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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거북이의 이상한 자전거 전국일주 여행기

(2008.01.13) 그 서른여덟번째_제주도 - 성산 가는 길.

오늘의 목적지는 성산.

둘러보고픈 곳도 대충 둘러보았고, 여행의 목표도 그럴싸하게 이루었다.
이제 정말 라이딩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성산.
서귀포에서 성산까지는 약 40km.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다.
내 자전거의 평균 속력이 시속 15km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약 3시 안에는 도착할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약 80km까지도 달려보았으므로 그닥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제 비록 해가 떨어지고 찜질방에 들어갔지만, 들어가자마자 짧게 한두장 정도로만 여행 일지를 쓰고 잠에 들었다.
덕분에 이 날엔 생각보다 일찍 나와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었더랬다. :)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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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남원 오른쪽은 중문.
직진은 천지연 폭포.

대체 어디로 가야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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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남원 방향. :)

성산까지 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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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정말 없었다. @@;;

그나저나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난생 처음 먹어본 이상한 아침.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이 놈의 제주도 촌구석은 9시가 넘었더랬지만, 서귀포 시내에서조차 문을 연 음식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뭐, 이런 동네가 다 있나..

일단, 라이딩을 하다가 먹자..라고 생각했지만, 아침을 먹지 않고 라이딩하다가 쓰러진 다른 분의 여행기를 읽었던지라 자꾸 마음에 걸려왔다.
그러다 문득 또 다른 여행기에서 편의점에서 햅쌀과 김을 먹는 것도 괜찮더라..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 편의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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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밥이 들어있는 소고기 국밥과 김.
초콜렛은 간식거리. :)

햅쌀밥을 사려는데, 그 옆에 이러쿵저러쿵 생긴 소고기 국밥이 있었다.

소고기??
고기라는 말에 깜빡 넘어가서 이걸로 결정.
뭐, 나도 현실에 찌든만큼 찌들은 지라 그림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심에는 소고기 한 조각 정도는 들어 있겠지?? 라는 심보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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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이랑 비슷할 것 같지만, 그래도 어떠한가..하고 살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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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생겼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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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해서 준비 끝.
사실 혹시나 이런 경우가 생길까봐 집에서 나올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챙겼더랬다. :)

하지만, 기대도 잠시..

소고기 국밥엔 소고기 한 조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_ㅡ;;)

현실은 너무도 냉정하구나..(-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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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인되는 아주머니분께서 수고한다며 디저트로 귤 3개를 먹으라며 건내주셔서 요로코롬 잘 먹었다.

어쨌든, 이렇게해서 아침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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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오르려는데, 그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 잘 보이지 않던 한라산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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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일까봐 광학줌 3배 작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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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을 하면서도 숨을 고를 수 있던 것은 왼쪽에 있던 든든한 한라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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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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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가는 길에 바람에 쓰러진 풀(;;)들. )




문제는 바람.

이 날의 방해물은 바로 바람이었다.
도로도 좋고, 날씨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바람이 말썽이었다.
첫 날에 만났던 할아버님들께서 역바람을 타고 가면 라이딩이 힘들다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그 전까지는 꾸역꾸역 달릴 수 있었지만, 이 날의 역바람은 정말 굉장했다.

전 포스팅에 써두었듯이 제주도는 북지방은 완만한 지형이고, 남지방은 정방폭포처럼 급격한 경사가 많다.
때문에 오르막이 많았고, 또 험난한 편이었는데, 지금까지 라이딩을 하면서 오르막을 만날 때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이라는 신조로 힘들어하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성산 가는 길에도 오르막을 오를 때에 주문(?)을 되새기며 올랐으나..
역바람 때문에 내리막에서 자전거가 내려가지 않는 상황을 보고 당황했더랬다.

내리막에서 페달을 밟는데, 앞으로 가지 않는 상황.
내리막에서조차 차라리 서서 끌고 가는 편이 나은 상황.

역바람을 아주 제대로 맞으며 라이딩을 해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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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도로는 자전거를 위해 존재한다. :)

옛날부터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제주도의 도로들은 자전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저렇게 갓길이 아니고, 아예 자전거를 위한 도로인듯 놓여져 있으니 라이더들에겐 유토피아가 아닐까. :)

하지만, 도로가 좋다고 한들 날씨와 계절이 그런지라 자전거 여행자들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역바람을 몰고 라이딩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그 반대로 가는 여행자들을 몇몇 보았더랬다.

길을 가던 중 위 사진을 찍기 전에. 그러니까 위 고개를 넘기 전에 한 부자를 만났더랬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제주도 일주를 시작한지 4일째라고 했더랬다.
나는 버스 타고, 배 타고 전국일주 중이다..라고 일렀더니, 아저씨께서는 자기도 젊었을 적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했었는데, 젊다고 체력 믿고 절대 무리하지는 말라고 일러주셨다.
아저씨께서는 여행 후 한 달간 몸살을 알았다고 하셨다.
조심히 여행하라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는 그 부자보다 먼저 앞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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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성산 가는 길목에서 만난 말.

들.. (;;)


0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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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동영상은 역바람이 억수로 불던 때에 바람의 소리 때문에 찍어둔 영상.







아래 동영상은 위에서 사진으로 봤던 말들.

처음의 휘파람은 내 소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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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도 출처: http://map.naver.com)




이동 경로( '-' :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 / '=' : 버스로 이동한 거리 / '~~~' : 배로 이동한 거리)
: 서귀포 시내 - 1132번 - 성산.


이동 거리(총 이동 거리) - 자전거로만 이동한 거리임.
: 50km(433km)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