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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거북이의 이상한 자전거 전국일주 여행기

(2008.01.12) 그 서른다섯번째_제주도 - 서귀포 & 제주 월드컵 경기장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자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 내에 있는 찜질방은 정말 그럴싸했고, 나름 잘도 잤다.
아니, 어제의 고달픔(;;)때문에라도 잘 자야만 했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

여행하면서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 중 수원만을 제외하고 모두 볼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만족하고 높은 점수를 준 월드컵 경기장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었다.
그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 쓰도록 하고..

안타깝게도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전체 모습은 담지 못했다.
사실 까먹고 그냥 라이딩했는데, 나중에서야 천지연 폭포에서 기억나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완전 개방을 한 덕분에 경기장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었고, 나는 욕심이 없어서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지만, 잔디도 밟아볼 수 있었던 듯 했다.

아래는 사진.
(비슷비슷한 사진들이 많아 모아서 포스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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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했던 제주 월드컵 경기장.

앞에서 끄적거렸듯이 나만의 기준에 의한다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국내 어느 월드컵 경기장들 중 최고였다.

사진에 보이듯이 완전 개방되어 있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먼저, 시민들과의 교감도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자체가 서귀포 신도시 내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은 주거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민들은 자연스레 조깅과 운동에 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보통 도시 경영자들의 생각에서는 나오기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도에서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바라보고 그 지역을 쭉 둘러본 결과, 서귀포 신도시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었고, 경기장을 설계할 당시부터 월드컵 이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까지 완벽히 해두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기준으로 이마트라는 대형 마트와 버스 터미널이 자리 잡고 있었고, 약간 고지대로 올라가지만, 서귀포 2청사와 도서관, 학교 그리고 주거 공간들이 들어서 있었다.
덕분에 자연스레 시민들은 월드컵 경기장에 다가가기 쉬웠고, 그로 인해 월드컵 경기장의 활용도는 배가 되었다.
(문득 생각난 것인데, 그 주거 공간들이 한 때 선수 아파트였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쯤 되었으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가..가 궁금한데, 앞에서 말한 찜질방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하지만, 이 찜질방은 단순한 찜질방이 아니고, '워터월드'라는 경기장 내에 위치한 테마파크 안에 구성되어 있는 것들 중 하나일 뿐이다.
제주도에는 관광지는 많지만, 정작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점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활용하여 워터월드라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시네마'라는 영화관도 자리 잡고 있었으며, 헬스장, 여행 당일에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던 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 월드컵 경기장 내부를 꼼꼼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기장을 지어놓고 활용도를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며, 설계시부터 그에 대한 활용에 중점을 둔 뒤, 설계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설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도시 경영 관계자들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멀리 보고 설계와 계획을 세운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결코 이것은 돈 문제가 아닌, 얼마나 멀리 내다보고 설계를 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시점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돈 드는 문제가 아닌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 몇몇 언론에서 월드컵 경기장의 활용에 대해 기사를 냈던 것 같은데, 그 때 왜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 예시로 나오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경기장의 본질면을 생각한다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디자인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당시 각 도시별 경기장을 보여줄 때 다들 거기서 거기인듯한 디자인을 보고 아쉬운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보았던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았고, 이제서야 실제로 보니 멋스러움 그 자체였다.
원래 무엇이든지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라는 나의 강박관념에는 어긋나지만, 사실 그 어긋남 속에서 매력이 있는 물건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중 하나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인 듯 하다.
또한, 사진에는 담아두지 못했지만, 밤이 되어 무지개색으로 은은히 깜빡거리던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모습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느 물건이건 간에 이렇게 사소하고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하나하나가 모여서 흔히 명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쪽으로 치우친 디자인 때문에 관중석의 자리가 줄어든다라는 점은 알고 있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관중석 총 개수가 몇 개인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유럽 등의 3층으로 된 축구경기장이 아니라면, 또한 그렇게 지어서 활용될 방안이 없다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와 같은 실용적인 디자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바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마이너스 점수를 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쨌든, 제주 월드컵 경기장는 멋진 경기장이었음. :)



이러쿵저러쿵해서 다음은 천지연 폭포로..



포스팅 이어짐.