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거의 자유로운 포스팅으로 경어체를 생략합니다.
결정 이유: 아이유의 '하루끝'을 라이브로 듣기 위해.
언젠가부터 하루끝이 머리를 멤돌았다.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고, 꿈에서까지 이 노래를 들었으며, 결국에는 모닝콜로 설정하고, 이마저도 모자라 내 평생 바꾼 바 없었던 기본 벨소리를 하루끝을 바꾸었다. (솔찬히 말해 이수영에 푹 빠져 있던 시절에 '라라라'로 벨소리를 바꾼바 있다.; )
저번 첫콘은 솔직히 시기를 정확히 몰랐다 치고, 이번은 일찌감치 알게 되었지만. 시기상, 자금상, 심적 여유상, 그리고 아이폰상(?) 여러 이유로 넘기기로 하였다. 불과 이틀 전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얼마 전 우울함이 치밀어 오를 때 쯤, 하루끝을 또 들었고, 눙물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 콘이 언제인가 하며, 다음 콘에서 하루끝을 라이브로 할 확률이란.
필히 내년에 콘을 하더라도 아이유를 데표하는 곡들은 부르겠지만, 하루끝은 미지수다. 그리고 하루끝은 TV, 라디오에서 좀처럼 볼 수 없다. 유튜브에 올라온 라이브 영상은 콘서트 영상으로 유일하다. 그래서 결정했다. 하루끝을 라이브로 들을 기회는 다신 오지 않는다. 후회 없이 가자.
과거 이수영이 떠올랐다. 그리고 요즘 다시 이수영을 참 많이 듣는다.
중학생 시절, 1년여간 털털 모은 용돈을 콘서트에 죄다 들이부었던 이유는 단지 하나였다. 이수영의 팬이어서도, 이수영을 실제로 보기 위해서도, 콘서트를 가보고 싶어서도 아닌게 아니었지만. (응?)
이수영의 '나무'를 실제로, 라이브로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콘서트가 아니라면, 다시는 들을 기회가 없으리란 직감으로 무리를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이수영으로부터 나무를 다시 들어볼 기회는 커녕 콘서트를 다시 갈수는 있을까 부터 점쳐봐야한다. 부디 음반을 내어주시고, 콘서트를 열어주세요. 당신의 음악을 듣고픈 조용한 팬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다녀온 콘서트는 지금코 후회하기는 커녕 두고두고 잘한 일들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다만, 당시 같이 다녀온 친구 녀석의 연락이 요원하다는 점 외에는..
이수영은 나의 10대 시절을 잘 달래주었다. 나의 동창들이 기억하는 것만큼 나는 가격은 40만원을 호가하고, 당시 최대 용량이었던 512MB의 mp3p에 이수영의 1집부터 4집까지 꾹꾹 눌러담아 가지고 다녔다. 다른 가요와 팝은 겨우 열곡을 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음반을 차곡차곡 모으고 모아서 이수영의 의도치 않은 스페셜 음반들까지 모조리 모아버렸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 친구들이 떡볶이 한번 사먹을 때, 침만 삼키며, 오히려 음반 앞에서 군침을 삼키곤 했다.
시간이 흘러 나의 아이팟에는 여전히 그녀의 음악들이 들어있고, 단언코 말하건데, 이수영의 100% 모든 곡들은 가사를 알고 있고, 적어도 수십번씩은 들어보았을 터. 듣는 방법이 달라졌을 뿐, 음반순으로 듣는 형태는 달라지지 않았기에 모든 곡들을 알고 있다. (음반으로 출시되지 않은 디지털, OST 등의 음반은 제외하지만, 그마저도 적어도 한번씩은 들어본 바 있다.)
아이유는 나의 군 시절을 잘 달래주었다. 사실 입대하기 이전부터 웹을 통해 유양을 알고 있었고, 각종 라디오는 챙겨서 생방송으로 듣곤 했다. 당시 아이유는 이곳저곳에서 본인의 곡보다는 다른 가수들의 곡으로 실력을 뽐내고, 이름을 알리고 있었던 데다가 자신만의 색으로 기존의 노래들을 불러 듣는 이는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단지, 소속사에서 내보내는 아이유의 곡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여러가지 실험과 도전을 겪고 있었고,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인기몰이로 이어졌다. 기획사의 그 노고는 끝까지 이어져서 슬금슬금 음악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생각이 난다. 이등병 시절, 선임이라는 작자들에게 말도 걸지 못하던 시절에 위문열차 공연에 아이유의 이름을 보고는 동기들을 꼬셔서 꼭 가야한다며, 가서는 라이브로 들었던 기억. 다시 시간이 흘러 영웅호걸 촬영으로 아이유를 버스에 태우고 직접 운전했던 기억.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저번 K-POP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두 곡을 들려준 기억.
이등병 시절에 마쉬멜로우가 타이틀 곡이었으나, 대중들은 외면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 주변은 외면하고 있었다. 꼬시기를 수어번 째부터서야 위문열차를 가게 되었고, 나는 아이유가 언젠가 대두되기를 바라고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타이틀곡 외의 귀엽고, 부드럽고, 속이 알찬 가사들의 음악들로 나의 군 시절을 달래주었다.
이수영은 여전히 나를 달래주는 음악가이지만, 이수영에서 팬으로써 더 바라던 점들을 아이유가 채워주고, 두 음악으로 나의 생활은 좋아지고 있다. :)
"내가 몰라서 그래, 네 마음이 들리게 내게 말해줘"
포스팅 끝.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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