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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엄마의 mp3.




어제 아침에도 눈을 떠보니, 가족들은 모두 나갔더랬다.
그도 그럴 것이 나만 야행성이이니까..(-_ㅡ;;)

일어나보니, 늘 그랬듯이 베란다 쪽의 거실에는 세탁기에서 막 꺼내놓은 엄마의 무언의 소리가 담긴 세탁 거리들이 있었고.. (나에게 널으란 소리지..;;)
싱크대에는 고요히 물 속에 담긴 설거지 거리가 있었으며..
쇼파의 방석과 신발장의 신발들은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나래방은 역시 전쟁터였다. ;;

그렇게 살림들을 바라보고, 돌아온 내 방에는 못 보던 종이 쪼가리가 하나 있었다.
분명 내가 어제 놓은 것은 아니고, 엄마가 아침에 놓고 갔으리..
근데, 왠 홈플러스 영수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름이 아니고, 엄마의 mp3p에 넣어달란 노래 목록이다..;;
왜 하필 홈플러스 영수증인지 모르지만, 엄마는 그런걸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_ㅡ;;)

근데, 노래 목록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SG 원넓이..
MC 한 맥스..
큰 폭발..
신이 떨어뜨린 혜성..
이승의 기..(;;)

(여긴 그래도 웹이니까 가수 이름에 조금 수정을..;;;;)


그래, 죄다 신곡들의 합이다..;;

오히려 내가 듣고 있는 송골매나 김종서 따위의 노래가 구가닥이다.
정작 20대의 신세대인 내가 들어야 할 곡들을..
40대이신 어무니의 mp3p에 들어간다..!! @@;;


근데,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예전의 신청곡에는.

곤드레만드레도 있었더랬다..(-_ㅡ;;)


밤이 되어 돌아오신 어무니께 이번 신청곡은 너무 신곡들인데요? 라고 여쭤보았다.
이웃집 아주머니께서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신곡들이라며, 엄마는 젊어보이는 동안이니까 이런 노래들을 들어야한다고 했댄다..(;;)

난 그 얘길 듣고 내 방에 들어오면서..
SG원넓이..SG원넓이..를 되새겼다.

이거 왠지 엄마가 아들 들으라고 주는 노래 리스트 같기도 하고..;;
정작 들어야 할 아들은 안듣고 어무니가 이런 노래를 들으니, 아들로써 이상하기도 하고..;;

이쯤에서 우리 아부지..
우리 아부지와 나는 노래 취향은 언뜻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옛날 가요들을 들을 땐 아부지의 노래 리스트를 조금 이용한다.
내가 종종 듣던 올드팝도 대부분 아부지의 영향을 받았더랬다.

근데, 재미있는 건, 우리 아부지의 PMP에는 핑클의 노래도 있고, 싸이의 노래도 있다..(ㅡ_-)b

그렇다.
우리 부모님께서 신세대를 달리신다..

그리고 아들은 아부지가 대학 시절 보셨던 팝송 기다집을 뒤적거린다.

이 글도 여기서 땡!


(덧붙임)
요즘 mp3 받을 곳도 없는데 어쩐담..;;킁
조금 끙끙거려야 할 듯..;;



[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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