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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오전 12:03.





좀 전까지 거의 쓰러지기 직전까지 였으나 앞자락에서 글을 왕창 써내려가고 프레디의 목소리로 간을 맞추자 그럴싸한 상태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 전화라도 하면 푹 꺼진 목소리가 나올테지만, 그럴 리는 없으니 일단 안심.

마음의 덩어리는 물리적으로는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느껴질 수 없는 것이 정답이다.
위가 아픈 이유는 소화가 되지 않거나 위염이 과다 분출되어서 그런 경우가 많고, 장이 아픈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머리가 아픈 이유는 뇌의 과다 정신 활동 덕분에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고, 피가 나면 아픈 이유는 인간의 방어 능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곤충들 중 많은 녀석들은 다리 등의 부분이 잘리면 신경을 차단한다.
그들만의 방어 능력이다.
그러고보니, 왠 사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마음의 덩어리는 느껴진다.
재미있다.
정말로 가슴은 매워오고 배가 아플 때 배를 손으로 부여잡듯이 가슴을 손으로 부여잡지 않으면, 마찬가지 꼴이 된다.
좀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안 손으로 부여잡았더랬고.
키보드를 치고 있는 지금은 프레디의 A Winter's Tale을 들으며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
나만의 방어 능력이다.


얼마 전.
그러니까 정확히는 미분방정식의 수업을 듣던 도중,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날은 10월 19일, 무려 10개의 포스팅을 했던 그 날이었다.
온갖 생각들이 지나갔고 그 날 뒤이어 무슨 사고가 날지도 모른채 나는 미분 수업과 동시에 수많은 생각이 들어더랬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늘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지만, 그 날은 유독 많은 생각이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딴소리이지만, 지금 타이핑을 하면서 몇 타가 나올까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
굉장히 빠른 타자로 치고 있는데, 내 울트라 나브가 깨지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오타는 무시하려고 하는데, 또 성격이 성격인지라 오타 수정은 한다. (;;)

그 날 문득, 내가 왜 그렇게 글을 쓰는 데에 ..


이 포스팅 중지.


차마 이런 것까지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이전 제목은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 였으나, 그냥 지금 시간을 박아 넣는다.
제목 생각할 여유가 없다.


수정 제목: 구토.


좀 전의 글을 쓰고 진정된 상태에서 그나마 차분해졌다.
나래의 방을 가보니 역시나 늘 그랬듯이 불을 모두 켜둔채 잠에 들었다.
아직 정신은 놓지 않은 터여서 자려고 하냐고 물었는데, 역시 안잔다고 말한다.
책상을 보니 책 '오만과 편견'을 읽다 잠이 든 것 같았다.
볼을 건드리면서 잘꺼냐고 계속 물어봤다.
확실한 답을 들어야만 나중에 짜증을 내도 할 말이 있다.
나래 왈, 책을 겨우 15분 읽었는데, 눈이 너무 아파 잠깐 눈을 감은 거란다.
입을 바르고 말을 해야지..끌끌.
하지만, 그럴 만도 하다.
조만간 모의고사가 있기에 작년도 10월 모의고사를 요 몇일 푸느라고 피곤했을 법 했다.
오빠라는 나란 녀석도 그 정도는 안다.
그래서 냅두고 10분 뒤에 오겠노라고 하고 돌아섰다가 다시 나래를 봤다.
그래도 중학교 때의 나래보다 얼굴이 많이 밝아진 채로 잠이 드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내가 오빠인지 아빠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어쨌든 이제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방으로 가려다 화장실로 급히 뛰어갔다.
편해진 줄 알았는데, 마셨던 레쓰비를 모두 빼내고 말았다.
속은 아려오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눈물이 찔끔 나오려 했다.
얼른 세수를 하고 화장실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고 방으로 돌아왔다.
끄적거리던 글은 내팽겨친다.
이런 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당분간 포스팅은 없다.

오늘은 마감이어서 늦는 엄마의 목소리가 문득 듣고 싶어 전화를 했더랬지만, 지하철을 타고 계신 엄마는 늘 그랬듯이 할 얘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니, 끊으셨다.
지하철을 타시느라 정신이 없으신가보지..라는 생각으로 베란다에서 돌아왔다.

퀸의 Made in Heaven의 instrumental이 들려온다..
많은 사람들이 그닥 좋아하지 않는..
가사는 없이 음악만 들려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악치고는 장시간에 해당하는 22분간의 곡이 흘러 나온다.
물결 소리가 들렸다가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구슬 소리가 들려오고 뒤이어 웅장한 소리가 들려오고..
지금은 세상에 없는 클래식을 좋아했던 프레디를 위한 곡일까나..

나래 방에 가서 나래에게 말을 건냈지만, 죽은 것처럼 잠에 쏙 빠져들어 있다.
고개를 돌려 베개에 머리를 얹히고 이불을 덮어준다.
오만과 편견..
그리 대단한 책인가..?
난 그런 것에 눈을 둘 여유조차 없다.
방불을 끄고 나온다.


세상은 차가우되 내 마음은 친구 녀석의 말마따라 덩어리채 지어온다.
자우림의 사랑의 병원이 실제로 있기를 바란다.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