱 빠른 로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카페 내에 사용자들이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게 방치하지 말고, 그들에게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예를 들어, 카페 내에도 구글 애드센스, 다음의 애드클릭스 등의 광고를 내걸 수 있도록 하고, 광고 수익을 포털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인 애플이 앱 생태계를 만들어 앱스토어의 방식이다.
동시에 이전부터 거의 변함 없이 운영되고 있는 카페 에디터나 기타 관리 페이지들에 더 많은 기능을 덧붙여서 다른 카페와 달리 독특하게 개성이 뭍어나올 수 있도록 개편한다.
더불어서 페이스북 연동과 트위터 연동은 기본으로 하여서 이미 페이스북으로 등을 돌리고 있는 사용자들의 발을 돌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포털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다시 만들기는 버겁다.
그러나 공존하는 것은 가능하다.
공존하여 발전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여전히 페이스북 내에 있는 그룹 서비스는 우리나라 포털의 카페 서비스에 비해 턱없이 수준이 떨어진다.
여기에 빈틈이 보이지 않을까?


아쉬움..
나는 웹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웹의 발전에 흥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아쉽다.

'우리'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포털 서비스들이 더욱 잘 나갈 수 있는 방향이 있다.
우리는 여기 한국 안에서만 머물 존재가 아니다.

모두 그 때를 기억할 것이다.
다음에서 한메일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다음에서 카페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네이버에서 지식인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네이트에서 싸이월드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그리고 그 외에 수 많은 독특한 아이디어의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눈길을 잡았다.
하지만, 그 뿐이었고, 웹표준과 다국어 지원에 미숙했던 그 서비스들은 눈길만 받았을 뿐, 그것을 활용하지는 못했다.
시간이 흘러서 한메일은 구글이 지메일로.
카페는 구글 그룹스와 페이스북 그룹으로.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는 지금은 비교할 수조차 없지만, 위대한 위키피디아로.
싸이월드는 말할 것 없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그 다음은 무엇일까.

아쉽다.
아쉽고..


(끝)
더불어 이 글과 함께 아래의 링크를 소개합니다.
미닉스님께서 한국의 IT를 비판하는 웹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차근히 읽어볼만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포털 비판을 시작하며  IT이야기 웹툰#1
http://minix.tistory.com/218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맞이하세요.


포스팅 끝.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1. http://www.iconfinder.com/icondetails/7504/128/domain_internet_web_www_icon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