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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나와 컴퓨터가 동거동락했던 이야기..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아버지의 집에 갔을 때 처음으로 컴퓨터라는 것을 보았다고..
작은 화면에 소코반, 테트리스, 바이오리듬 같은 것을 보여주었다고 하셨더랬다.
뭐, 덕분에 그 이후에 태어난 나는 태어나자마자부터 컴퓨터를 접할 수 있었다.
허나, 겁 많은 나는 4살 때까지 컴퓨터에 가까이 하지 못했다.
내려오는 전설로는..(뭐가 전설이야;;)
엄마, 아빠가 게임을 할 때 옆에서 구경은 잘 하면서 막상 해보라고 자리를 내어주면 도망갔었다고 전해진다..(-_ㅡ;;)
그 이후 나래가 태어나서 컴퓨터에 얼씬거리지 않다가 7살이 되서야 나는 키보드를 잡기 시작했다.
무려 7년이나 지나서야 컴퓨터와 친구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좋아서 그랬던건 아니었고, 그냥 마땅한 오락기 따위도 좋은 것이 없었던 터라 레고와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지루해지면 컴퓨터 게임을 하는 그런 식이었다.
오히려 아부지가 맞추어준 동네 이웃집의 동생 녀석이 컴퓨터 게임을 그렇게도 좋아라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게임보다는 컴퓨터의 구동 원리가 꽤나 궁금했더랬다.
그래서 아부지가 조립하거나 고쳐야 할 컴퓨터를 갖고 오시면 그 옆에 방해되지 않게 앉아 컴퓨터 내부를 구경하곤 했다.
역시 겁이 많은건지 좀 그래서 궁금해도 아부지께 여쭤보진 않았다.
그 때 컴퓨터에 대해 조금 더 알았다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이어진다.

하여간, 그런 모습을 어머니는 그닥 좋아하지 않으셨더랬다.
얘도 커서 기계나 만지작거리고 그러는 거 아니냐면서 뭐라 하셨더랬다..;;
아부지도 네 방에 들어가서 너 할 거 해라..라는 식이셨더랬다.
그러나 꿋꿋히 쪼그리고 있는 모습에 이후에는 그냥 아무 말씀 하지 않으셨다.
시간이 흘러 나는 아부지의 조수 역할을 했다..(ㅡ_-)b

1995년이면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일적.
윈도우즈 95는 그리 오래 경험하지 못했다.
아니,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듯.
그런 후 윈도우즈 98을 만났던 것 같고, 초등학교 5학년에 인터넷을 설치했다.
PC통신 시절로 우리집은 삼성 어쩌고와 연관된 유니텔을 썼더랬다.
친척형의 권유로 내 인생 최초로 가입한 웹사이트는 한메일이 되었다.
그 때 아이디를 어떻게 해야할까? 라고 했다가 형의 아이디 뒤에 99가 붙길래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니 1999년에 쓸 아이디니까 99라고 했댄다.
난 21세기에 쓸 아이디니까 2k로 하겠다고 했다. ;;풋..
그래서 내 아이디는 이니셜을 따고 뒤에 2k를 붙였다.
나래도 만들어주고 엄마도 만들어드렸다. (물론 메일을 쓴 적은 단 한번도 없던 거 같다..(-_ㅡ;;))
뭐, 학교 친구도 만들어주고 하여간 주변 사람들의 메일 주소를 꽤나 만들어주었다.

그 후 나는 PC통신의 세계를 조금씩 바라보았다.
통신비 때문에 엄마에게 구박을 조금 받았지만, 인터넷에서의 커뮤니티라는 것을 조금씩 경험했다.
그러나 아주 미약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어무니께 방과 후 활동으로 컴퓨터를 듣고 싶다..라고 해서 수업을 조금 받다가 html 태그라는 것을 알았고, 웹사이트의 원리를 깨우쳤다.
그렇게 수업을 듣다가 한참 재미있어 했는데, 자격증에 욕심이 나 워드 3급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이 당췌 내 의도와는 엇나갔다.
난 진정 컴퓨터의 원리를 배우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자격증 시험을 위한 수업이었다.
원리고 뭐고 그냥 시험에 나오는 것들만 가르쳤다.
난 워드 수업 일주일만에 수업을 때려쳤다.
그리고 독학을 통해 3급 취득 후 2급, 1급을 취득했다.

이후 아마, 6학년 쯤에 ADSL을 설치했다. (기억이;;)
그로 인해 인터넷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드디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꽤나 많은 얼굴 모르는 메일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 때엔 내 얘기 하기를 꽤나 좋아했다.
하루하루가 재밌었다.
그런 생활이 중1까지로 이어졌고, 중2때도 변함이 없었다.
그냥 하루하루가 행복 그 자체였다.

이후 중2 말에 학원 시스템의 영향으로 생활이 바쁘게 돌아가게 되면서 나는 컴퓨터와 멀리 하게 되었다.
또한 중3 에는 PDA에 또 한번 빠지면서 컴퓨터와 가까워졌었지만, 이후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나는 컴퓨터와는 멀리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단지 내가 전자 제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개체 뿐이 되지 못했다.


그만.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