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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집착.
중학교 때 그 행복했던 시간을 적기 위해 잠깐 시작했던 일기장..
그 땐 그 시간이 소중한 줄을 모르고 기록이란 것에 뜸했다.
그냥 독서실에서 할 일이 없다 싶을 때 조금씩 끄적거렸던 것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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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되서야 나는 기록의 소중함을 깨우쳤다.
그 많은 느낌, 생각들을 정리해야 함을.
그래서 고1, 나는 일기장을 폈었으나.
이내 접어버리고..
찢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더 암울했던 고2가 찾아오고.
나는 의지 박약아가 된 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어린 녀석이 되었다.
인생의 길에서 떨어지려는 나를 간신히 붙잡은 나는.
얼마 쓰지 않았던 중학교 때의 일기장을 보며 흐느꼈다.
그리곤 다시 펜을 들었으나.
미래에 볼 것을 생각하니 종이엔 물만 들 뿐이었다.
그 물들인 종이엔 알 수 없는 이상한 글들이 가득하게 되었고.
난 그때 이후로 글에 의지하는 법을 깨우치게 되었다.
사실, 깨우쳤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의존하게 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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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여유 아닌 여유가 찾아왔던 고3 때에
나는 그럴싸한 작은 글들을 끄적거릴 수 있었다.
글에 대한 갈망.
더불어 사진에 대한 갈망이..
먼지 속의 목에 목마름이 오듯 간절했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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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2시간의 화가 날 정도의 잠을 이룬 뒤.
나는 악몽 속에서 뛰어다니는 꿈을 꾸었으메..
머리는 무겁고..
그 무거운 머리가 몸을 눌러..
피곤에 지친 하루였다.
무료한 기다림 속에 나는 무심코 또 다시 고1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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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그 동안 글에 대한 갈망을 확인해보자.
2006년 말 순간의 기록을 위한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그 기록을 위해 어디서나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모나미153을 왕창 구입하고.
2007년 초.
잠자리의 머리 뒤에는 항시 적을 수 있는 칠판.
항상 활용적으로 사용하진 않지만, 그 또한 순간의 기록을 위한 철저한 몸부림이었다.
2007년 7월.
다이어리 속지를 처음으로 바꾼 그 달.
1학기 일정을 정리하고..
NOTE 부분이 가득 차 바꿔야만 했다.
2007년 7월.
글에 대한 갈망을 다소 해소하기 위한 두번째 몸부림, IBM 울트라나브 키보드 구입.
학생에겐 거금이었으나 기록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
기타 내 기록을 위한 휴대폰 레이져의 메모 기능과 녹음 기능.
기타 책상에 뿌려진 포스트잇과 메모지들.
그것마져 부족해 HPC를 알아보는 내 모습은..
마치 수십년 묶어 두었던 글에 대한 갈망을 풀어해치는 방랑자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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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성숙하기 위해.
그 기억함이 나의 머리를 무겁게 하지만, 곧 그것은 나의 성장의 열쇠이다.
또한 내 순수함이 지속되는 증거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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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기억함이..
고문이 되진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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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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