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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Ver.2.0

음악에 취하다.




최근에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너 술 의외로 진짜 세더라."



...;;



(아, 왜 이렇게 시작했지;;)


어쨌든.

제목: 음악에 취하다.


음악에 취했다.
다른 날과 다름없이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던 길이었다.
별 다를 것은 없었고, 학교를 갈 때에 항상 음악을 듣는 것은 아니다.
그냥 듣고 싶은 곡이 머리를 스칠때 들을 뿐이다.
혹은 들어야만 할 때에.


요즘 즐겨 들었었던 QUEEN이 데뷔하기 전의 앨범인(뭐, 구체적인건 정보가 부족하다. ;;)
1969년 작, In Nuce 앨범이 떠올랐다.

전에도 포스팅했던 Going Back이 1번곡이고, 마찬가지로 Mad The Swine이 3번 곡이다.
2번곡은 언젠가 포스팅할 I Can Hear Music 으로 앨범은 시작한다.

그 앞의 1,2,3번 트랙이 이 앨범의 별미 중 별미이다.


'Going Back'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젖었다가 세상의 한을 되새기고..

'I Can Hear Music'으로 그래도 이런 세상에 살고 있어, 태어나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을 갖으며..

'Mad The Swine'으로 잠깐 반감이 생기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 욕을 했다가 그런 반감을 갖는 내 자신이 보기 싫어 결국 내 자신에게 mad the swine이라고 외친다.

그 뒤에 이어지는 'Earth'는..

아, 이러다간 앨범을 리뷰하겠다..;;

난 아직 그럴만한 자격은 없음으로 스킵.


뭐, 하여간 학교 가던 길에 이 앨범의 5번 트랙까지 들었던 것 같다.

5번 트랙은 April Lady..

이 앨범의 별미는 질 떨어지는 음질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날로그적인 음이 듬뿍 들어있으며, 옛날 AM 라디오에서 나오는 듯한 음악풍을 지어낸다.

아, 또 앨범 리뷰하려고 한다. ;;
(언젠가 마음 잡고 한번 해야겠다. ;;)

뭐, 그런 이유로 이 음악을 들으며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잠에 들랑 말랑 할 수도 있고, 따뜻함이 그리고 포근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취해버렸다.

집에서 그랬으면 그냥 음악 듣고 엎어지면 되는데, 이거뭐, 만차인 학교 가던 버스에서 그러니 대책이 없었다.
창문에 기댄 머리조차 들기 버거웠다.
어서 노래를 중지시키고, 이 취기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했다.
내릴 곳은 점점 다가오는데, 일어나라면 또 일어났을 테지만, 힘들었다.
음악에 취한 적은 정말 많았지만, 이렇게 버스에서 제대로 취한 적은 처음인가 싶었다.


그 때, Spread Your Wings가 떠올랐다.
Spread Your Wings는 원곡보다 라이브가 더 맛깔이 난다.
뭐, 다른 곡들도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전에 블로그에도 포스팅했던 라이브 킬러의 Spread Your Wings를 재생시켰다.

엠블러 바..

Far away~ Far away~

라고 하며,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쉽지 않았다.
간신히 버스의 기둥을 부여잡았다.
프레디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어섰다.
이렇게 의지해선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 어떻게 하라고..(..;;)

라이브 킬러의 관중들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모두 합창을 한다.

새미 후..

그리고 힘이 나더라.

정말 신기했더랬다.
신기했다라기보다 측은하기도 했더랬지.
나도 나를 알 수 없으니 오만 감정이 섞였었다는 것이 답일 것이다.

볼륨을 높히고, 언덕발 학교행을 올라갔다.

장관이었다.
멀리서 노을을 등지고 있는 내 초라한 학교가 보인다.

이 이름없는 학교에 와서 뭐하느냐고 반문하지만, 프레디가 있기에 힘을 낸다.

이전보다 훨씬 더 초라해진 내 꼴을 보며, 너는 이것밖에 안돼.라고 말하는 프레디가 밉지는 않다.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날개를 펼치고 날 수 있다고 외치는 진정한 조언자이기 때문이다.


늘 오만 감정이 스치고, 오만 기억들이 스치는 것은 사실이다.

잘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은 내가 되새기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그건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기 위한 몸부림이다.


프레디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안그래도 되는데, 그는 야유를 받으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부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라이브 콘서트홀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같은 일생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프레디의 인생과 단 한가지도 겹치는 것이 없으나.

그들은 모두 하나 같이 음악을 부르고 흐르려는 눈물을 참는다.



지독하게 힘들었던 그 누군가들은.

오히려 그것을 입 밖에 비추지 않는다.

단지 희미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