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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전2007 (KES2007) 11부 -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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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매달려 있는 KES2007..
저런걸 뭐라고 하지..? (-_ㅡ;;)


뭐, 어쨌든..

얼토당토하게 우물쭈물, 허겁지겁..
온갖 수식어를 다 써도 모자를만큼 엉성하고 어설픈 전자전 후기였다.
내 인생에 이렇게 어설프게 전시회를 관람하기는 처음일 것이다.
2005년 모터쇼가 이것과 비슷했지만, 그래도 그 곳은 자동차 같은 큼지막 한 것들이어서 그랬는지 자동차를 치우기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이건 뭐..;;

먼저, 소니가 처음으로 참가해 나에게는 뜻깊은 전자전이었으며, 11인치 OLED를 실제 눈으로 보았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갖는다.
또한, 아쉬웠지만, 감지덕지로 삼성과 LG 부스에서도 그럭저럭 볼거리들을 보았고, 소니 부스에서 역시 대충이라도 많은 것을 보았다.

사실, 이런 전자전을 가는 것은 이제 한명의 공학도로써 중소기업들의 전시를 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내고, 시장 동향을 살피며..
앞으로 미래에 다가올 기술들을 미리 눈으로 짚어보는 것에 목적이 있다.
아마, 고1 때쯤까진 아무 생각없이 전자전에 와서 중소기업들은 보지도 않고, 대기업들 속에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그렇게 전자전을 다녀갔지만, 고2 이후부터는 전자전을 정말 알차게 관람했었다.
하지만, 이번 전자전에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대기업조차 보기 힘들었고, 중소기업은 단 한 곳도 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고,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중소기업들은 미디어들의 외면을 받고 기사로도 볼 수 없어 더욱 아쉬움이 든다.
또한, 샤프 등의 일본계 기업들. 또한, 중국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하이어가 참가하였는데, 그 또한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포스팅을 하면서 철학 없는 하이어 따위 보지 않아도 된다..라고 써두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하이어는 국내 어떤 제조사들의 역사들을 보더라도 저렇게 빨리 크는 제조사는 본 적이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기업들 중 하나이다.
물론, 국내 기업들 중 빨리 성장한 아이리버 같은 기업들을 예로 들 수는 있으나 그에 비해 하이어의 영업 범위는 너무도 넓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성공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 이런 전시회를 통해 엿볼 수 있었어야 했는데, 너무나도 아쉽다.
그러면서 아이리버가 왜 참가하지 않았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또한 코원도 참가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그 둘의 행방은 어디에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소니와 하이어로 인해 부스 차지를 못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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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을 관람하고 나온 후, 아쉬운 나머지 찍은 사진 한 장이다.
(역시 흔들렸다..;;)

전시회장을 빠져나온 후 입장료 5000원을 내지 않고 들어간 것도 마음에 걸리고 여러 아쉬운 생각도 드는 와중에
커피 한잔이나 마셔야겠다..라는 심보로 무려 3000원짜리 커피를 들어올렸다.
무슨 아메리카 어쩌고라던데, 난 잘 모르겠고 어떤거 마실까요? 라고 하니까 손님이 고르셔야죠..라더라..;;
그래서 이름 땡기는 걸로 골랐는데, 블랙 커피 맛이 났던 거 같고.. (역시 잘은 모르겠다..그냥 조금 썼는데;;)

그러면서 빠져 나와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니 4시 20분이었다.
내가 전자전을 들어간 시간이 3시 50분 쯤이었으니 나는 거의 30분 안짝으로 전자전을 관람한 것이었다.
얼마나 빨리 돌아다녔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생각해보니 놀랍다..;;
거북이답지 않게 요리조리 빨리도 돌아다녔나보다..(;;;;)

4시 20분..
아, 킨텍스 출발행 셔틀 버스는 정각에서 30분경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나를 상징하는;;) 검은색 옆가방, 한쪽에는 간신히 주운(;;) 소니 쇼핑백, 다른 한 손에는 커피 한잔.
아주 꼴불견이다..;;
그 와중에 버스를 타려고 힐끗 바라보니 버스에 앉을 곳이 없어보였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터에 커피도 3000원짜리이니 천천히 마시면서 한시간 기다리지뭐..라는 심보로 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뭐, 조나다로 워드나 치고 있음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킨텍스 내부로 다시 낑낑거리며 들어가 그 커피를 구입한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내려놓고 가방을 내려놓고 조나다를 꺼내들었다.
에헴! 이라는 소리 한번 내주고 모디아나 조나다 같은 HPC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커피를 마시며 워드 작업을 했다.

분위기 좋다..

..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좋기는 커녕 옆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종 힐끗 바라본다..(-_ㅡ;;)

어쨌든, 그렇게 워드를 치며 커피를 다 마시고 5시 30분에 버스가 있으니 15분 쯤에 일어났다.
다행히 워드로 치던 글도 시간에 맞춰 마무리되어 뿌듯했다.
오히려 시간이 남아 사진 방방 찍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셔틀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며, 대화역행 버스가 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근데..
송내역행 버스는 30분이 되었는데도 보이지 않았다. ;;
아, 이게 뭐야..라면서 갸우뚱 거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아는 척을 한다.

 "저기.. 송내역 가는 버스 기다리세요?"
 "아, 네.."
 "버스가 아까 갔데요."
 "네? 5시 30분에도 버스 있는데요?"
 "오늘은 전시가 4시에 끝나서 5시 30분 버스는 운행을 안하기로 했데요."

아, 뭐야..;;
4시 30분꺼 그냥 보내고 한시간 기다렸더니 5시 30분껀 운행을 안하다니..(-_ㅡ;;)
얘기를 미리 해주던가..;;킁

 "저기.. 저 쪽에 3000번 버스가 있는데요. 그걸 타면 인천 갈 수 있어요."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인천 가세요?"
 "네, 저도 인천이에요."
 "아, 그럼 같이 타고 가면 되겠네요."
 "그러자고 말 꺼낸건데요..;;"
 " (-_ㅡ;;) "

이 사람 혼자 가기 싫었나보다..;;
모르는 사람한테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이 그래보인다..(ㅡ_-)b

 "저기, 제가 목이 마른데 음료수 하나 마시고 가죠."
 "아, 네. (지갑 꺼내는중.)"
 "뭐 드실래요?"
 "전.. 전..(또 뭘 골라야하나..;;) 그냥 레쓰비요. (여전히 지갑꺼내는 중.)"
 "(땡그랑) 여기요."
 "아, 사주시는 거에요? 아, 고맙습니다. ^^;; "

이렇게해서 레쓰비 하나 얻어마시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 사람 말을 들어보니 전자전 아르바이트를 했단다.
어려운 건 아니고, 각종 부착물들을 붙이고 쉬엄쉬엄 일하면서 돈도 꽤나 받더랬다.
일주일동안 일했는데, 일이 워낙에 쉽고 간단해서 아예 가방에는 학교 시험 공부할 거리를 가져와서 공부했더랬다..;;
갑자기 좀 부러워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다음엔 나도 좀 알아봐야겠다라면서 정보를 캐내었다..@@;;

나는 중2때부터 전자전을 빠짐없이 왔는데, 이번 전시회는 늦어서 제대로 못보았노라고 했고, 여기 킨텍스는 인천에서 오기 힘들다면서 모터쇼도 오고 해서 몇번 왔었노라고 했다.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했고..
그러면서 이번 전자전에 나온 제품들에 대해 얘기를 했다.

전자제품에 그리 관심있어 보이진 않았고, 그 사람의 DSLR, 300D를 잠깐 보고 그 사람은 이어폰을 귀에 달았다.
난 잠깐을 묵묵히 있다가 이내 나 역시 이어폰을 귀에 달았고, QUEEN의 음악을 재생시켰다..

돌아오는 길..
잠에 드는 건지 눈을 그냥 감은건지 알 수 없었지만, 순간 눈이 떠진 나는 내 손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NW-A3000..
내 까맣고 비누처럼 미려하게 생긴 mp3p, A3000이 내 두손이 기도하듯이 꼬옥 붙잡혀 있었다.
이어폰에선 프레디 머큐리의 음성이 들려오고 내 눈시울을 또다시 붉어온다.
왜 하필 나는 무의식 중에 음악을 들으면 기도하듯이 양 손을 부여 잡을까..
왜..

그렇게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 mp3p가 신기하다며 멋지게 생겼다..라고 칭찬한다.

이후 오다가 생각해보니 3000번 버스는 우리 동네를 지난다라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이제서야 창문을 바라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곳이다 싶어 내리겠다고 한 후 일부러 교대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생각의 증진.
그것은 음악과 함께 하는 걸음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많이 아쉽고 또 아쉬웠던 2007년의 한국전자전2007은 이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30분도 채 되지 않았던 관람 시간과 많은 것들이 어설펐던 것을 보면 거의 최악의 한국전자전 관람과도 같았다.
전시회를 가면 너무 많이 얻어와서 곯치거리인 팜플렛과 상품들도 올해 전자전은 소니 쇼핑백 하나와 소니 팜플렛 몇가지, 동네 LG, 삼성 대리점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팜플렛 거리들 뿐이 구해오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전자전 관람은 초라했다.

하지만, 커피숍에서 조나다로 워드를 치면서 이렇게 추억거리가 많은 전시회 또한 다시는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니, 또 다시 웃음을 짓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출발에서 집에 오기까지 토요일의 6시간 정도 되는 시간이었지만, 평생에 남을지도 모르는 추억거리가 되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후에도 전자전을 갈 때면 아마 2007년이 생각날 지도 모른다.
혼자 키득거리며 내년, 그 후년, 또 그 후년의 전자전을 관람할 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일기를 쓰고 있지 않지만, 다분히 일기로 쓰기에도 그 내용과 사진들이 아까웠다.
블로그란 바로 이런 곳이었던가..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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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전2007에 참가한 샤프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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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보자. 소니.
내년엔 부디 20인치 OLED TV를 보여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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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00원짜리 초라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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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자전에서 유일하게 구한 쇼핑백.
쇼핑백을 이렇게 못 구했던 전시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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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수고하고 있는 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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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의 조나다. (;;)
구도 공부 좀 다시 해야겠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잠깐 빠졌다고 아주 구도도 엉망이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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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일하게 구한 쇼핑백인데, 찢어져 있다. 으이구..(-_ㅠ;;)
(나중에 그 아르바이트생에게 듣자하니, 이번 전자전의 쇼핑백 중 소니의 것이 가장 약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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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안고는 절대 살지 못하는 나는 쓰레기 역시 아무 곳에 버리지 못한다..(-_ㅜ;;)
버스에 타려는데, 캔 버릴 곳이 없어 그냥 쇼핑백에 휙~
그 아르바이트생은 그냥 벤치에 두고 오드만, 나도 그러고 가려다가 다시 가서 주워와서 이렇게 쇼핑백에 넣었다. ;;
뭐, 처음 이런 것도 아니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나마 구한 몇 안되는 팜플렛들에 레쓰비가 묻어 있었다..;;
다 마신 줄 알았는데, 뭐지..(-_ㅠ;;)

이렇게해서 이번 전자전의 수확은 없었음..(아..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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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집에 와서 메모리스틱 용량이 남아돌아서 그냥 막샷.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수고해줄 A3000에게 항상 고맙다..(배터리만 어떻게 좀 해봐..(-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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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수고해준 조나다..
내 PC와 싱크 중..



이렇게 해서 길고 긴 한국전자전2007 후기 끝.


(아, 후기 마지막도 굉장히 아쉽다..킁;;)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