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분재들.
유명 인사들의 흔적들.
역대 대통령들부터 시작해 해외 유명 인사들까지 생각하는 정원을 들렀었다. @@;;
생각하는 정원의 온실.
온실에는 위 사진처럼 정원장님께서 생각하는 정원을 어떻게 가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들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60년대 이야기부터 거슬러 올라가 수많은 고생 끝에 이 정원이 탄생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원래는 자갈 밭이어서 주변 사람들이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고.. (...)
물고기.
그렇다고 분재에 대한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생각하는 정원은 분명히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며, 나중에 제주도를 가는 일이 있거늘 반드시 다시 한번 더 갈 곳임이 분명하다.
생각하는 정원을 갔다온 뒤, 나도 정원을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분재에 대한 내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생각하는 정원이 원래 분재 예술원이었던 만큼 위 사진처럼 분재의 정의부터 시작해 분재를 취미로 갖으면 좋은 점, 분재를 키우는 방법, 분재가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볼 수 있었다.
뭐, 그러한 것을 보면서 반감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아주 잠깐 동안은 나도 분재를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분재라는 것은 나무를 억압하는 일이고 인위적으로 자연을 바꾸는 형태 아닌가.
마지막에 분재 꼬맹이들을 보면서 철사에 휘감겨 있는 나무들을 보아하니 내가 오히려 마구 답답해져 왔다.
저 철사들이 아니었다면, 내 키의 몇 배는 커져 있을 녀석들이 저렇게 가두어져 있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분재를 가꾸는 사람들 말로는 그렇게 가꾸어 줌으로써 더 오랜 생명력을 갖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의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아니, 오히려 인간이 손이 닿지 않더라도 무럭무럭 자라는 자연이거늘 그것을 더 아름답게 한다는 생각으로 분재를 키운다라는 말이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름답다..라는 표현도 결국에는 인간 중심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에서 그러한 것 아닌가?
아니면, 나무에게 직접 물어봐서 답을 얻어내고 분재로 키워주는 편이 어떠한가.
만약 나무가 아니고, 동물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 아닌가?
하지만, 나무는 답을 해주지 않으니 철사로 감지 않아야 정상이다.
원래 자연이란 인간의 손이 닿는 순간부터 망가지기 시작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인간이 또한 살기 위해, 현대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도 모르게 자연을 망치고 있는 꼴이기는 하나 내 눈을 위해서 내 만족을 위해서 직접적으로 인위적으로 자연에 손을 대는 것은 나는 당췌 할 수가 없다.
어찌되었건 생각하는 정원, 분재 예술원을 나오면서도 분재에 대한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고달펐던 서귀포로의 라이딩.
생각하는 정원에서부터 내린 비는 또 생각하는 정원을 빠져나오니 그쳐있었다.
오르락 내리락, 제주도 날씨는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맞나보다.
계획에 따르려면 더 많은 곳을 둘러봐야 했지만, 지금 출발해도 서귀포에 도착하기 아슬아슬해보여 얼른 페달을 밟아 서귀포로 직행했다.
문제는 또 날씨였다.
비가 억수로 내리게 되어 다급히 우비를 입었지만, 옆구리가 터져버렸고, 가방들은 흙탕물로 범벅이 되고 있었다.
안경을 벗고 싶을 정도로 비를 맞게 되었고, 비를 맞는 안경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라이딩에 어려움이 컸다.
뭐, 여담으로 살짝 자랑하자면 이미 이런 일에 대비해 가방 안에는 첨단(;;) 방수 시스템을 갖춰두고 있었다.
비록 몇 십만원짜리 가방도 아니고, 고등학교 시절에 들고다니던 가방을 개조해서 달아둔 것이지만, 안의 물건들은 큰 비닐팩으로 넣어두고 또 한번 비닐 봉투들로 감싸두었기에 안에 물건들이 젖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더랬다. :)
그러나 여행 후에서야 말이지만, 덕분에 자전거는 죄다 녹슬어져버렸다.. (...)
게다가 생각하는 정원에서 서귀포로 가는 여정에서 만난 고개들은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더랬다.
제주도의 북쪽은 완만한 지형인 편인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남쪽은 해안가로 절벽도 많고 지형이 워낙에 심란했다.
정말 오르막 내리막이 어찌나 많던지..
또한 시간이 늦어졌으므로 당연히 라이딩은 야간 라이딩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중문에 다다르면서 해가 떨어졌던 것 같다.
중문에 찜질방이 있는 것을 알고 중문까지 가자. 중문까지만 가자..라고 되새기며 라이딩을 하다가 막상 중문에 다다르니, 서귀포 15km 라는 도로 표지판이 나를 유혹했다.
15km..
시속 15km면 한시간에 서귀포에 도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는 바보 같은 생각으로 라이딩을 계속했다.
하지만, 서귀포에 다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2시간 여의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 좋은 찜질방이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월드컵 경기장이 보이기를 간절히..
그런 상황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으므로 찍지는 못했지만, 무지개색 LED가 은은하게 깜빡거리는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보고 나는 나를 구하러 온 우주선인가 싶었다. (;;)
뭐, 사실 그만큼 애절했는데, 비 맞은 생쥐꼴이 이런 건가 싶었다.
거의 기진맥진했으나 그래도 월드컵 경기장을 찾고보니,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고, 그 옆에 있는 이마트의 화장실에 들어가 꼴을 좀 다듬은 후 저녁을 먹고, 찜질방에 들어갔다.
그런 고생을 하다가 들어간 찜질방은 유토피아가 따로 없었다.
월드컵 경기장의 지하를 개조해 만든 듯한 찜질방은 규모도 굉장했고, 나름 그럴싸했다.
정신없이 잠에 들거라 생각했는데, 또 욕심은 욕심인지라 여행 일지를 짧게 끄적거리고 잠에 들었다.
이렇게 달리다보니, 그 여정에서의 사진은 단 한장도 있지 않다.
어쨋든, 이리쿵저러쿵해서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정신없었던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도 출처: http://map.naver.com)
라이딩했던 도로가 기억나지 않아 물음표로..(-_ㅡ;;)
이동 경로( '-' :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 / '=' : 버스로 이동한 거리 / '~~~' : 배로 이동한 거리)
: 대정 - 1120번 - 초콜렛 박물관 - 평화박물관 - 생각하는 정원 - ??? - 1132번 - 제주 월드컵 경기장.
이동 거리(총 이동 거리) - 자전거로만 이동한 거리임.
: 67km(378km)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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