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er 1.0 글 모음/거북이의 이상한 자전거 전국일주 여행기

(2008.01.05) 그 여덟번째_서산에 가다.

여행기를 하루 잘라씩 글을 쓰고 싶은데, 글이 길어져 자를 수 밖에 없다.


아래로는 서산 도착하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전히 태양은 멋지고..

가만, 저거이 서산?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학 3배줌 작동. @@;;

근처 가보니 그냥 시골 동네 신축 아파트였음. ;;
국도를 라이딩 하다보면 엄연히 거리가 남았음을 아는 데에도 불구하고, 몸이 지치다보니, 그냥 내 속도계가 고장나고 도로 표지판이 잘못 되었기를..바라면서 저런 오아시스를 원하게 된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이 때, 눈으로 볼 때엔 그리 멋지지 않았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럴싸함.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의 오르막에 올라서..

저~어기가 서산인가?
(또 오아시스를 찾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진짜 서산을 발견했다.

만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법 많은 아파트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점심 때 먹으려던 김밥을 이제서야..

사실 야간 라이딩을 하기 싫어 서산에 오는 동안 페달질을 계속 했더랬다.
지금도 생생한 42번 국도에서의 야간 라이딩은 끔찍하다.

서산을 만났다는 기쁨에 젖었을 때 단연 생각난 건 가방 속의 김밥.
그냥 어디 앉을 곳도 없이 인도에 서서 야금야금 먹어치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밥 먹고 달리기 전에 찰칵.




서산을 만나다.

서산을 만났다.
서산도 당진과 유사한 듯 했지만, 제법 도시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높은 건물들도 많았고, 자동차의 수도 꽤나 많았다.
밤 중에 내달려서 잘은 모르지만, 하여간 서산도 작지는 않았다.

찜질방을 찾아보려고 서산 시내의 끝까지 가보기도 하고 하다가 결국 터미널 근처의 찜질방에서 묵음.
아마, 서산 터미널에서 내려서 바로 왼쪽을 바라보면, 찜질방이 보일 것임. :)

그 찜질방 주인분께서 내가 자전거를 묶는 것을 보시고는 사물함 두 칸의 열쇠를 주셨다.
그 전까지는 가방 4개를 들고 한칸에 넣느라고 애를 먹었더랬는데, 이 날은 정말 편리했다.
그래서 그 주인분께 나가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이후에 찜질방에 들어갈 때마다 열쇠 두개는 안되나요?라고 물었더랬다. (물론 눈치 좀 보고..(-_ㅡ;;))
게다가 이 날 찜질방에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새벽 1시 쯤이 되서야 잠이 들었는데, 덕분에 그 전에 목욕탕을 감시하는 사람이 잠에 들어 찜질방에서 첫 빨래를 하기도 했다. :)




또 여러 생각을 했던 하루..

늘상 하는 생각들이지만, 여행을 하면서도 생각의 발전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내 관심사는 죽을 때까지 나를 따라다니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
일지에 간략하게 써둔 바로는..

인터페이스의 개념에 있어서 디자인의 정의란 무엇인가.
필요와 효율성의 증대를 위한 투자 중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가.
흥미 유발을 통한 효율성 증대란 정말 쓸데없는 것인가.. 등등.

알고보면, 모두 컴퓨터 얘기가 된다. (;;)

서산의 찜질방에 들어가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낑낑대며 가방을 들고 올라가 노트를 펼쳤는데, 앞에 보이는 TV에서 제법 그럴싸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바로 '자퇴'에 관한 이야기.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모르다가 자꾸 귀에 거슬리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고등학교 자퇴에 관한 경험담과 그 외 얘기들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하고 있었다.
왠지 나와 연관된 얘기가 아닐까..싶어 쭉 지켜보다가 결국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집중했다.
그리고 당연히 일지에 그 내용은 들어갔다. (;;)

==========
자퇴는 일탈이 아닌 나만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또한 나만의 책임이기도 하다. 24시간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그리고 나의 욕심은 그 속에서 목표를 위해 어떻게 효율성을 증대시키는가이다.
중간에 어느 비디오 자키가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들려주었다. 중1 때 자퇴를 하면서 자신은 성적순으로 상위 10%가 주연이고, 그 나머지는 조연도 엑스트라도 아닌 것처럼 보여 자신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자퇴를 택했다고 한다. 그는 은색의 맥북 프로를 들고 에픽하이의 크리스마스 콘서트의 비디오 작업을 해주고 있었더랬다. 그는 시카고의 어느 이야기를 들려주며, 방랑자나 거지들을 모아 극단을 만든 누구의 얘기를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이 흥미로운 일을 한 후 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그것이 진짜 디자인의 정의라는 것. 그도 그 디자인 철학에 의해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비디오 자키에 관한 교육을 해주는 듯.
( - 자전거 전국 일주 일지 2008.01.05 토 중에서..)
==========

그냥 끄적거리기 어정쩡해서 일지의 내용을 타이핑했다. :)
그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지금의 느낌에서 보면 어떤 생각이 들 것인지..

같은 생각이 들라나?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은 가져간 물병을 감싸 두었던 손수건(?).

찜질방에서 물을 먹기 위해 물병을 꺼내다가 문득 손수건을 펼쳐보니 이것이었다.
우리네 학교가 국립대 전환을 하면서 법인화니 뭐니 말이 많은데, 그 와중에 학생총회에서 흔들었던 손수건.

괜히 많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제주도에서 물병 버리면서 같이 버림. (-_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위 사진은 첫날 사고 이후 먹었던 약.
서산 쯔음이 되었을 때 통증이 사라졌던 것 같다.

그리고 위 사진의 뒤를 보면, 안경 케이스 두개가 보인다.
사실, mp3p를 뾱뾱이로 감싸면서 이어폰도 두 개를 챙겨 갔다. (;;)
하나는 오래된 물건. 다른 하나는 여행 이전에 구입했던 새 물건.
같은 MDR-E888인데, 오래된 녀석은 소리가 많이 죽었고.. 새로운 녀석은 아직 소리가 많이 뚫리지 못해 여행 전에 고민하다 두 개 다 챙겨버렸다.

이제 와서 보니, 왜 저랬나..싶기도 하고..(-_ㅡ;;)



어쨌든, 이 날도 찜질방에서 누군가의 코 고는 소리에 한시간 정도를 뒤척거리다 잠이 들었다..(-_ㅡ;;)

아, 에피소드 하나..
이제 슬슬 잠이 들까 싶었는데, 어떤 사람이 날 위에서 덮쳐 화들짝..;;
알고 보니 어떤 꼬마 아이..(-_ㅡ;;)

내가 누워 있는데, 어두워서 자기 자리인줄 알고 그냥 누운 듯 했다.
게다가 잠결이어서 내가 건들거려도 일어나려 하지 않고..(-_ㅜ;;)

그래서 그 꼬마 옆에 살짝 나와서 그냥 잤음.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도 출처: http://map.naver.com)





이동 경로
: 당진 - 32번 - 서산.


이동 거리(총 이동 거리) - 자전거로만 이동한 거리임.
: 30km(162km)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