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 ADSL 설치 후 나는 인터넷과 친해졌다.
그러면서 메일을 주고 받고 하는 얼굴 모르는 메일 친구들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일찌감치 내 얘기 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렇게 메일 친구들과 메일을 주고 받았었다.
동시에 나는 본격적으로 개인 홈페이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용돈도 털고 아부지께 부탁을 드리기도 해서 홈페이지 관련 서적을 3권 구입했고,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아버지께 부탁했다.
집에서는 태그와 나모웹에디터를 숙지했고, 학교에서는 홈페이지 구성도와 디자인, 컨텐츠 구성, 주제 선정 등을 고민했다.
그러그러해서 내 첫 홈페이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탄생했다.
네띠앙, 신비로, 드림위즈 같은 사이트들은 이때 알게 되었다.
개인 홈페이지에 꿈과 희망을 주는 굉장한 사이트들이었다.
주제는 마땅한 것이 없어 일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주제로 했더랬다.
개인 홈페이지여도 방문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의 블로그처럼까지는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개인 홈페이지 붐이 불어서 개인 홈페이지를 꽤나 많이들 운영했다.
그리하여 개인 홈페이지 운영자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메일을 주고 받았다.
스타크래프트라고 했지만, 내 얘기도 올려댔고, 전형적인 개인 홈페이지였다.
지금의 전자제품에 취미생활을 갖고 블로그를 하는 것과는 엄연히 달랐다.
지금은 그냥 곱씹고 쓴웃음을 지으며 취미 생활이라는 명목 아래에 하고 있지만, 이 때엔 하루 2시간 정도..
적당한 정도를 컴퓨터 하는 데에 쏟았고, 학원도 잘 다녔고, 밖에 나가서도 잘 놀았다. (하지만, 뛰진 않았다.;;풋..)
다른 건 모르겠고..
홈페이지와 관련해서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억나는 것이 하나있다.
어설펐지만,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는 내 인생 최초의 홈페이지 업로드를 했다.
그리고 내 홈페이지 주소가 생겼다.
어찌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초딩이 독학, 독학을 거듭해서 학교에서는 html 태그 몇 가닥만을 배우고 혼자 힘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니 말이다..훗..
당장 부모님께 달려가 내가 드디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어릴 적에 학교에서 만든 결국 쓰레기통에 갈 미술 작품을 자랑하듯이 나는 엄마의 손을 부여잡고 17인치 CRT 모니터에 왔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보여드렸다.
아부지도 내가 기특하게 보였는지 와서 홈페이지를 구경하셨다.
엄마도 이 때엔 인터넷을 하실 줄 아셔서 내 홈페이지를 구경하셨다.
이 때 내 홈페이지 메뉴는 '내 소개'와 '가족 소개'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어무니는 내 소개를 눌러보시고선 이런 걸 쓰는 건 언제 배웠냐면서 신기해 하셨다.
'가족 소개'를 누르고 아부지와 어무니, 그리고 나래에 대한 쓴 글을 보시고는 박장대소를 하셨더랬다.
그리고 정말 기특하다고 어떻게 했냐고 칭찬이 자자하셨다.
비록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 중 하나였지만, 분명히 내 이름 석자가 정확하게 들어간 홈페이지였다.
게다가 우리 가족 사진까지 척하고 올라가 있었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내 홈페이지를 구경할 땐 정말 기뻤다..
정말이지 기뻤다.
이후 중1이 되고 머리가 조금 더 커지자 나는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홈페이지는 더욱 방대해졌다.
이후 별다른 주제가 없는 상태에서 홈페이지가 운영되었지만, 뭐 그럴싸했다.
이런 홈페이지 운영이 계속 되다가..
중2 말에 학원 시스템이 빡빡해지자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
컴퓨터를 하기 버거운 상태였고, 잠을 줄여가면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중3 말 때 홈페이지를 다시 복구하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지..싶었다.
잠깐의 방황이었으리라..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또 손을 놓게 되었고, 이 때엔 미친듯이 휴대폰에 빠지게 되어 손을 놓았다.
고2 땐 미니기기와 전반적인 전자제품에 미친듯이 빠졌고, 자동차에도 미친듯이 빠졌다.
그러다 마음의 안정기가 왔던 고3 초반 때 옛날 생각이 잠깐 나던 날 홈페이지 주소를 쳐보았다.
내가 계정을 두고 있는 곳은 hihome.com이었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료화가 되어 있어 내 계정은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예전부터 포맷을 하더라도 백업을 하는 성격덕분에 하드디스크에 있는 홈페이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료들이 모두 엉켜 있었고, 공룡 화석이라도 찾듯이 익스플로러에 뜬 홈페이지 화면은 여기저기 짤려 있었고, 데이터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건 초딩 때 처음 시작했던 홈페이지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 아쉽다.. 그게 어떤 추억거리였는데..라는 생각으로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졸업이 되면 개인 홈페이지 하나 다시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고,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머리는 커질대로 커진 상태에서 구성도를 만드는 것과 주제 선정, 디자인 등의 문제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몸이 좀 안따라주기는 했지만, 어쨌든 능숙하게 해결했다.
그러던 중 네트를 떠돌아다니다가 http://archive.org 를 발견했다.
바로, 사이트의 예전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트란다!
바로 접속해서 내 예전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고 확인했다.
비록 많은 부분이 깨져있었지만, 그럭저럭 볼 만 했다.
지금 여기에 캡쳐 화면을 올리려 했지만, 너무 많이 깨져버려 더 이상은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
그렇게 추억 속에 잠깐 젖은 뒤 나는 커뮤니티의 활용성을 보고, 블로그를 개설했고,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거진 8년에 달하는 홈페이지 경력(?)이지만, 지금은 잘 하고 있는가? 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없다.
홈페이지에 관한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모르는 것이 태반이다.
그래봐야 태그 몇가닥 아는 것 뿐이고, 포토샵도 몰라서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손을 뻗을 수가 없고, PHP는 고등학교 때 손을 떼어버린 후에 보질 않아서 하나도 알 수가 없다.
CSS도 모르고, 그래서 이렇게 어설픈 스킨을 만드는 데에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린다.
배워야 할 것이 많음에 아휴.. 한 번..
기술적인 부분이야 그렇다치고 요즘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뿐만 아니라 블로그 역시 스킨은 그냥 갖다붙이면 누구나 쓸 수 있어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물론 미니홈피의 돈내고 먹기식의 스킨과는 비교 불가지만.)
컨텐츠..
바로 컨텐츠의 문제.
나는 블로그를 왜 만들었는가?
아니, 애초에 홈페이지는 왜 시작했는가?
그 기원은 어디부터인가?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는가?
이런 질문이 근 몇 달동안 지속되어서 지금은 잠깐 쉬고 싶어 블로그를 이렇게 진행하고 있다.
잠깐이겠지만, 고민이 필요하리라..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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