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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이어진 정리 작업_02 (초등학교 일기)

by 까만거북이 200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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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생각해보니 여행 후 일을 먼저 쓰니 좀 거꾸로라는 생각도 든다. ;;
시작한 거 끝을 봐야 하니 계속 끄적.

정리하던 중 아주 오랫동안 보관한 초등학교 일기가 발견되었다.
그냥 간단히만 떠올려봐도 이 때의 일기는 '강'억지성 일기였는데, 어찌되었건 읽는 도중에 재미난 것들, 그리고 인상 깊은 것들이 있어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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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초등학교 일기.
2학년, 그러니까 1996년 3,4월 일기부터 보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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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짐작으로 넘긴 첫장부터가 압권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아니, 그냥 태어날 때부터 운동, 체육과는 거리가 전혀 먼 사람이었는데, 초등학교 다닐 때 체육 시험은 항상 꽝이었다.
중학교 때도 다른 과목은 잘 받다가 남들은 점수를 받는 체육에서 나는 오히려 깎이곤 했다. ;;

저 일기에서도 체육 시험을 봤는데, 나는 잘 못해서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때 담임 선생님께서 '빨간' 글씨로 좋은 말씀을 써주셨다.

에휴..;;

그런 내가 자전거로 여행을 갔다 왔다.. (ㅡ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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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나래 공부시키기.
이 때가 어쩌면 지금보다 나래에게 더 잘 해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저 때가 초등학교 2학년, 나래는 아마 6살.
그냥 내가 어릴적 내가 대견스러웠다.
대견스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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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저런 것도 발견되었는데, 난 저것이 분명히 기억난다.
아마 어릴 적 코엑스 기억에 그나마 가장 선명한 것일텐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어마어마하게 큰 티라노가 있더랬고, 뭐, 이곳저곳 움직이는 공룡 모형들이 많았다.
뭐, 그건 딴소리이고..

일기를 보면 형이 아니고 '형아'란다.
형아가 어쩌고.. 형아가 저쩌고..
뒤에 보니 5학년때까지 나는 형아라고 쓰는 것을 확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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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또 내 자랑인가;;

잘 기억해보면, 나는 아마 중2 때까지 신정때가 되면 부모님께 편지를 쓰곤 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일기에 쓰여있는 걸 보니 초등학교 2~3학년 때부터 썼었나보다.
어쩌다 시작한 것 같은데, 나는 알게 모르게 '편지'라는 것에 이끌려 쓰게 되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저런 것이 작은 효도의 시작인데, 지금의 나는 무얼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냥 어릴 적 나보다도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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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왠지 선명하게 기억난다.
어머니께서 아들에게 운동 신경이 너무 없다면서 작은 운동을 종종 시키셨는데, 이 날은 날 잡고 매일 운동을 하자며 아들을 얼떨 결에 다짐하게 하셨다.
그리고 저렇게 일기를 썼는데, 당연히(?) 그 날 뿐이고, 다음 날부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난 왜 운동 안하지? 라고 생각만 하고 별로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얘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아무렇지 않은 듯 TV를 보는 가족들을 보면서 참 재미있는 경우구나..라고 방에서 골똘히 생각했더랬다.

사실 더 중요한건.

이러한 것들이 기억난다..라는 것이 더 신기하다는 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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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나래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그 중 하나를 찰칵했다.
알고 보면 나는 내 또래 애들이 그러하듯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더래서 일개 로봇이나 인형 따위보단 레고를 훨씬 더 좋아했다.
나만의 특징이 있다면 하나 만들면 본전 뽑을 때까지 거의 부수지 않는다라는 점.
저 때에는 아직 정체성 형성 시기여서 여러가지를 생각할 때였던 듯 하다. (-> 내 일기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

이 일기를 찍은 이유는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어서..

"저녁을 먹으려 나오니까 아빠께서 침 즘(좀) 튀기지 말면서 놀으라고(놀라고) 하셨다. 나래와 나는 하.하.하 웃고 말았다."

하.하.하. 웃고 말았다.

. . . (ㅡ_-)b

'어릴 때 일기지만, 눈에 보이는 작은 문법들이 거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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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를 찍은 이유는 딱히 다른 건 아니고,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언제 일기인지를 찍어두지 않아서 안타깝다.

 "이 날도 기억에 남는 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별 특이한 문장은 아니지만, 왠지 지금의 내 문체와 유사한 듯 해서 찍어보았다.
내 문체라봐야 별 것은 없지만, 난 저런 문장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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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일기 겸 감상문 겸해서 쓴 듯 한 일기.
타이타닉은 이 때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데, 그 이유라고 한다면 내 인생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이기 때문이랄까?
사실 일기에 써둔 것처럼 에어포스1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정하기 나름이지. (응??)

정말 인상깊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타이타닉은 정말 잘 만든 그럴싸한 영화였다.
조금은 딴소리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배를 타면서 '타이타닉'이 꼭 한번 보고 싶더랬다.
조만간 DVD를 빌려서 챙겨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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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기 보고 뒤집어졌다.

이 포스트의 위 쪽에도 써두었지만, 나는 어릴 적 내가 대견스러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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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내가 무언가를 탐구하는 과정에는 저런 과정이 있는 듯하다.

1달 전 가뭄 = 오랜만에 오는 비 = 단비 = 농촌에서는 반가운 비..

이런 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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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왜 하필 정국이 이럴 때에 이런 일기를 봐 버렸는지..끌끌;;

어찌되었건, 어릴 적 나는 나도 잘 알다시피 정치, 경제에 꽤나 관심이 있었다.
나는 내 또래 애들이 보는 일개 6시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았고, 아침에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그런 것도 그닥 끌리는 맛이 없었다.
유일하게 보는 거라면 일요일 아침에 디즈니 만화를 좀 챙겨보았더랬다.
(지금에 와서 나쁜 점이라면 애들끼리 통하는 만화 얘기가 없다랄까..;;)

그래서 뉴스가 할 때면 옆에서 아버지를 응근히 귀찮게 했더랬다.
예를 들면, "정당이 뭐에요? 왜 있어요?" 이런 식의 질문..;;
뭐, 그래서 어린 나이에 머리가 조금 커지기도 했는데, 어쨌든 어릴 적의 나는 저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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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몇 장 찍어두지 않았지만, 일기량은 상당했다.
2~4학년 때까지는 제법 꾸준히 쓰다가 5,6학년이 되면서 나란 사람도 결국 사람인지라 띄엄띄엄 쓰기 시작하더니 그렇게 끝나버렸다.


사실 이제 저 일기는 사진으로만이 남게 되었다.
이번에 정리 작업을 하면서 초등학교 때의 관련 물건들은 죄다 버리게 되었는데, 그 시작이 일기였다.

일개 별 볼일 없는 인생이지만, 전환점에서 섰을 때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을까?
게다가 저 일기장은 내 의지에 의해서 나온 것들이 아니었기에 별 의미가 없었다.

나 역시 버릴 때 한참을 고민했지만, 과감히 폐휴지 함에 넣어버렸다.
지금쯤 어디에 있을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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