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이의 소풍' - '천천히 다가와'
안녕하세요, 까만거북이입니다.
유발이.
인디음악을 자주 접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생소하실 이름인 유발이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해요.
유발이는 '유발이의 소풍'의 보컬, '강유현'님의 닉네임입니다.
그리고 가수 이름이 '유발이의 소풍'이지요.
하지만, 유발이의 소풍에서 유발이는 곡도 쓰고, 노래도 하고, 키보드도 치고, 악기도 다루고..
위드블로그의 캠페인 페이지[링크]에 의하면, 유발이의 소풍은 유발이가 "혼자 다해먹고 있다"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재즈스러운 어쿠스틱 음악"을 한다고 하네요.
유발이의 소풍은 지금까지 네개의 음반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음반은 정규 음반 2집이고, 이름은 '천천히 다가와'입니다.
이 리뷰는 위드블로그([링크]http://withblog.net)의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어 음반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편의상 경어체를 생략하였습니다.
첫번째 트랙, '봄, 그리고'
청아한 피아노의 소리와 유발이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단번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스해진다.
봄이 오는 바로 지금 이 때에.
가슴 아려오듯 어울리는 곡인 것만 같다.
"나에게 너는 언제까지나
~ 너에게 나는 언제까지나
~
다시 찾아온 봄 햇살은
언젠가 너의 미소를 담아
다시 찾아온 봄 향기에
언젠가 나의 마음을 담아..."
두번째 트랙, '소풍'
두번째 트랙인 소풍은 이 음반의 타이틀곡.
'봄, 그리고'에 이어서 봄, 그리고 '소풍'.
음반을 들어서 한바퀴를 쭉 돌고 나면, 음반의 곡들이 한편의 시집처럼 이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앞선 '봄, 그리고'에서 "따뜻한 봄날의 소풍 안에서…"라는 가사에서 이어지는 곡이 아닐까.
앞선 트랙에서 잔잔하고, 청아한 분위기였다면, 흥얼거리며 즐거운 분위기로 곡이 시작되어 끝까지 달린다.
든는 내내 리듬에 맞추어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쿠스틱 기타와 작은 드럼 소리가 이어지면서 유발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이 노트북의 타자를 두드리는 때에 앞에 날이 좋은 유리창이 있었다면..
너무 설레이어서 노트북을 덮어버리고 밖으로 뛰쳐나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 나는 이 글을 캄캄한 밤에 두드리고 있다.)
"너를 닮은 구름…
소풍 갈거야."
소풍 갈거야~ 하는 가사가 반복해서 들려오고, 절로 소풍을 가고 싶게 만든다.
날이 좋은 언젠가에 확 트인 어딘가의 공원으로 가면, 노란 돗자리와 구름과 도시락을 들고.
그리고 이 곡을 챙겨서 가볼 참이다.
그만큼 너무도 소풍에 어울리는 곡이다.
그리고 이어서 계속해서 들리는 반주는 계속 설레이게 만든다.
아. 설레여. :D
세번째 트랙, '시계'
차분하면서 묘한 분위기의 이 곡은 뭘까?
시간이 흐르니, 나른해진다는 느낌(기분좋은 나른해짐)일까.
멍~ 한 듯, 철학이 가득 담긴 듯.
그런 가사와 함께 시계의 똑딱 소리와 함께 노래가 들려온다.
시간은 흘러가…
네번째 트랙, '천천히 다가와'
음반 제목과 같은 곡 제목.
기대를 마음껏 품고, 노래를 듣는다.
"열두시 종이 울리면 사라질 호박 마차처럼.. 반짝였던 일들이 점점 초라해지고 있어…
모두 쉼 없이 달리며 나를 지나가고 있어… 아무도 아무소리도 없는 시간이 사라져…"
시계에서 이어지는 듯한 이 곡.
"천천히~ 다가와~ 내게~"
유발이님의 청아한 목소리가..
아니, 너무나도 편한 목소리가 어쩌면, 가장 어울릴지 모르는 곡이겠다.
천천히 다가와 내게…
그리고 느긋하길 좋아하고, 원하는 나에게 주옥같은 곡이 될 것만 같다.
마음 편해지는.
기분 좋게 나른해지는..
… :)
마음이 조급해질 때… 그럴 때, 어울릴 것만 같아…
다섯번째 트랙, '선물 (김창완아저씨랑)'
음…
"도레미파솔파미레도시도레도… 도레미파솔파미레도시도레도… "
이 음반에서 가장 귀에 머무는 곡이 아닐까? ㅎㅎ''
제목에 있는 그대로 산울림의 김창완씨가 함께 한 곡인 이 노래에서 어느 순간에 번뜩이며, 낮은 목소리와 함께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청아한 유발이의 목소리와 낮은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데..
그 묘한 편안함이 같이 몰려온다.
김창완 아저씨의.. 아니, 산울림의 '안녕'이 생각난다.
그 청아하던 목소리…
"한때 그대를 울렸던 아코디언 소리…
자유를 노래해주던 기타의 선율…
사랑을 춤추게 했던 하모니카 소리…
희망을 꿈꾸어 주던 휘파람 선율… "
진정한 선물이란, 받고 너무 좋아서 날뛰게 만드는 선물이 아니라.
받고나서 마음이 편안해져서 따수해지는 그런 선물이 아닐까.
슬픔, 자유, 사랑, 희망..
그 모든 것이 담긴 선물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 선물을 받아보고 싶다는 것은 욕심일까.
아니. 내가 그런 선물을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다.
여섯번째 트랙, 'If You Really Could'
유일한 영어로만 가사가 짜여져 있는 곡.
If You Really Could…
(까만거북이의 번역: 만약, 네가 정말 할 수 있다면…)
"If you really could please tell me I love you…
If you really could whisper me I love you… "
(까만거북이의 번역;
"만약에 네가 정말로 나에게 말할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만약에 네가 정말로 나에게 속삭일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
일곱번째 트랙, '전화통화 (skit)'
음…
사실 이 트랙은 곡은… 아닙니다. (갑자기 존칭을…)
유발이의 목소리가 맞는데, 훌쩍훌쩍 거리며, 울고 있는 상태로 쭉 가고, "오빠, 바뻐요..? 힘들어요. 힘든 것 같아요. 그냥 전부 다요.." 라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전부를 듣기도 버거웠지요.
하지만, 이 곡은 다음 곡인 '엄살'로 이어지는 하나의 간주 같은 것입니다. @@;;
참고로 skit은 '풍자', '촌극'과 같은 의미인데, 보통은 힙합이나 랩 계열(?)의 노래에서 사회 비판을 할 때에 곡 제목에 skit이라고 붙이지요.
또 때로는 쉬어가는 곡이라는 의미로 음반 중간에 넣어두기도 합니다.
유발이가 skit을 붙인 이유는 뭘까요..?
여덟번째 트랙, '엄살'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라는 목소리가 공허에 떠돌더니, 곡이 시작된다.
"아파요 힘들어요 태어나 처음인걸요"
위로 받는 곡이다.
"똑같이 지나가는 사연 속…
가벼워 질 것 같은 고민 속…
단단해진 그대의 가슴 속…
슬픔이 싱겁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냐~
사랑이 흔하다고 맨날 오는 건 아냐~
누구나 겪는다고 덤덤할 필욘 없어~
슬퍼해 힘들 거야~"
슬프면, 슬프다고 울부짖으라고 이야기하는 이 곡.
마음에 든다.
울고 싶을 땐, 울어라!
아홉번째 트랙, '향기'
어쿠스틱 기타의 향기가 이어폰을 향해 나의 코까지 와닿는다.
"향기로운 사람이고 싶어라…
말로는 다 못 할 내 맘이 꼭꼭 담겨진…
그대 맑은 눈에 머물고 싶어라…
그대 입술에 머물고 싶어라…
그대 아픔에 머물고…
그대 마음에…
그대 향기 속에 향기롭고 싶어라…"
향기를 보고, '향수'를 먼저 떠올렸다면, 나의 착각이었을까.
인위적인 향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한다.
자연스러움.
그리고 그 향기.
사람의 향기.
사람의 마음…
그것 그대로 그대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아니, 남겨질 수 있다면…
… 향기롭고 싶어라..
열번째 트랙, '휴지에 칸이 없네'
자동차 소리인지 덜컥거리는 작은 배경 소리가 들리며, 친구의 "미안" 소리가 들려온다. 전화 목소리.
일상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휴지에 칸이 없네…"가 들려온다.
이 곡은 들으며, 살짝살짝 미소를 지어주면 그만이다. ㅎㅎㅎ''
"정말로 칸이 없네~ 휴지에 칸이 없네~ 되는 게 하나 없네~"
열한번째 트랙, '바다의 노래'
…
바다 앞에서 노래한듯이..
파도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며, 노래는 들려온다.
주옥같은 피아노 반주가 마음을 적신다.
"바다의 어제는 너무 깊어서.
하루에 추억에 시간에 밀려가고.
이거에 눈물에 아픔에 밀려와… "
가사만 보고,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어보길 수어번째..
바다의 노래.
열두번째 트랙, '전어야 고마워'
나는 이런 음반이 좋다.
듣는 이를 배려한.
듣는 이를 들었다 내려놓았다 하는 음반들.
바다의 노래로 은은해진 나의 마음을 그야말로 '읭?'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전어의 계절이 왔어요"라는 가사를 내뿜는다.
"오도독 오도독 전어 회.
빨갛게 버무린 전어 무침.
바삭 바삭 구운 전어 구이"
… ㅋㅋㅋ''
포스팅 끝.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천천히 다가와란 명반을 접한 따스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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