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그다지 큰 특징을 발견하지 못해 대구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길게 하지 못할 것 같다.
그 특징이란 것이 참 주관적인 것이지만..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내 여행일지는 막바지에 이르러서 급격히 짧아지기 시작했다.
원래 앞에서는 하루 기본 3장 이상에 심지어 10장까지 쓰던 분량이 있었는데, 뒤로 가면서 노트의 끝이 보이기도 했고, 지치기도 해서 하루 한장 분량으로 짧게 짧게 막을 지었다.
더불어 집에 가서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끄적거릴 것을 생각하니 사진 없이 노트에 글만 끄적거리는 것은 무언가 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래서 동시에 여행 때는 EEE PC 따위가 있으면 재미나겠다..싶었다.
2008년 1월 17일자 목요일 여행 일지를 보니..
대구.
인천과 아주 유사함.
생기다가 만 도시. 어정쩡함.
...
라고 아주 간단하게 쓰여 있다.
맞는 것 같다.
대구의 모양새는 인천과 아주 유사했다.
다른 도시들을 다닐 때에는 그나마 색깔이 조금씩 있곤 했는데, 대구는 알게 모르게 인천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억측인지는 지금까지도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어째 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앞에서 부산에 대한 소감을 적을 때에 적지 않았지만, 사실 부산에서는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몸도 몸이었지만, 그보다 도시 그리고 시민들이 다소 험학했다.
표현이 좀 애매모호하지만, 자동차가 험학했으니 그 차를 모는 시민들이 험학하다는 표현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 녀석이 부산에 학교를 다니면서 인천에 와서 나에게 했던 부산에 대한 첫번째 소감은 적응하기 힘들다라는 둥, 차를 너무 막 몬다는 둥 같은 것이었다.
그 때 얘기들을 들으면서 친구 녀석과 농담식으로 넘겼더랬는데, 내가 실제 몸으로 접하니 당황스러웠다.
차들은 골목에서 나올 때 사람들을 거의 신경 쓰지 않았고, 라이트를 켜지 않는 차들이 다반사였다.
당췌 자전거의 페달을 밟을 수 없었다.
라이딩을 하다가 그럴싸한 골목 앞에서 앉아 쉬고 있었는데, 그와 동시에 그 골목에서의 상황을 잠시 지켜보았다.
이 때까지 부산에서 라이딩을 하면서 차들은 내가 자전거를 몰고 골목을 지나가던 안지나가던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눈치여서 대체 운전자들이 어떻게 운전을 하는 것일까라며 궁금해했다.
관찰 결과 운전자들은 골목을 빠져나올 때 인도를 보지 않았다. (;;)
꽤나 당황스러웠는데, 양 옆에 오는 인도를 힐끗조차 보는 눈빛도 없이 바로 차도로 뛰어들어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를 확인할 뿐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몇 대 더 지켜보았으나 대부분의 운전자들 패턴이 그러했다.
나중에 친구 녀석에게 이 말을 해주니, 내가 택시를 탔으면 더 당황했을거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택시 운전사가 욕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거란다..(;;)
하여간 부산은 적어도 나에겐 이상한 도시였다.
이런 부산에서 당황스러워하다 고분고분 지나가는 대구의 차들을 보니, 어찌 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같은 도시인지라 페달을 밟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대구에서는 보다 마음 놓고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인천과 유사한 듯한 느낌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천과 부산과 꽤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여간..
(어째 부산 소감문이 되어버렸다..;;)
그외 대구는 인천의 구도시들처럼 크다가 만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단순한 경제적인 성장이 아니고, 그냥 도시의 모양새가 그러한 분위기였다.
뭐, 역시 나만 그렇게 느꼈을테지만..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역시 그리 대단하지 않았지만, 앞에 사진에도 올렸듯이 자전거 횡단보도를 종종 볼 수 있었고, 인도에 턱은 적었다.
하지만, 인도가 원채 좁으니 자전거를 끌고 대구를 다니기는 벅차 보였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시민을 거의 보지 못했더랬고, 대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큰 도로만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면 분명 부족하다는 말이 가능하다.
노력하는 도시, 울산.
울산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첫인상부터 좋았더랬다.
이미 대구와 부산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그 둘보다 작은 도시인 울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터미널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자 앞에서 사진으로 올렸던 관광 안내도가 눈에 들어왔다.
산업도시인 울산에 왠 관광 안내도??
가까이 가서 보니,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모두 번역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울산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며, 일단 챙겨서 터미널에 잠깐 앉아 하나씩 넘겨보았다.
자세히 보니, 울산은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그 해결책으로 관광을 택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에 울산의 산업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관광 상품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시도 도시 투어를 목적으로 전용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동선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식의 관광 코스인듯 했고, 분야별로 비교적 자세하게 나누어 관광 코스를 꾸미고 있었다.
아래는 문득 궁금해져 찾아본 울산시 시티투어 사이트.
http://www.ulsancitytour.com/
시티투어 산업탐방에 보면 울산시에 위치한 기업들의 공장을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는데, 좋은 생각이라고 보여진다.
해외의 유명 기업들인 구글, MS, 애플 등의 기업들은 각 본사를 일부분이지만, 개방하여 기업의 역사나 상품 등을 볼 수 있고, 특히 구글의 경우에는 사원들의 가족을 불러 유쾌한 파티를 하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하다.
이런 식까지는 될 수 없다 하더라도 국내 대기업들도 서서히 이런 움직임을 보일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전에 국내 소비자를 팔 안으로 굽히는 센스가 우선일테지만..
또한, 시민들과의 교감에서도 간단하게 버스 서비스에서 많은 노력을 보았기 때문에 울산에 대한 느낌은 아주 좋은 편이다.
비록 도시가 오래되어 인도의 상태나 도로의 정비가 덜 되어 있기는 했어도 그 이전의 몇몇 도시들에 비하면 아주 훌륭한 상태였기 때문에 마이너스 점수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축되는 시청의 건물을 보면서 저렇게 검소하게 지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더랬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과 울산 월드컵 경기장.
일단, 둘 다 실망적이었고, 실패작이었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더욱 더 실망적이었는데, 우선 어두워서 주변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허허벌판인 듯 했고, 때문에 시민들과의 교감에서는 실패한 듯 했다.
또한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 더 큰 실망을 했던 것은 바로 철조망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월드컵 경기장들도 완전 개방한 경기장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제외하곤 보지 못했지만,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경기장 건물에서 한참을 떨어진 곳에 철조망을 세워 두어 멀리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시민들의 세금을 이용해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이 철조망으로 인해 보다 가깝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마치 이건 대구 시장의 것이니까 아무도 건들이지 말라..라고 말하는 느낌이었고 때문에 썩 좋지 않았다.
그나마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무슨 전시회로 쓰이고 있기는 했는데, 잘은 모르겠다.
울산의 월드컵 경기장 역시 시민들과의 교감에 실패한 듯 하여 안타까웠다.
역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만큼의 활용도를 보여주는 경기장은 없는 듯 하다.
월드컵 경기장은 어른들의 사치스러운 장난감.
'어른'이 아닌 '인간'이라고 표현하려다가 여기에 어린이를 포함시킬 수는 없으므로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라고 표현했다.
각 도시의 월드컵 경기장을 둘러보면서 거액의 돈을 부어 만든 경기장이 2002년 잠깐 쓰이고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어른들의 사치스러운 장난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돈으로 못 먹고 자라는 아이들만 먹이더라도 수백, 수천명은 힘을 얻어 클 수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았다.
하지만, 국제 위상에 맞추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사치품이므로 지어야 마땅하겠지만, 이왕 짓는 것 후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고 지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검색을 해보니, 인천, 대구, 부산의 경기장들은 월드컵 이전부터 계획이 잡혀 있었다는데, 그렇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활용방안이 무색했다.
2002년 당시의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면, 각 시별로 경기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많은 것들을 나열한 것이 보이는데, 그 중 과연 몇가지나 지켜졌는지 궁금하다.
제주시를 제외하곤 그 어느 시도 믿기지 않는다.
물론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며, 언론의 스팟라이트에서도 지워지기에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애초부터 활용 방안에 대해 계획한 후 설계에 들어갔다면, 결코 그런 낭비는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여행 중 많은 아쉬움이 들었고, 수원시의 월드컵 경기장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
포스팅 끝.
그다지 큰 특징을 발견하지 못해 대구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길게 하지 못할 것 같다.
그 특징이란 것이 참 주관적인 것이지만..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내 여행일지는 막바지에 이르러서 급격히 짧아지기 시작했다.
원래 앞에서는 하루 기본 3장 이상에 심지어 10장까지 쓰던 분량이 있었는데, 뒤로 가면서 노트의 끝이 보이기도 했고, 지치기도 해서 하루 한장 분량으로 짧게 짧게 막을 지었다.
더불어 집에 가서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끄적거릴 것을 생각하니 사진 없이 노트에 글만 끄적거리는 것은 무언가 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래서 동시에 여행 때는 EEE PC 따위가 있으면 재미나겠다..싶었다.
2008년 1월 17일자 목요일 여행 일지를 보니..
대구.
인천과 아주 유사함.
생기다가 만 도시. 어정쩡함.
...
라고 아주 간단하게 쓰여 있다.
맞는 것 같다.
대구의 모양새는 인천과 아주 유사했다.
다른 도시들을 다닐 때에는 그나마 색깔이 조금씩 있곤 했는데, 대구는 알게 모르게 인천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억측인지는 지금까지도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어째 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앞에서 부산에 대한 소감을 적을 때에 적지 않았지만, 사실 부산에서는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몸도 몸이었지만, 그보다 도시 그리고 시민들이 다소 험학했다.
표현이 좀 애매모호하지만, 자동차가 험학했으니 그 차를 모는 시민들이 험학하다는 표현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 녀석이 부산에 학교를 다니면서 인천에 와서 나에게 했던 부산에 대한 첫번째 소감은 적응하기 힘들다라는 둥, 차를 너무 막 몬다는 둥 같은 것이었다.
그 때 얘기들을 들으면서 친구 녀석과 농담식으로 넘겼더랬는데, 내가 실제 몸으로 접하니 당황스러웠다.
차들은 골목에서 나올 때 사람들을 거의 신경 쓰지 않았고, 라이트를 켜지 않는 차들이 다반사였다.
당췌 자전거의 페달을 밟을 수 없었다.
라이딩을 하다가 그럴싸한 골목 앞에서 앉아 쉬고 있었는데, 그와 동시에 그 골목에서의 상황을 잠시 지켜보았다.
이 때까지 부산에서 라이딩을 하면서 차들은 내가 자전거를 몰고 골목을 지나가던 안지나가던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눈치여서 대체 운전자들이 어떻게 운전을 하는 것일까라며 궁금해했다.
관찰 결과 운전자들은 골목을 빠져나올 때 인도를 보지 않았다. (;;)
꽤나 당황스러웠는데, 양 옆에 오는 인도를 힐끗조차 보는 눈빛도 없이 바로 차도로 뛰어들어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를 확인할 뿐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몇 대 더 지켜보았으나 대부분의 운전자들 패턴이 그러했다.
나중에 친구 녀석에게 이 말을 해주니, 내가 택시를 탔으면 더 당황했을거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택시 운전사가 욕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거란다..(;;)
하여간 부산은 적어도 나에겐 이상한 도시였다.
이런 부산에서 당황스러워하다 고분고분 지나가는 대구의 차들을 보니, 어찌 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같은 도시인지라 페달을 밟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대구에서는 보다 마음 놓고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인천과 유사한 듯한 느낌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천과 부산과 꽤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여간..
(어째 부산 소감문이 되어버렸다..;;)
그외 대구는 인천의 구도시들처럼 크다가 만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단순한 경제적인 성장이 아니고, 그냥 도시의 모양새가 그러한 분위기였다.
뭐, 역시 나만 그렇게 느꼈을테지만..
자전거에 대한 배려는 역시 그리 대단하지 않았지만, 앞에 사진에도 올렸듯이 자전거 횡단보도를 종종 볼 수 있었고, 인도에 턱은 적었다.
하지만, 인도가 원채 좁으니 자전거를 끌고 대구를 다니기는 벅차 보였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시민을 거의 보지 못했더랬고, 대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큰 도로만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면 분명 부족하다는 말이 가능하다.
노력하는 도시, 울산.
울산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첫인상부터 좋았더랬다.
이미 대구와 부산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그 둘보다 작은 도시인 울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터미널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자 앞에서 사진으로 올렸던 관광 안내도가 눈에 들어왔다.
산업도시인 울산에 왠 관광 안내도??
가까이 가서 보니,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모두 번역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울산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며, 일단 챙겨서 터미널에 잠깐 앉아 하나씩 넘겨보았다.
자세히 보니, 울산은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그 해결책으로 관광을 택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에 울산의 산업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관광 상품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시도 도시 투어를 목적으로 전용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동선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식의 관광 코스인듯 했고, 분야별로 비교적 자세하게 나누어 관광 코스를 꾸미고 있었다.
아래는 문득 궁금해져 찾아본 울산시 시티투어 사이트.
http://www.ulsancitytour.com/
시티투어 산업탐방에 보면 울산시에 위치한 기업들의 공장을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는데, 좋은 생각이라고 보여진다.
해외의 유명 기업들인 구글, MS, 애플 등의 기업들은 각 본사를 일부분이지만, 개방하여 기업의 역사나 상품 등을 볼 수 있고, 특히 구글의 경우에는 사원들의 가족을 불러 유쾌한 파티를 하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하다.
이런 식까지는 될 수 없다 하더라도 국내 대기업들도 서서히 이런 움직임을 보일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전에 국내 소비자를 팔 안으로 굽히는 센스가 우선일테지만..
또한, 시민들과의 교감에서도 간단하게 버스 서비스에서 많은 노력을 보았기 때문에 울산에 대한 느낌은 아주 좋은 편이다.
비록 도시가 오래되어 인도의 상태나 도로의 정비가 덜 되어 있기는 했어도 그 이전의 몇몇 도시들에 비하면 아주 훌륭한 상태였기 때문에 마이너스 점수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축되는 시청의 건물을 보면서 저렇게 검소하게 지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더랬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과 울산 월드컵 경기장.
일단, 둘 다 실망적이었고, 실패작이었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더욱 더 실망적이었는데, 우선 어두워서 주변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허허벌판인 듯 했고, 때문에 시민들과의 교감에서는 실패한 듯 했다.
또한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 더 큰 실망을 했던 것은 바로 철조망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월드컵 경기장들도 완전 개방한 경기장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제외하곤 보지 못했지만,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경기장 건물에서 한참을 떨어진 곳에 철조망을 세워 두어 멀리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시민들의 세금을 이용해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이 철조망으로 인해 보다 가깝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마치 이건 대구 시장의 것이니까 아무도 건들이지 말라..라고 말하는 느낌이었고 때문에 썩 좋지 않았다.
그나마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무슨 전시회로 쓰이고 있기는 했는데, 잘은 모르겠다.
울산의 월드컵 경기장 역시 시민들과의 교감에 실패한 듯 하여 안타까웠다.
역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만큼의 활용도를 보여주는 경기장은 없는 듯 하다.
월드컵 경기장은 어른들의 사치스러운 장난감.
'어른'이 아닌 '인간'이라고 표현하려다가 여기에 어린이를 포함시킬 수는 없으므로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라고 표현했다.
각 도시의 월드컵 경기장을 둘러보면서 거액의 돈을 부어 만든 경기장이 2002년 잠깐 쓰이고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어른들의 사치스러운 장난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돈으로 못 먹고 자라는 아이들만 먹이더라도 수백, 수천명은 힘을 얻어 클 수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았다.
하지만, 국제 위상에 맞추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사치품이므로 지어야 마땅하겠지만, 이왕 짓는 것 후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고 지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검색을 해보니, 인천, 대구, 부산의 경기장들은 월드컵 이전부터 계획이 잡혀 있었다는데, 그렇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활용방안이 무색했다.
2002년 당시의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면, 각 시별로 경기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많은 것들을 나열한 것이 보이는데, 그 중 과연 몇가지나 지켜졌는지 궁금하다.
제주시를 제외하곤 그 어느 시도 믿기지 않는다.
물론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며, 언론의 스팟라이트에서도 지워지기에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애초부터 활용 방안에 대해 계획한 후 설계에 들어갔다면, 결코 그런 낭비는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여행 중 많은 아쉬움이 들었고, 수원시의 월드컵 경기장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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